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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새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 지난 4일 첫 방송한 이 드라마는 광고업계를 다룬 본격 드라마로 관심을 모았다.
첫 회에서는 지방 삼류대 시각디자인과를 중퇴하고 간판쟁이로 일하는 이태백(진구 분)과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낮은 '스펙'으로 패기 하나만 끝내주는 이태백은 광고대행사에 당당하게 지원하지만 고배만 마시고, 이 와중에 간판 설치 보수를 받으러갔다 옛 애인 고아리(한채영 분)를 만난다.
그녀의 본명은 고복희. 이태백과 사귀다 광고 공부를 위해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 인물이다. 이태백 몰래 국내에 귀국, 이름을 바꾸고 유명대행사 금산애드에서 광고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태백을 만나지만 자신은 달라졌다며 모른 채 해달라고 한다. 미국 가는 그녀에게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죄다 넘겨주고 5년간 오직 '고복희' 하나만 바라봤던 이태백으로서는 미칠 노릇이다.
결국 밀린 대금을 주는 조건으로 대성자동차 광고 시안을 건네지만 고아리는 시안 채택이 되지 않았다고 둘러대고 자신의 이름으로 광고주에게 제출한다. 우연히 이를 본 이태백은 또 다시 배신감에 사로잡힌다.
여기까지가 1회 내용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런 스토리에 더해 '절대갑' 광고주, '갑' 광고대행사, '절대을' 간판업자의 모습 등도 그려졌다. 낮은 스펙으로 매번 취업의 고배를 마시는 이태백이나 광고대행사 인턴으로 뺨 맞아가며 밤샘 작업하는 인턴 백지윤(박하선 분)을 통해서는 극심한 취업난의 현 세태를 반영하기도 했다.
광고인을 다룬 전문직 드라마에 취업난을 다룬 현실 반영까지, '광고천재 이태백'은 일단 주재료와 갖은 양념까지 쏠쏠하다.
더 큰 기대는 타이틀롤 이태백 역 진구다. 영화 '26년'에서 계엄군에 아버지를 잃고 분노에 찬 곽진배를 연기했던 그는 어느새 고달픈 현실에도 좌절하지 않는 '광고천재'로 분해 있었다.
사실 이 드라마 시작 전 진구가 주인공이라는 얘기에 선뜻 '광고인'과 '진구' 사이에 등호가 성립되지 않았고,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 불타듯 타오르는 진구의 '촌놈' 같은 눈빛은 현대 자본주의의 최첨단이라는 '광고'와 쉽게 매치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진구가 첫 회서 보여준 연기는 수그러든 기대감을 다시금 살려냈다. 그만큼 진구는 '배고픈 광고인'의 모습을 잘 살렸다. 사랑에 배신당한 '상남자'의 내면 연기도 진구답게 풀어냈다. '에잇, 진구야?'에서 '어랏? 진구 연기 한번 봐볼까'로 맘을 고쳐먹게 만들었다.
'광고천재 이태백'은 첫 방송 시청률 4.3%(닐슨코리아 전국)을 기록했다. 극중 이태백의 '스펙'만큼 낮은 시청률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태백이 성공하듯 시청률도 오르면 된다. '광고인 진구'가 낯설다고? 일단 한번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