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무자식이 상팔자야~"
역시 김수현 작가였다.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 JTBC 새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가 복작복작 바람잘 날 없는 삼형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첫 방송부터 대가의 공력을 드러내 보였다.
27일 오후 '무자식 상팔자' 1회가 첫 방송됐다. 이날 '무자식 상팔자'는 꼬장꼬장한 할아버지 안호식(이순재 분)과 할머니 최금실(서우림 분)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안씨 삼형제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첫째 안희재(유동근 분)와 맏며느리 이지애(김해숙 분)는 집안의 주축. 형제들의 가정사까지 두루 챙기며 형님 노릇을 하고, 퇴직한 둘째 안희명(송승환 분)과 왕소금 둘째며느리 지유정(임예진)은 사사건건 티격태격이다. 반면 셋째 안희규(윤다훈 분)와 얄미운 막내 며느리 신새롬(견미리 분)은 깨소금 볶는 무자식 부부.
'무자식 상팔자'는 이들 새로운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평범한 일상 속 가족들 사이의 자잘한 갈등, 소소한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잡아냈다.
잔디밭에 아까운 물 준다며 할아버지 호식이 내내 아내를 들들 볶자 결국 할머니 금실이 잔디밭을 갈아엎겠다고 폭발하는가 하면, 둘째 부부는 오랜만에 떠난 여행지에서까지 부부싸움을 하고 돌아와 냉전을 벌였다. 여기에 동생을 생각해 첫째 희재가 보낸 아이스크림이 둘째 부부의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고, 신혼여행을 간 둘째 부부의 아들 대기(정준 분)는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로 아내 효주(김민경 분)와 눈물겨운 부부싸움에 돌입했다.
공감 백배 가족 이야기 사이에는 극중 안씨 가족은 물론 보통 시청자라도 공감할 천청벽력 같은 소식도 함께 있었다.
첫째 부부가 자랑스러워마지 않는 판사 딸 소영(엄지원 분)이 결혼도 하지 않고 임신, 출산을 앞둔 사실을 셋째 부부에게 들킨 것. 소영은 막내어머니에게 아기 아버지는 죽었다며 모른 척 하라고 잡아떼지만 예고편에서는 딸의 임신을 알게 된 첫째 부부가 충격에 빠진 모습이 공개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평범한 가족들이라면 공감할 소소한 사건들을 등장시켜 안씨 가족 3대를 선보이는 노련한 솜씨는 역시 김수현 작가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다다다다 이어지는 만연체 대사 속에 캐릭터를 녹여내는 솜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이순재, 유동근, 김해숙, 송승환, 임예진, 윤다훈, 견미리 등 묵직한 중견들이 중심을 잡고 엄지원, 정준, 하석진, 손나은 등 젊은 연기자들이 가세한 출연진들도 캐릭터에 쏙 녹아나며 첫 방송부터 시선을 모았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야심차게 준비한 '무자식 상팔자'는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까. JTBC는 첫방송 전 1회를 먼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만큼 자신감을 보였다. '아내의 자격'에 이어 JTBC의 새 성공적 드라마로 성공할 수 있을지, 종편에서도 통하는 김수현 작가의 위력이 새삼 발휘될 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