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 학교문화산업전문회사>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는 시인 나태주의 '풀꽃'이자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의 명대사로 뽑힌 부분이다.
9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된 '학교2013'은 15.8%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하 동일기준) 장기간 1위인 MBC '마의'와 2.5% 포인트 격차가 줄어들었다.
'학교2013'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에피소드를 실감나게 풀어내고 있다. 수시모집에 필요한 대외활동 경쟁, 교사들의 평가 등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등장했다.
또한 기간제 교사 정인재(장나라 분)가 학생들을 마음으로 품었지만 정작 학생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이는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성적제일주의 교육 시스템에 학생들이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학생 뿐 만 아니라 교사도 현실에 부딪히며 성장할 수 있음을 느끼게 했다.
연출진의 감각적인 영상미, 이현주, 고정원 작가의 탄탄하면서도 의외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필력은 작품에 더 몰입하게 했다.
특히 고남순(이종석 분)이 한영우(김창환 분) 전학가게 되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며 읊조린 부분, 고남순이 박흥수(김우빈 분)에게 미안함을 표하며 과거 경기도 일짱인 것을 밝힐 때 '서사'를 활용한 부분, 7일 방송분에서 정인재가 학생들에게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말해준 것은 가슴 먹먹함을 자아내게 했다.
대부분 신예임에도 예상외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학생들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화려한 스타군단, 스케일이 아니더라도 내용만 탄탄하면 입소문으로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여기에 목표시청자가 되는 중고등학생들이 겨울 방학을 맞이하게 되면서 더 탄력 받게 됐다. 학생들은 작품을 보면서 공감을 하게 되고, 학부모 역시 자녀와 학교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마의'가 마의 20%대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교2013'의 선전은 돋보인다. 지난해 침체됐던 KBS 2TV 월화극에 활기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시청률보다 대본 퀄리티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제작진은 종영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연장설에 대해서도 늘어지는 것보다 당초 준비한대로, 묵묵히 가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이에 '학교 2013' 황의경CP는 "제작진의 진정성이 시청자들에게 와 닿아 다행이다. 당초 예상보다 시청률도 잘 나와 어지러울 정도다"며 "그러나 우리 작품에서 시청률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초반에 선보인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다.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대본 집필 시간이 초반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작가들이 밤낮으로 고생하면서 대본을 집필하고 있고, 연출진, 배우들도 노력하고 있다. 끝까지 기대 해 달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2013'이 첫 회 강렬함과 신선함을 안겨준 것처럼 마지막까지도 시청자들과 함께 교감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