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승승'·'고쇼' 가고 '무릎팍'·'힐링' 뜬다!

딱딱한 '1세대 토크쇼', 유쾌한 '2세대 토크쇼'로..변화의 바람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12.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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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위부터 시계방향)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 '무릎팍도사',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고쇼' ⓒ사진제공=MBC, SBS, 스타뉴스


토크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어설픈 콘셉트와 딱딱한 느낌의 토크쇼가 아닌, 유쾌함과 솔직함이 묻어나는 토크쇼가 대세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토크쇼가 가지는 존재감은 유독 크다. 버라이어티 또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출연진의 다양한 웃음코드를 통한 애드리브, 재미 창출에 더욱 집중한다면 토크쇼는 게스트가 가진 진정성과 예능적 역량이 매우 중요시되고, 그것이 재미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SBS '고쇼', MBC '놀러와', KBS 2TV '승승장구' 등 몇몇 토크쇼의 종영과 폐지 소식은 짚어볼 만하다. 진중한 느낌과 게스트의 모든 것을 알아내 훈훈함을 선사했던 토크쇼가 이제는 좀 더 유쾌하고 솔직한 게스트의 모습을 끄집어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토콘', '놀러와' 등 1세대 스타일 토크쇼의 몰락


지난 2011년 12월, MBC는 12년 만에 방송계에 복귀했던 주병진의 이름을 내건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이하 '주토콘)를 통해 토크쇼의 새 바람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이들의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주토콘'은 이전의 '주병진 쇼'와는 차별된, 다양한 코너와 주병진만의 특유의 관객 호응 유도능력 등을 활용한 토크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다소 딱딱한 느낌과 많지 않았던 화제성 등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게 되면서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관심도도 떨어지게 됐고, '주토콘'도 결국 6개월 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톱스타 고현정을 앞세운 토크쇼 SBS '고쇼'도 초반의 인기를 오래 끌고 오지 못했다.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고쇼'는 캐스팅 오디션이라는 설정에 맞춰 게스트들과 MC가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유쾌함을 이끌어내는 이른바 '시추에이션 토크쇼'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하지만 고현정의 다소 아쉬운 진행능력과 정형돈, 윤종신 등 패널 MC들이 함께 하면서 생긴 산만한 모습들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이후 '고쇼'만의 설정이었던 오디션 형태도 색깔을 잃어가면서 점차 평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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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MBC '놀러와', KBS 2TV '승승장구' ⓒ제공=MBC, KBS


'놀러와'의 폐지와 '승승장구'의 폐지 고려도 이러한 토크쇼의 변화의 바람에서 꼭 자유로울 순 없다. 물론 폐지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가 프로그램 포맷이 아닌 외부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들이 만들려고 한 콘셉트가 가진 화제성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놀러와'는 국민MC 유재석과 김원희의 조합으로 연예인들의 인맥 토크, 방바닥 콘서트, 토크 홈런왕 등 다양한 코너를 활용한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지만 다른 토크쇼와 다른 색다름을 전달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19금 코너 트루맨 쇼와 수상한 산장 등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갑작스런 종영으로 반전의 기회마저 얻지 못했다.

'승승장구'의 경우도 마찬가지. 김승우와 탁재훈, 이수근이 함께 뭉쳐 특유의 예능감 넘치는 토크쇼를 기대했지만 반응은 크지 않았다. 다양한 스타들의 출연과 깜짝 게스트 등장은 놀라웠지만 결과적으로 흥행을 이끌어내는 데는 아쉬움이 더 많았다.

'무릎팍도사'·'힐링캠프', 돌직구로 뉴스를 얻어내다

이제는 진정성 있는 게스트의 색다른 모습을 얻어내기 위해서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토크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강호동의 제안에서 만들어진 신개념 토크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는 처음에는 콩트 토크쇼라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방송 초반, 주목을 받는 데도 시간은 오래 걸렸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무릎팍도사'에게서 색다름이 아닌, 게스트들을 대하는 이들의 공격적인 질문과 '몰아가기'에 더욱 주목했다.

이전의 '박중훈 쇼', '주병진의 토크콘서트', '김혜수의 플러스 유' 등 1인 토크쇼 체제에서 MC들이 던지는 질문은 다소 불편한 느낌도 존재했고, 게스트 입장에서 질문하지 않기를 바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무릎팍도사'는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이른바 '무릎팍 정신'이라는 모토 아래 속 시원하게 질문하고 몰아가면서 게스트들을 당황하게 했다. 최근 게스트로 출연했던 배우 정우성에게 전 연인 이지아에 대한 질문을 거침없이 하고, 방송인 전현무에게 퇴사한 KBS와 자신의 여성 편력 루머에 대해 공격적으로 질문했던 것이 가장 큰 예다.

강호동의 하차로 잠정 폐지됐던 '무릎팍도사' 이후의 1인 토크쇼의 바통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가 이어받았다.

'힐링캠프'가 가진 무기는 어찌 보면 '무릎팍도사'와 큰 차이는 없었다. 고민해결은 힐링으로, 무차별 공격은 돌직구라는 표현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런 '힐링캠프'가 게스트의 면죄부 방송이라는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도 꼭 틀린 지적에도 롱런할 수 있었던 것은, '무릎팍도사'와는 다른 게스트에 대한 태도다.

'무릎팍도사'가 게스트들의 치부와 다름없는 이야기들을 게스트가 대답할 때까지 물어봐서 방송에 내보냈다면, '힐링캠프'는 게스트와의 훈훈한 토크를 통해 게스트만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얻어내는 데 더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게스트를 통해 전달되는 새로운 뉴스와 새로움, 그리고 시청자와 게스트의 교감이다. '무릎팍도사'와 '힐링캠프'는 과거의 토크쇼가 가져다줬던 전달력의 한계를 보완, 유쾌함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접근하면서 시청자들과 게스트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통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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