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BIFF 오나..안철수 불참·박근혜 미정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10.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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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사진=뉴스1 제공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여지없이 정치의 바람이 불고 있다.

3일 부산영화제측에 따르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영화제 참석을 저울질 중이다. 문재인 후보측은 영화제 참석을 놓고 개막식 동선 등에 대한 문의를 여러 차례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관계자는 "당초 문재인 후보는 개막식에 참석할 듯했지만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면서도 "영화제 기간 방문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앞서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말 영화제 준비가 한창인 영화의 전당을 찾아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안 후보측은 영화제에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아 안철수 후보는 영화제 참석은 하지 않을 전망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측에선 아직 부산영화제측에 참석 여부와 관련해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는 게 영화제측의 설명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축제지만 올해는 대선을 앞둔 만큼 대선 주자들이 참석할지가 영화제 초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산영화제가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인 탓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화제측과 영화인들은 벌써부터 2007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2007년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통합민주신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등이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것.

부산영화제는 탄생부터 정치와 거리를 뒀기에 대선 후보들이 시민들에게 일장연설을 할 기회는 없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대선후보들이 저마다 의전에 신경 쓰고, 누가 먼저 레드카펫을 밟는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느라, 영화제가 초청한 세계적인 영화음악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소외된 것.

엔니오 모리꼬네는 대선주자들 입장이 늦어지자 비가 오는 개막식에 대기실도 없이 하염없이 우산을 들고 기다려야만 했다. 당장 부산영화제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영화제측은 대선후보 때문이란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개막파티에도 이명박 후보가 찾았다. 노회한 일부 영화인들은 이명박 후보와 악수를 하기 위해 줄을 섰고, 함께 사진을 찍으려 애를 썼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가 터지자 이명박 후보는 와인잔을 들고 마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후보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자 행사에 참석한 영화인들과 해외 게스트는 한켠으로 조용히 밀려났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건강상의 이유로 아예 행사에 불참했다.

과연 올해는 2007년의 악몽이 재현될지, 아니면 성숙한 모습이 연출될지, 각 후보들이 문화에 어떤 접근을 하는지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한편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4일부터 13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시내 7개 극장 27개 상영관에서 진행된다. 전 세계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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