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구혜정 기자 photonine@ |
실력파 보컬리스트 허각(28)이 예상을 깬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0년 말 엠넷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 폭발력 가창력을 선보이며 우승한 뒤 그간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기록한 허각. '언제나'부터 '나를 잊지 말아요' '헬로' '죽고 싶단 말 밖에'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 '한사람' '아프다' 등까지, 팬들로부터 사랑 받은 곡들은 모두 애절한 발라드였고 이번 역시 그의 강점을 더욱 살릴 것으로 예견됐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겠다. 이달 5일 허각은 데뷔 후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고 타이틀곡을 밝은 미디움템포 풍의 사랑스러운 노래인 '1440'로 결정했다. 무대 위에서는 춤도 곁들인다.
허각은 가수 정식 데뷔 뒤 처음 공개하는 정규 앨범인 만큼,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타이틀곡을 자신의 전공인 발라드가 아닌 다른 장르로 결정했다. 신곡 9곡과 연주곡 2곡인 등 총 11트랙을 수록한 이번 첫 정규 앨범은 허각에는 이렇듯 여러 의미를 담은 음반이다.
또 한 번의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 찬 허각과 마주 앉았다.
-첫 정규 앨범을 낸 소감은.
▶이번에는 물론 이전에도 신곡을 낼 때마다 열심히 작업했다. 처음에는 정규 앨범도 그 느낌이 별다르지는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앨범이 완성된 뒤 받아 보니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제 여러 부분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게 정규 앨범을 내는 기쁨이란 것을 알게 됐다.
-이번 음반의 특징에 대해 소개한다면.
▶제가 그 간 주로 불렀던 노래들이 슬픈 감성의 곡들이어서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장르 역시 발라드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듯 하다. 제가 발라드에만 국한되지 않다는 것을 이번 앨범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규 앨범이라 여러 곡을 담을 수 있어서 열심히 연습한 다른 장르의 노래들도 많이 수록했다.
타이틀곡은 처음으로 밝은 분위기의 곡으로 정했다. 2번 트랙 '노래하고 싶다'를 재즈풍의 노래다. '슈퍼스타K4' 유승우 군, 에이핑크의 정은지양,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미료 누나와 각각 함께 곡들도 있다. 지금껏 저를 사랑해 주신 팬들을 위해 정통 발라드 넘버 '사랑하고 싶어서'도 담았다. 이 곡에는 제가 작사 작업에도 참여했다.
-타이틀곡 제목이 특이하다. 참, 춤까지 춘다는데.
▶'1440'은 하루 24시간을 분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니까 매 분, 하루 1440번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한다는 밝은 노래다. 제목을 두고 1440호에 사는 사람을 생각한 고 부른 것이냐 등 여러 추측이 일었는데 이런 것을 보면 참 잘 지은 것 같다. 하하. 노래 스타일에 맞게 후렴구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춤을 추는데 격렬한 수준은 아니고 유쾌한 율동이라 생각하시면 된다. 그래도 제게는 큰 도전이었고 팬들이 어떻게 봐줄 지 너무 긴장된다. 참고로 안무 선생님으로부터 춤에 나름 소질이 있다는 칭찬을 받았다.
-보컬적인 면도 이전보다 더 깔금해진 듯한데.
▶예전에는 고음을 많이 내지르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라드도 제 미성을 살려보다 깔끔하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조용하지만 감성적으로 더 풍부해진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허각 ⓒ구혜정 기자 photonine@ |
-다른 가수들과 작업은 어땠나.
▶선 공개곡인 '모노드라마'를 함께 부른 (유)승우군은 나이도 어리고 내성적인 친구지만 노래할 때는 만큼은 확 달라진다. 처음 듣는 곡인데도 금방 소화했다.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헤어질 걸 알기에'를 듀엣으로 한 (정)은지양은 요즘 뮤지컬과 드라마 촬영으로 너무 바쁜데도 흔쾌히 같이 작업해 줬다. 노래를 열심히 하고 잘해서 그런지 마치 제가 은지양 곡에 피처링 한 것처럼 됐다. 하하. 에이핑크의 (오)하영양은 밤을 새워가며 '1440'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을 맡아줬는데, 은지양와 하영양에게는 꼭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료 누나는 예상과는 달리 감성 랩을 해 줘 저도 곡의 스타일을 어쿠스틱으로 바꿨다. 원래 생각했던 곡보다 더 잘 나온 듯하다. 누나께도 고맙다.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이자 가요계 대선배인 이승철과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이번 앨범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나.
▶이승철 선배님께서 현재 해외에 계신데 한국에 있을 때 술 한 잔 했다. 그 때 선배님께서 '이젠 너는 기성 가수고 프로 가수니,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말에 더 이상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어떤 말보다도 기분 좋았고 감동적이었다. 존경하는 선배님으로부터 가수로 인정받은 기분이 들어서다.
-요즘도 축가를 많이 부르나.
▶'슈퍼스타K2'가 끝난 이후 지금까지 매주 토, 일요일에는 최소 한 쌍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것 같다. 회사 대표님께서 '네 목소리로 사람들의 좋은 일을 축하해 주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고 불러 주는 자체를 고맙게 여겨야한다'고 항상 말씀해 주는데 저도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축가를 불러 드리고 싶다.
-히트곡도 나름 있고 정규 앨범도 나왔으니 단독 콘서트를 해도 될 법한데.
▶회사와 계속 이야기 하면서 좋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 저는 단독 공연을 무척 하고 싶다. 정규 앨범이 나왔으니까 올해는 하지 않을까 싶다.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팬들에 하고 싶은 말은.
▶다양한 시도를 한 앨범이니만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소장까지 해 주셨으면 더욱 좋겠다. '1440'으로 최대한 많이 활동하며 여러분의 관심에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