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아 "'울랄라' 빅토리아, 女입장선 화났다"(인터뷰)

KBS 2TV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 빅토리아 김 역의 한채아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2.12.0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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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아 ⓒ홍봉진 기자


"같은 여자로 화가 났어요!"

탤런트 한채아(30)는 2012년 숨 돌릴 틈 없이 안방극장을 종횡무진 했다. 덕분에 안방극장 시청자들과도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지난 2006년 데뷔한 한채아는 2008년 시트콤 '코끼리'를 시작으로 '스타일'(2009) '이웃집 웬수'(2010) '사랑을 믿어요'(2011)까지 4년 동안 꾸준히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비췄다. 주연과 조연에 선을 긋지 않았던 덕분일까. 2012년 한채아는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세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한채아는 올 상반기 케이블채널 OCN '히어로'를 시작으로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 그리고 하반기에는 KBS 2TV 월화 드라마 '울랄라부부'까지 출연했다. 형사부터 불륜녀까지 쉽지 않은 역할을 소화해 냈다.

아직 신인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한채아. 그는 지난 11월27일 종영한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울랄라부부'(극본 최순식 연출 이정섭 전우성)에서 빅토리아 김(이하 빅토리아) 역을 맡았다. 극중 빅토리아는 나여옥(김정은 분)과 고수남(신현준 분) 부부를 이혼 위기에 몰아넣은 장본인이었다.


한채아는 '울랄라부부'에서 자신이 맡은 빅토리아가 여느 작품 속 불륜녀와 달리 표독스럽지 않은 덕에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아마 그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많은 질타를 받지 않았을까. 실제로 한채아는 촬영이 끝나고 빅토리아에서 벗어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울랄라부부'에서 빅토리아는 외로움이 많은 캐릭터였어요. 저도 외로운 상태였고요. 두 캐릭터가 같이 외롭다 보니 감정적으로 힘들었죠."

한채아는 전작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에 이어 '울랄라부부'까지 사랑 받지 못하는 캐릭터를 소화한 것이 실제 생활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현실에서도 극중 캐릭터의 감정을 가지고 있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두 작품 모두 외톨이, 버림받는 캐릭터였어요.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까 실제 행복한 일이 생겨도 행복한 감정을 스스로 막았어요. 극중 감정이 깨질까봐 그랬죠."

한채아는 신현준과 '각시탈' 이어 '울랄라부부'까지 출연했다. 연이어 한 작품에 출연하기란 쉽지 않아 두 사람의 인연은 남달라 보였다. 특히 신현준은 '울랄라부부'가 방송하기 전부터 한채아에 대한 애정 어린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신)현준 오빠와는 항상 작별인사를 했어요. '각시탈' 때도 그랬고, '울랄라부부'에서는 언제 수남과 마지막이 될지 몰라서 작별인사를 했죠. 오빠가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제가 빅토리아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 현준 오빠가 조언도 많이 해주셨거든요."

한채아는 '울랄라부부'에 함께 출연한 신현준 외에도 김정은 한재석과 다른 작품에서 또 한 번 호흡을 맞춰 보고 싶다고 밝혔다. 선배 연기자들과의 촬영장에서 너무 즐거웠던 게 이유다.

"촬영장에서 너무 즐거웠어요. 현준 오빠랑 정은 언니의 애드리브는 정말 최고였죠. 재석 오빠는 너무 멋있었요. 현준 오빠에게는 미안하지만 만약 기회가 있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재석 오빠와 하고 싶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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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아 ⓒ홍봉진 기자


'울랄라부부'에서 빅토리아와 고수남의 불륜은 방송 내내 '불륜미화'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빅토리아가 여느 불륜녀와 달리 착한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역의 한채아는 이에 대해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같은 여자 입장에서 화가 났어요. 빅토리아가 어찌 보면 현실적인 캐릭터일 수 있는데 예쁘게만 나오니까 화가 났어요. 사실 불륜녀라고 하면 나쁘잖아요. 물론 그들은 진심일 수 있겠지만요. 제 생각에는 빅토리아가 차라리 나빴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면 불륜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드러났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빅토리아로 시청자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한채아. 작가에게 원망은 없었을까.

"종방연 때 작가님이 제게 한 첫 마디가 '채아씨, 미안해요'였어요. 그 때 울컥해서 눈물이 났어요. 사실 촬영하면서 작가님에게 불만을 토로할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작가님을 믿고 기다렸어요. 방송에는 빅토리아의 사랑에 대한 이유가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작가님은 저를 잘 표현해 주셨어요."

'울랄라부부'의 결말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은 나여옥과 장현우(한재석 분)가 이뤄지길 바랐다. 하지만 이혼하고 각자 길을 가던 나여옥과 고수남이 재결합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쉽게 수긍하지 않았다. 한채아는 결말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현우와 여옥이 이뤄지는 게 당연할 수 있어요. 저도 어쩌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사실 수남이 여옥과 이혼 후 어느 날 갑자기 착해져서 돌아왔잖아요. 이해가 안 됐죠. 드라마였기 때문에 가정의 재결합으로 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삼십 대 초반인 한채아는 아직 솔로라며 연애를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모와 오빠를 보고 있으면 서러우면서도 연애 생각이 간절하다고 했다.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한채와 함께 할 남자는 누굴까.

"지난 3년은 크리스마스에 촬영이 있었죠. 일 때문에 크리스마스에 혼자 있지 않아도 돼 좋았어요. 올해는 크리스마스에 아직 일이 잡혀 있지 않아서 슬퍼요. 혼자 보내야 할 수 있거든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 때 혼자 있지 않았으면 해요."

한채아는 앞으로 만나고 싶은 이상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제게 힘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심적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남자면 좋겠어요. 지금은 일반인이나 연예인 모두 괜찮아요. 나중에는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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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아 ⓒ홍봉진 기자


한채아는 차기작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역할이 온다면 흔쾌히 출연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코믹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 주변에서 개그우먼을 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작 멍석 깔아주면 못해요. 예능 프로그램도 해봤는데 어렵고 무서웠어요. 자연스럽게 웃기는 걸 좋아해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리액션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잘 못하거든요. 대신 연기는 잘 할 수 있어요. 언젠가는 코믹한 캐릭터로 작품에서 제 끼를 발산할 거예요."

한채아는 '히어로' '각시탈' '울랄라부부'에 출연해 몸은 힘들었을지라도 연기 내공은 튼튼히 쌓았던 2012년이었다고 밝혔다. 아직 채울 것이 많은 배우지만 지금 자신의 연기가 예전과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서 그런지 데뷔 때보다는 많이 성숙해졌다는 걸 느껴요. 예전에는 캐릭터에 몰입도 잘 안 됐고, 촬영할 때는 한 시간 전부터 캐릭터 몰입한다고 부산을 떨었어요. 그 때는 제가 봐도 '왜 저렇게 연기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주변에서 많이 늘어서 좋아 보인다고 해주세요."

한채아는 앞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는 배우가 아닌 연기가 되는 배우, 그래서 시청자들이 자신을 부담스럽지 않게 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차근차근 연기하면서 내공도 쌓고, 조금씩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요. 시청자들께서 저를 봤을 때 '쟤는 어디서 갑자기 나왔어?'라고 생각 안 하게 하고 싶어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배우가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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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아 ⓒ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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