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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만에 돌아온 'PD수첩'이 대선을 하루 앞두고도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완전히 배제하는 행보를 걷고 있다.
17일 MBC 'PD수첩' 측에 따르면 오는 18일 방송되는 'PD수첩'에서는 '외로운 죽음이 늘어난다-2012 고독사 보고서'를 방송한다.
앞서 파업과 함께 지난 1월 24일부터 방송 중단 된 'PD수첩'은 지난 11일 방송을 재개했다. 지난 7월 노조가 파업을 중단했음에도 불구, 방송이 정상화되지 못하다가 11개월 만에 시청자의 품으로 돌아온 것.
'PD수첩'을 제작하는 시사제작국장이 파업이 끝난 뒤 지난 7월 작가 6명을 전원 해고했고 이후 'PD수첩' 제작진은 지난 10월 말 대체작가를 선발해 방송을 준비해 지난 11일 '통신사 리베이트'라는 아이템으로 방송을 재개했다.
11개월만에 컴백한 'PD수첩'의 아이템이 '통신사 리베이트'였다는 점은 차치하고 오는 19일 열리는 제 18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두고 '고독사'라는 아이템을 방송한다는 점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한다.
1990년 5월부터 방송된 'PD수첩'은 MBC 시사교양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서 20여 년이 넘게 시청자와 함께하며 각종 민감한 이슈와 사안을 짚어왔다.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를 아우르며 심층 밀착취재를 통해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추며 시청자와 함께 했다.
'고독사' 역시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사안의 경중을 떠나 시기적으로 맞는 아이템인가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마치 수학시험 전에 영어공부를 하는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특히나 대선을 앞두고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대통령 선거에 집중된 상황에서 정치적 이슈를 100%를 피하는 아이템을 방송하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현재 코미디 프로그램인 KBS2TV의 '개그콘서트'는 물론 예능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 SBS '런닝맨'까지 정치적 시즌에 맞물려 정치풍자나 투표독려 등의 아이템을 녹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문제를 꼬집으며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줬던 'PD수첩'이 정치적 이슈를 완전히 배제한 '고독사'라는 아이템을 대통령 선거 하루 전에 방송하는 모습은 전혀 'PD수첩'답지 않다.
돌아온 'PD수첩'은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 써놓은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는 슬로건이 부끄럽지 않은 방송으로 시청자의 눈이 되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