싸이 ⓒ사진=홍봉진 기자 |
'월드스타'가 돼 돌아온 가수 싸이가 감격적인 소감과 함께 향후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약 20일 간의 미국 프로모션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라마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 이뤄낸 성과와 생생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70여명의 외신 기자들과 200여명이 넘는 국내 취재진이 몰리며 싸이의 높은 인기를 새삼 실감케 했다.
싸이는 이날 "가수가 된지 12년째 인데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계속 얼떨떨하고 마치 영화 '트루먼쇼'처럼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싸이는 이어 "가수로서 쑥스러운 얘기지만 모든 게 웃겨서 성공한 것 같다"며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하게 되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있는 모처에 무대를 설치하고 '강남스타일'을 상의를 탈의한 채 부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싸이는 이날 오전 4시2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니버셜 뮤직과 스쿠터브라운 프로젝트와의 정식 계약을 발표한 싸이는 전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에서 새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지난 5일 현지로 출국했다.
미국에 머무는 사이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대기록도 세웠다. 미국, 영국 아이튠즈 종합 싱글 차트인 톱 송즈 차트 1위 및 빌보드 싱글 메인 차트인 핫 100 차트 11위에 올랐다. 두 차트에서 거둔 성적 모두 한국 가수 및 한국어 노래 사상 최고 순위다.
싸이는 향후 보름에 걸쳐 국내에서 기업 및 대학 행사와 CF 촬영 등을 소화한 10월 중순 다시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다음은 싸이와 일문 일답
-미국에서 앨범은 언제 발표하는지, 향후 미국에서 활동 계획은.
▶향후 새로운 싱글 혹은 싱글이 포함돼 있는 앨범 둘 중 하나로 계획하고 있다. 그쪽 시장이 추수 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음반시장이 굉장히 많이 움직인다고 해서 11월 말 안에는 만들자고 한 상황이다. 기존의 곡들로 만드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이례적으로 유니버설 측에서 한국말로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도 세계시장의 데뷔앨범인데 급조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협의 중에 있다. 시기는 11월 중순 또는 말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두 번째 싱글은 영어로 만들게 될 것 같다.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요인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의도한 바도 없었고, 노림수도 없었다. 처음에는 유튜브 영상을 외국 친구들끼리 돌려보면서 시작된 것 같다. 나와 계약한 스쿠터브라운도 지인이 영상을 소개해줘서 나를 발견하게 된 경우다. 모든 게 웃겨서 시작된 것 같다. 웃겨서 성공했다고 하면 납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스쿠터 브라운과 어셔에게 뉴욕 한인 클럽을 한 번 소개시켜주는 차원에서 갔는데, 그 자리에서 분위기가 고조되자 스쿠터 브라운이 자신이 책임진다며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라 했다. 그래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정작 다음 날 스쿠터 브라운은 기억을 못하더라.(웃음) 본의 아니게 우발적으로 나온 것이긴 했지만 가급적이면 지키자고 얘기를 했다. 구체적인 스케줄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멀지 않은 기회에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싸이 ⓒ사진=홍봉진 기자 |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면 어떤 공약을 내세울 건지.
▶빌보드 1위는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지금도 마치 영화 '트루먼쇼'를 보는 것 같다. 처음 빌보드 64위 진입했을 때 울면서 너무 기분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사실 사람이 간사해서 솔직히 내심 기대는 하고 있다. 만약에 1위를 하면 가장 많은 시민 분들이 있는 모처에서 무대를 설치하고 '강남스타일'을 상의를 탈의한 채 부르겠다.
-최근 CNN인터뷰에서 지금의 인기가 국민들 덕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누구의 덕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런 기회를 데뷔하고 12년이 지난 시점에서 맞이했다. 12년 동안 가수를 접을 뻔 했던 적도 있었고 대중이 저를 안 받아들일 뻔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강건하게 가수로 무대에서 서면서 기회를 얻었는데, 대중이 용서, 용인해 않았다면 '강남스타일'도 없었을 것이고 이런 기회도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미국에서 본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K팝의 'K'가 코리아니까 한국 팝을 말하는 것 아닌가. 현지 음반 관계자들이 나를 보면서 기존에 봐왔던 한국 가수들 합친 게 내 몸 만하다고 하더라.(웃음) 다들 날씬하니까 그런 것 같다. 내가 한국에서 데뷔할 때를 생각하면 딱 맞을 것 같다. 데뷔 1집 때처럼 춤 출 때도 인터뷰할 때도 이상하고, 현지 사람들이 나를 되게 희한하게 보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댓글에서 너무 많이 읽었는데 저로 인한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서 다른 선배님들의 도전이 폄훼되거나 비하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결과가 어땠던 간에 앞서 나간 가수들이 현지 시장을 꾸준히 노크를 해왔기 때문에 K팝이 커다란 브랜드가 됐고, 지금 같은 성과가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도전이 저로 인해 폄훼되는 것은 안 좋은 것 같다.
-예상 수입에 대한 추측이 많은데.
▶3개월 정산이다. 음반이 나온 게 7월15일 인데 10월 말께 정산이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궁금하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기대도 크다.
-여러 유명 팝가수들을 만났는데. 자랑하고 싶은 게 있다면.
▶스쿠터 브라운이 부담스러워한다고 누구랑 뭘 했다고 자랑하지 말라고 하더라. 사실 나도 신기했다. 시상식도 그렇고, 매체를 통해 기사 난 것들도 대부분 맞는 얘기다. 한국에서 음악 다음 잘하는 게 음주였기 때문에 한국에서 독보적인 주류문화를 전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나랑 술 마시면 재밌다는 입소문은 난 것 같다.
싸이 ⓒ사진=홍봉진 기자 |
-싸이의 음악이 'B급 코드'여서 됐다고 생각하는지.
▶난 태생이 B급인 것 같다. 그런 게 소스라치게 좋다. 오히려 음반 관계자들한테 역으로 '왜 내가 순위가 오르는 것 같냐'고 물었다. 그러니 '오스틴 파워'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보통 자막이 없으면 내용을 잘 모르지만 되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외교통상부에서 싸이에게 '독도 스타일' 제작을 부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데.
▶나도 기사와 소문을 접했다. 회사에 아직 공식적으로 요청은 없었다. 회사에 요청이 오면 회사 차원에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
-'강남스타일' 이전과 후가 달라진 점은.
▶매번 콘서트를 끝내고 항상 해외로 휴가를 다녀왔다. 지난 11년 6~7개월 동안 공항을 갈 때 들어갈 때 정말 편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항에 취재진이 와서 정말 깜짝 놀랐다.
-향후 활동에 대해 부담은 없는지.
▶반짝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래도 영광인 것 같다. 사람이 태어나서 최초라는 것을 받는 것은 무척 영광스러운 것 같다. 살면서 한국인 최초, 아시아 최초로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일련의 모든 것들이 정말 덤이다. 부담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