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학교2013', 끝까지 학교다웠던 참된 결말

김성희 기자 / 입력 : 2013.01.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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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쳐=KBS 2TV 학교2013>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이 2반 학생들이 겨울 방학을 맞이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28일 오후 방송된 '학교2013' 마지막 회는 교사와 학생 모두 눈물겹도록 아픈 성장통을 겪으며 한 층 성숙해졌다. 여전히 학교는 그대로였지만 작은 희망의 불씨를 보았다.


이날 방송은 초창기와 다르게 2반 학생들이 내적인 변화를 겪었다. 먼저 휴대폰 분실사건으로 위축됐던 계나리(전수진 분)는 신혜선(신혜선 분)이 스마트 폰으로 잊고 있었던 계나리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면서 진실 된 우정을 되찾았다.

그는 자신으로 인해 괴로워했던 강세찬(최다니엘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동안 존재감과 성적으로 인해 위축됐던 자신을 되찾았다.

고남순(이종석 분), 박흥수(김우빈 분)도 이전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그동안 갈등의 폭이 좁혀지지 않는 듯 했으나 결국 서로가 마음을 열었다. 함께 고남순의 집에서 장난도 치고 잠을 자며 외롭고 고독했던 10대에서 밝고 희망적인 10대가 됐다.


이들은 이이경(이이경 분), 이지훈(이지훈 분)과 함께 의기투합, 오정호(곽정욱 분)를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이이경, 이지훈, 오정호의 우정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늘 문제아라고 치부되던, 혹은 사고만 치던 이들이 지난날을 반성하면서 서로를 위해주게 된 것이다.

단순히 일진 미화가 아닌 주변의 따뜻한 관심을 계속 받게 되면 누구나 한번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이지훈은 이이경과 함께 오정호를 위해 두 팔 걷고 나섰고 길은혜(길은혜 분), 어른들에게 찾아가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또한 1회 때 괴롭혔던 한영우(김창환 분)에게 사과의 편지도 전했다.

초창기 이들의 모습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등장인물들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는 반면 현실에 부딪혀 좌절을 겪은 인물도 있었다. 오정호였다.

작품 중반부 넘어오면서 오정호는 사실상 속마음은 나쁜 아이가 아닌 것이 드러났다. 어린 나이에 버거운 가정환경과 그로인한 주변의 차가운 시선이 그를 비뚤어지게 만들었다. 마지막 회가 끝날 때서야 오정호는 달라졌다.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가하면 친구들의 진심어린 걱정에 내심 신경 쓰고 있었다. 그런 그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 아이들과 잘 지내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았다. 아버지가 병에 걸린 것이다.

자퇴의사를 밝히고 연락두절 된 뒤 강세찬과 집 앞에서 만났을 때 오정호의 모습이 이를 대변했다. 행동은 툴툴거려도 눈빛과 눈물만큼은 착실히 살아가겠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창 성장기인 학생들이 누군가를 배려하고 이끌고 달라지는 동안 선생님들은 여전히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누구보다 아이들을 챙겼던 정인재(장나라 분)는 마음과 달리 학교 현실을 바라보며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해했다.

강세찬 역시 사직서를 준비하며 현실에 지쳐갈 때쯤 아이들을 바라보며 다시 마음을 잡았다. 아이들로 인해 힘들었던 그가 아이들에게 힘을 얻은 것이다. 더이상 일타강사 강세찬이 아닌 참교사 강세찬이 된 것이다.

이처럼 '학교2013' 결말은 모두가 다 잘되는 해피엔딩도, 불행을 겪은 새드엔딩도 아니다. 현실의 모습 그대로 마침표를 찍었다. 우리의 삶이 해피, 새드로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오정호가 스스로 학교를 떠나긴 했지만 이 역시 현실을 세밀하게 표현한 제작진의 깊은 의도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현실을 통해 어른, 학생이 좀 더 서로가 교감하고 얘기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아직 10대인 아이들, 젊은 교사, 학교는 쉽게 변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가 부딪히면서 성장통을 겪고 이것이 반복된다.

이처럼 리얼 돌직구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학교2013'의 마지막은 더욱 빛나게 됐다.

한편 '학교2013'은 29일 스페셜 방송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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