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효영 ⓒ구혜정 기자 |
KBS 2TV 월화 드라마 '학교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이 지난달 28일 시청자들과 아쉬운 이별을 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KBS의 대표 청춘 드라마 '학교'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번 '학교2013'을 통해 재발견 된 스타를 비롯해 앞으로가 기대되는 예비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극중 이강주 역을 맡았던 류효영(20) 역시 기대를 모으는 예비 스타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0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제 80회 춘향선발대회에 출전, 진으로 뽑힌 류효영은 현재 걸 그룹 파이브돌스의 멤버다. '학교2013'에 류효영이 출연한다고 했을 때, 아이돌 그룹 멤버의 연기 도전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류효영은 이런 우려를 딛고 '학교2013'을 통해 연기자로 거듭났다. 극중 이강주 역을 맡은 류효영은 친구들의 실수도 끌어안는 의리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류효영은 '학교2013'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으로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재밌게 살려내지 못한 점을 꼽았다. "다시 한 번 한다면 아쉬움이 덜 할 것 같다"며 '학교2013'의 종영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랑보다는 우정이 먼저!
여느 청춘 드라마에는 10대 청소년들의 풋풋한 러브라인이 등장한다. 하지만 '학교2013'에서는 좀처럼 뚜렷한 러브라인이 등장하지 않았다. 여배우라면 한 번쯤 꿈꿔 볼 청춘 로맨스. 류효영은 극중 러브라인이 없어 아쉽지는 않은지 물었다.
"저는 우정이 더 좋았어요. 사랑으로 가슴앓이 하는 것보다 우정으로 인해 상처 받아 아픈 게 더 마음에 와 닿아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일단 사랑보다는 우정이죠."
'학교2013'에서 이강주는 고남순(이종석 분)과 박흥수(김우빈 분)의 일에 참견을 일삼았다. 특히 고남순에게는 우정인지 애정인지 모를 애틋한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이강주라면 고남순을 좋아했을지 궁금하다.
"강주가 남순이를 애인처럼 좋아하진 않았어요. 저는 우정의 감정이 더 강했다고 생각해요. 실제 '학교2013'에서 러브라인이 있었다면 강주는 아마 오정호에게 마음이 갔을 거예요. 극중 강주가 오지랖이 조금 넓잖아요. '쟤는 왜 저럴까?'는 생각에 더 챙기면서 마음도 갔을 거예요."
◆'학교1'의 최강희를 닮고 싶었던 류효영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극중 캐릭터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맞지 않을 경우 연기에 어려움을 토로한다. 류효영에게 이강주라는 캐릭터는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강주와 실제 저는 많이 닮았어요. 털털한 성격은 저랑 똑같아요. 제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어요. 친구들 상담도 많이 해줬거든요. 극중 종종 학교 담을 넘었는데, 실제로도 그랬어요. 담을 넘다가 손에 상처가 남아 흉이 됐죠."
1999년 시작한 '학교' 시리즈는 그동안 장혁 임수정 최강희 조인성 김래원 공유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이에 '학교2013'은 방송 전부터 차세대 스타로 누가 탄생하게 될 지 관심을 끌었다. 류효영은 '학교' 시리즈 중 시즌1에 출연한 최강희를 가장 닮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강희는 '학교1'에서 털털한 성격에 의리 있는 캐릭터로 '학교2013'의 이강주와 성격 면에서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학교2013'에 출연하기 전에 '학교' 시리즈를 다 봤어요. 그 중에 최강희 선배님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선배님의 캐릭터는 정말 매력이 넘쳐요. 닮고 싶은 부분도 정말 많았어요. 제가 강주의 캐릭터를 보다 완벽하게 살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죠."
'학교2013'에는 다양한 연령대에 연기자들이 출연했다. 학생들 대부분은 20대 초반이다. 또래 친구들이 많았던 만큼 촬영장 에피소드도 많았다. 류효영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 번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입술 주변이 꽁꽁 얼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이)종석 (김)우빈 오빠가 핫팩을 주면서 빨리 입을 녹이라고 했죠. 핫팩을 저한테 준 오빠 둘은 벌벌 떨었어요. 너무 미안했어요. 또 다른 것이 있다면 몸매 관리를 해야 하는데 핫도그를 먹는 신이 기억에 남아요. 사실 몸매 관리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거든요.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감독님이 '효영아 진짜 맛있어 보여. CF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먹는 신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는데, 내심 아쉬웠어요. 하하."
◆학창시절 류효영? 언니 같던 친구
'학교2013'은 실제 학교 모습 중 학교 폭력을 여느 드라마보다 사실적으로 그려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학창시절이 많이 떠올랐다는 류효영. 학교폭력에 힘든 시기를 겪지는 않았을까.
"친구들의 괴롭힘은 없었어요. '학교2013'에서 강주가 오지랖도 넓고 친구들하고 원만하게 지냈잖아요. 사실 저도 학창시절에 그랬어요. 친구들이 제게 고민 상담을 많이 하는 편이었죠. 제가 언니 같대요. 그 친구들하고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어요."
극중 이강주는 이렇다 할 방황이 없었다. 이강주 역의 류효영도 학창시절 방황하지 않고 학교를 잘 다녔을까 싶다.
"어렸을 때 꿈이 많았어요. 하지만 확실한 꿈이 없어서 방황 좀 했죠. 하지만 방황할 때 선생님의 도움으로 크게 엇나가지는 않았어요. 선생님이 저랑 땡땡이도 치셨어요. '학교2013'에서 정인재(장나라 분) 선생님 같은 분이셨어요."
◆문제아 또는 선생님으로 '학교' 출연하고파
'학교2013'은 학교 현실에 많은 문제점을 지적, 돌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못다 한 이야기도 많았다. '학교2013'과 이어지는 시즌이 시작한다면, 류효영은 어떤 역할로 출연하고 싶을지 물었다.
"강주 말고 문제아로 출연해 보고 싶어요. 이번 작품은 10년 만에 부활했는데, 10년 뒤에 제가 선생님으로 출연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선생님으로 출연한다면 인간미가 많은 역을 맡았으면 좋겠어요."
류효영은 '학교2013'을 잘 마칠 수 있게 해준 두 명의 PD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제 마지막 신은 오정호 문제 때문에 송하경과 함께 담을 넘어 도망가는 장면이었어요. 제가 그 때 벗겨진 신발을 하경이(박세영 분)에게 던졌잖아요. 사실 이 장면은 제 실수로 나온 장면이었어요. 신발이 벗겨져서 민망했는데 감독님이 잘 살려주셨어요."
'학교2013'에 출연하면서 이전에는 연기에 대해 알지 못한 것들을 배웠다는 류효영. 연기하면서 힘든 점에 대해 묻자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아요"라고 대답했다.
올해에는 가수로도 팬들 앞에 서겠다는 류효영은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어떤 연기자로 팬들과 만나게 될까.
"어떤 작품에 제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어? 류효영이 출연해? 꼭 봐야지'라고 할 만큼 기대감을 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