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제'·'청담동' 현실바라보기, 이 씁쓸한 공감이란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12.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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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 '청담동 앨리스' ⓒ제공=SBS


'드라마의 제왕'부터 '청담동 앨리스'까지. 요즘 드라마, 너무 현실적이다.


'드라마니까 가능하지~'. 그간 드라마를 보면서 현실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하다. 때로는 만화 같은 상상력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요즘 드라마들은 현실보다 더 리얼한 표현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공감하기도 하지만, 현실을 반영한 스토리에 대한 공감이 꼭 유쾌하지만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성을 높인 극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몰입을 높이고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이것이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과 시청자가 보이지 않게 교류하는 훈훈한 모습이다. 다만, 그 현실적인 설정이 유쾌하지만은 않다보니 시청자들도 씁쓸하게 공감하고 있는 것.


◆ '드라마의 제왕'의 현실, 너무 살벌하다?

드라마 제작 현실을 배경으로 한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홍성창,)에서는 제작사, 방송사, 배우, 작가 등 방송업계 종사자들이 서로 치열하게 부딪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드라마의 제왕'에서 제국 프로덕션 오진완 대표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정만식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제왕'에 그려지는 좀 '센 사건'들의 50%는 진짜라고 생각해도 된다"는 다소 센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의 말은 즉, 그만큼 리얼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실제 방송 시작을 1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편집을 겨우 마무리해 전달하거나 갑작스럽게 촬영장이 바뀌고 촬영을 며칠 앞두고 캐스팅이 바뀌는 등의 상황들이 있다"는 그의 말도 그만큼 급박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드라마의 제왕' 관계자는 "극중 캐릭터가 워낙 뚜렷한 인물들이 많다보니 어떤 상황을 만드는 데 있어서 좀 더 과격하게 표현되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생각조차 미묘하게 다른 '드라마의 제왕'의 현실성은 극중 상황들이 리얼한지의 여부를 떠나 현실의 세태를 반영했다는 자체만 봤을 때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몇몇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좀 더 행복한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다", "너무 살벌한 느낌만 많은 듯"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과연 '드라마의 제왕'에서의 유쾌하고 행복한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진다.

◆ '청담동 앨리스', 소시민·스폰서..씁쓸해도 너~무 씁쓸해!

실제 청담동 주변 명품 거리가 주 촬영지가 되는 SBS '청담동 앨리스'(극본 김지운 김진희 연출 조수원)에서는 생활 여건 차이가 매우 큰 두 여 주인공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나타낸다.

드라마의 배경이 그 자체만으로 현실성을 띄니 극중 상황들도 충분히 이뤄질 법한 일들로 만들어지고 있다.

'청담동 앨리스'는 지난 9일 방송에서 극중 한세경(문근영 분)이 타미 홍(김지석 분)과의 좋은 인연을 서로 오해해 결국 결별하는 장면을 그렸다.

문근영이 연기하는 한세경은 평범한 가정의 맏딸이자 패션회사 인턴사원. 그리고 타미 홍은 국내파 출신 유명 디자이너다. 한세경은 자신의 고교 동창이자 부잣집 며느리 서윤주(소이현 분)의 조언을 얻고 타미 홍에게 접근해 청담동에서의 멋진 삶을 꿈꾸지만, 결국 타미 홍으로부터 "스폰서 원하는 것 아니었어요?"라는 말을 듣고 순간 자책하며 타미 홍에게 물을 뿌리고 나오게 됐다.

여기서 '스폰서'란 상대방을 지원한다는 명목 하에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말로, 최근 정치적 용어로서도 쓰이면서 대중들에게도 익숙해진 단어다.

또한 이날 장면에서는 한세경의 아버지 한득기(정인기 분)가 자신이 30년 간 운영한 빵집이 거대 마트에 의해 매달 적자를 내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직접 마트에 가서 빵을 무더기로 산 후 짓밟는 모습도 그려졌다.

이른바 대기업 자본에 의해 중소 상인들의 경제적 상권이 위축되는 모습을 그려낸 것.

선뜻 '여주인공의 신데렐라 스토리'로 보일 수 있겠지만 '청담동 앨리스'는 한세경이 얻을 수 있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 그의 소시민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부각시키며 현실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청담동 앨리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청담동 앨리스'는 실제 청담동 주변을 촬영지로 하는 등 다소 위화감을 줄 수 있을 법한 대조적인 모습들이 자주 그려지면서 현실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신선한 소재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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