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4번 밤샘"..'1박' 조연출의 애환(인터뷰)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조연출 박덕선PD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10.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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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조연출 박덕선PD <사진=KBS>


이명한·나영석·최재형...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멤버 못잖게 연출자도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리얼버라이어티 특성상 다른 예능과 달리 연출자들의 등장이 잦고, 단순 지시에 머무는 게 아니라 멤버들과 같이 호흡하며 제3의 멤버로 활약하기 때문이다. 현 연출자 최재형PD는 방송에서 긴 머리에 화장한 듯 보이는 입사 당시 사원증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멤버들에게 새를 닮은 PD라고 '새PD'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1박2일'에는 그러나 메인연출자처럼 주목은 받지 못하지만 프로그램을 위해 일주일에 반 이상을 집에도 못 들어가고 애쓰는 이들이 있다. 바로 6명의 조연출들이다. 입사 10년차 내외의 이들은 오늘도 시청자들의 사랑과, 최PD의 사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조연출 박덕선PD를 만나 '1박2일 조연출의 애환'을 들어봤다.

지난 2004년 입사한 박PD는 지난해부터 '1박2일'팀에 합류, 유정아PD 등 다른 5명의 조연출들과 '1박2일' 연출진을 이루고 있다. 조연출들은 김승우 엄태웅 차태현 성시경 이수근 김종민 주원 등 멤버별로 따라 붙거나 복불복게임 등 미션별로 촬영을 담당한다. 촬영을 떠나기 전 사전답사나 게임 구상도 작가들과 함께 한다. 편집 참여도 이들의 몫.

"2주에 한 번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면 남편분이 서운해 하겠다"는 기자의 우문에 박PD는 "2주에 한 번이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PD는 "일주일에 4번은 회사에서 밤을 샌다"고 했다. 촬영가기 전에 준비하는 데 다른 제작진과 밤을 꼬박 새고 다녀와서 또 방송 준비하는 데 밤을 꼬박 샌다고. 올해 결혼 4년차인 박PD는 "남편이 이를 이해해줘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아직까지 남편한데는 아내의 부재보다는 '내 아내가 '1박2일'PD'라는 게 더 자랑스러운 모양"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1박2일' 조연출들의 요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최PD의 사랑을 받을까'라고. 6명의 조연출이 맡아 촬영한 부분은 한데 합쳐 방송을 위해 70여분 정도로 편집되는데 이게 6분의 1씩이 아니란다. 자신의 촬영분이 상대적으로 다른 조연출보다 적으면 괜한 걱정에 휩싸이는 게 '1박2일' 조연출들의 생리라고 박PD는 전했다.

박PD는 "다른 조연출보다 내 분량이 적으면 걱정을 하게 된다.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나'하고 말이다. 이번 주에 내 담당 분량이 방송에 많이 나갔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그 다음 주에 방송분이 확 줄 수도 있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 최PD가 가장 아끼는 '조연출'은 누굴까. 박PD는 "다들 그걸 알 수 없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동석한 최재형PD는 "처음 듣는 소리"라며 "누굴 아끼고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최PD는 "조연출들의 방송분은 그들의 부담을 고려해 결정한다. 이번 주에 많이 나갔다면 다음 주에는 줄여주는 식이다. 특정 조연출의 분량만 계속해 많이 내보내면 그 조연출이 부담을 갖게 되고 나중에는 힘이 들어 못하게 된다"고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조연출의 꿈은 '입봉'. 자신의 프로그램을 맡는 것이다. 박PD도 '1박2일'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최근 KBS 사내 콘테스트에 응모, 1위를 했다. 내년 3월 '박덕선표 시트콤'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박PD는 "일주일에 반 이상을 집에도 못 들어가고 매번 맘 졸이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생활이 나중에 내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 분명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라며 "시청자분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일선PD들의 고충을 조금이라고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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