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엄마가 뭐길래'의 조기 종영을 결정하며 동시에 시트콤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지난 10월 초 첫 방송을 시작한 '엄마가 뭐길래'는 오는 12월 방송을 끝으로 약 3개월만에 조기 종영한다. MBC는 후속 시트콤을 마련하지 않고 다른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이 시간대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MBC의 시트콤 폐지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다. 김병욱 PD가 야심차게 선보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한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하는 등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태희혜교지현이',' 몽땅 내사랑', '볼수록 애교만점', '스탠바이' 등 전후로 선보인 여러 시트콤들이 모두 한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부진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MBC 고위 관계자는 '엄마가 뭐길래'의 종영과 시트콤 장르 폐지와 관련해 "시트콤 장르의 누적된 부진의 영향이 크다"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엄마가 뭐길래' 시작 당시부터 시트콤의 존재 이유 등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예상보다 빨리 전격 폐지가 결정됐으나 '엄마가 뭐길래'가 별다른 성과 없이 종영할 경우 후속 시트콤을 마련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오랜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MBC 내부 사정도 큰 몫을 했다. MBC는 지난달 뉴스 시간대 변경을 시작으로 전격적인 편성 변경을 단행했다. 9시 '뉴스데스크'가 평일에도 한시간을 앞당겨 오후 8시에 방송되면서 일일시트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때문에 7시40분대 방송되던 '엄마가 뭐길래'는 월요일과 화요일 메인 뉴스가 끝난 9시께부터 2회씩이 연속 방영되는 기형적인 구조로 시청자를 만났다. 이 시기부터 MBC 내부에서는 "시트콤을 버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떠돌았다.
1996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최초 청춘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이후 부침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오던 MBC 시트콤은 결국 16년만에 폐지되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후속 프로그램은 현재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