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자의자격, 런닝맨 캡쳐> |
제18대 대통령선거를 2일 앞둔 시점에서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이 참 리더의 자격과 권력무상을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남격'은 '남자, 그리고 절대권력' 1탄으로 진행됐다. 멤버들은 프로그램 내 절대 권력자였던 이경규 대신 차기 권력자를 선출하기로 했다.
오프닝부터 범상치 않았고 '남격'스러웠다. 이경규는 제거대상 1순위부터 권력서열을 정했다. 김국진,김준호, 윤형빈, 이윤석, 주상욱, 김태원 순이었다.
이들은 '남격촌'에서 공정성을 위해 각자 태어난 해 띠로 호칭을 정했으며 같은 해 출생한 김국진과 김태원은 각각 뱀A, 뱀B로 구분했다. 리더 역시 비밀투표로 선출하기로 해 투명하게 진행되나 싶더니 이 과정에서 흑색선전이 난무했다.
현재 정치계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흡사했다. 서로를 비방하고 누구를 견제하고 자신 대신 측근에게 권력을 부여하려고 전략을 쓰는 등 절대 권력을 놓고 치열한 대립이 이어졌다.
'남격' 멤버 모두에게 권력욕심은 있었다. 무소속 주상욱, 김국진, 이경규 파로 각각 나뉘어 각축전을 벌였지만 김국진이 끝내 리더로 선출됐다. 레임덕(임기를 얼마 남지 않은 이의 지도력 공백) 상태였던 이경규와 그의 세력이 곧바로 김국진에게 아부했다.
김국진 천하가 이어졌고 이경규 역시 1위에서 7위로 전락, 상황이 역전되자 과거를 반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반전 아닌 반전을 부여했다. 곧바로 2번째 리더를 선출하기로 한 것이다.
김국진 역시 '권력무상'을 느끼며 차기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물세례를 맞았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김국진에게 갖은 아부를 하며 왼팔, 오른팔을 했던 이들이 제일 먼저 다음 리더 자리를 욕심내 다음 리더선출도 있음을 암시했다.
또한 '런닝맨'도 만만치 않았다. 이날 '런닝맨'도 '왕의 전쟁'으로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왕의 자리를 놓고 심리전이 펼쳐졌다. '남격'이 현대 정치였다면 '런닝맨'은 과거 조선시대 왕권을 현대로 각색했다.
초반에는 '맛대맛 레이스'에서 최종우승을 차지한 이광수가 왕으로 군림하게 됐다. 이광수는 예능에서 '배신'과 '중상모략'의 아이콘이었기에 권력의 달콤함을 맛보자 폭군으로 등극하며 마음대로 행동했다.
그러나 이 권력도 오래가지 못했고 이어 한효주, 유재석도 왕으로 등극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런닝맨'에서도 반전은 있었다. 송지효가 게임 초반 숨겨둔 투표용지를 이용해 왕 유재석을 제거하고 최종우승을 차지했던 것.
두 프로그램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멤버들 간 호흡했지만 리더가 진정한 리더십을 가져야 촉망받는다는 것, 권력은 오래가지 않는 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풀어냈다.
방송 후 시청 관련 게시판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저들의 모습이 2일 뒤 우리의 모습이다", "이광수 폭군정치 끝판왕", "김국진의 발언이 좋았다", "유재석이 진짜 리더다웠다"등 다양했다.
예능프로그램이라 편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었지만 보일 듯 보이지 않으면서 풍자하는 장면들이 지금 정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예능의 또 다른 진화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