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랄라부부', 누구를 위한 해피엔딩이었나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2.11.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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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울랄라부부' 방송화면 캡처>


KBS 2TV 월화극 '울랄라부부'가 부부의 재결합으로 가족 간의 화해를 그리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울랄라부부'는 지난 10월 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2회 연장, 지난 27일 방송한 18회분을 끝으로 종영했다. 방송 전 영혼(바디) 체인지라는 소재로 식상,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울랄라부부'는 동시간대 경쟁작들을 누르고 선전했다.


'울랄라부부'가 방송 초반 인기 비결은 나여옥(김정은 분)과 고수남(신현준 분) 부부의 바디(영혼) 체인지였다. 나여옥 역의 고수남은 외모는 여자, 내면은 남자였다. 고수남 역시 외모는 남자, 내면은 여자였다. 몸이 바뀐 두 사람은 상대방의 장단점을 보여주며 로맨틱 코미디의 특유의 유쾌함을 만들었다.

나여옥 역의 김정은과 고수남 역의 신현준의 코믹 연기에 '울랄라부부'는 하반기 안방극장의 기대작이자,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월화극 '마의'와 SBS 월화극 '신의'를 누르고 10%대 시청률로 월화극 강자로 떠올랐다.

'울랄라부부'는 방송 6회(10월 16일) 분 이후 '마의'의 상승세에 주춤,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시청률 10% 초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불륜 미화, 뻔한 결말 예고로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방송 초반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샀던 실생활에서의 남녀의 사회생활도 빛을 잃었다.


'울랄라부부'가 부부의 화해와 재결합으로 막을 내린 해피엔딩. 하지만 '울랄라부부'는 정말 해피엔딩이었을까.

극중 고수남의 외도는 나여옥과의 이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수남과 빅토리아 김(한채아 분)의 불륜은 단순 외도가 아니었다. 빅토리아 김의 신장 기능 이상이라는 설정은 불륜을 미화한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지 못했다.

빅토리아 김을 안타까운 사정으로 포장했다. 이는 고수남의 외도가 사랑이 아닌 동정심이라고 표현하는 듯 했지만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완전히 이끌어 내지 못했다.

나여옥 역시 고수남의 배신에 눈물을 흘렸다. 몸이 바뀐 상황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수남에게 반성의 기회를 줬지만 물거품이 됐다. 결국 고수남에게 마음이 떠난 나여옥은 장현우(한재석 분)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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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이에 시청자들은 '울랄라부부'가 다른 드라마와 달리 아내(나여옥)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원했다. 하지만 결말은 나여옥과 고수남의 재결합이었다. '왜 드라마 속 아내들은 남편의 외도를 용서해야만 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만큼 '울랄라부부'의 결말은 허무했다.

나여옥이 간암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때도 고수남의 간 이식만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고수남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나여옥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수남은 간을 이식해줬다. 수술 한 번으로 모든 상황은 뒤집어졌다.

여기에 아들 고기찬(엄도현 분)을 향한 나여옥의 모성애로 인한 재결합은 시청자들의 공감대 얻기에 실패한 꼴이 됐다. 결국 고수남을 위한 해피엔딩은 그동안 '울랄라부부'가 보여준 유쾌하고 신선한 상황들을 잃게 했다.

'울랄라부부'의 해피엔딩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 김정은과 신현준이 이끌었던 유쾌했던 극 중 상황은 무용지물이 됐다. 결국 남편 혼자 행복한 드라마가 됐던 '울랄라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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