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 출연료소송 패소..유재석과 차이점은?

[이변정변의 법으로 푸는 ★이야기]

이순우 / 입력 : 2013.02.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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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용만 유재석 ⓒ스타뉴스


며칠 전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용만이 MBC를 상대로 낸 억대 출연료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기사의 문맥상으로 추측해 보건대, 김용만은 2010년 6월부터 9월까지 '세상을 바꾸는 퀴즈'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섹션TV 연예통신' 등의 방송 출연료를 자신의 소속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하였고, 이에 MBC에게 방송 출연료 지급 소송을 제기한 듯하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0부(이효두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김용만의 위 소송을 기각했다.

연예인들의 출연료 미지급으로 인한 방송사 또는 소속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윤종신, 김태현, 송은이, 김영철, 박지윤 등도 위와 같은 소송을 제기한 바 있고, 특히 지난 2011년 개그맨 유재석도 자신의 미지급분 출연료를 두고 소속사와 방송3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일부 승소판결을 받은 바 있다. 얼핏 보면 같은 맥락의 사실관계인 듯한 김용만과 유재석의 재판결과가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 연예인과 소속사간 일반적 계약 관계를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연예인과 소속기획사는 출연료 및 광고 초상권 등 대해서 계약을 체결하는데, 기획사는 연예인이 연예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코디, 매니저, 운영경비 등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방송출연료 및 광고, 행사 등 수익활동에 대해 일정부분 자신의 수익을 제하고 다시 연예인에게 금전을 지급하는 구조를 가진다. 흔히 이를 전속계약이라 하는데, 이러한 전속계약이 체결된 상태에서 방송3사 등은 출연료 등을 일차적으로 전속기획사에 우선 지급할 의무가 생긴다. 만약 이를 어기고 연예인에게 바로 지급할 경우 전속기획사에게 향후 이를 요구할 경우, 이중 지급해야 할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경우와 같이 연예인과 기획사가 서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경우, 방송사는 양쪽사이에서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양자사이에 계약이 존속되는 상태에서 방송사가 기획사에게 이미 지급한 부분에 대해선 책임이 없을 수 있겠지만, 불화가 생긴 후 양자 모두 출연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경우 누구에게 지급해야 할지가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섣불리 한쪽에게 지급했는데 다른 쪽이 재판에서 승소한다면 이중지급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방송사는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자신이 지급해야할 금액에 대해 공탁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쉽게 말해 양자 중 누구 말이 옳은지가 판가름 날 때까지 지급할 의무 있는 금전을 법원에 맡겨놓고 재판에 승소한 자가 이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위와 같은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두 연예인의 재판을 쉽게 재설정해 보겠다. 유재석과 김용만이 동시에 1월부터 12월까지 출연료를 못 받은 상태이고, 양자 모두 6월말 이를 이유로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가정하자. 방송사 입장에선 계약해지 후 7월부터 12월까지의 금액은 당연 유재석과 김용만 본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맞지만, 이미 소속사에 지급한 1월부터 6월까지 분에 대해서는 당연 자신은 책임이 없고 이는 연예인과 소속사 양자 간의 문제일 뿐이라 주장할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기사를 통해 본 양자의 결정적 차이는 유재석은 소속사를 상대로 승소한 것이고, 김용만은 방송3사를 상대로 패소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유재석, 김용만은 총 4가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① 7월 이전 분에 대해 소속사를 상대로 ② 7월 이전 분에 대해 방송사를 상대로 ③ 7월 이후 분에 대해 소속사를 상대로 ④ 7월 이후 분에 대해 방송사를 상대로가 그것이다. 아마도 별다를 사실관계가 없는 한 ① 승소, ② 패소, ③ 패소 ④ 승소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 중 유재석은 ①에서 승소한 것이고, 김용만은 ②에서 패소한 것일 뿐 기본적인 틀은 같다. 김용만이 향후 ①을 제기한다면 충분히 승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용만이 ②를 택한 이유는 아마도 ①에서 승소해 봤자 이미 파산에 이른 소속사에게서 실질적으로 돈을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고, 누가 승소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재산권 행사를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비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한 만큼의 대가를 적법한 법적절차 속에서 구하는 것은 그들의 정당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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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변호사 프로필 1979년생. 고려대학교 졸업. 전 한국산업연구원 연구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법적분쟁과 공정거래 및 하도급분쟁 해결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동안(童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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