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캡쳐=KBS 2TV 일말의순정> |
40대의 시선을 통해 각박해진 현실 속 순수한 사랑에 대해 묻는 시트콤이 탄생했다.
1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새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극본 최수영 연출 권재영 강봉규)이 40대도 달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하며 첫 선을 보였다.
이날 방송은 지난 1994년 어느 겨울날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부터 등장했다. 어린 김선미(한승연 분), 하정우(성규 분)는 백반집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정우성은 "한 40까지 결혼 못하면 나랑 결혼할래?"라고 말했다.
고백 후 부끄러워하는 하정우와 달리 김선미는 숟가락으로 머리를 때렸다. 이후 시간이 바뀌고 현재로 돌아왔다. 40대의 김선미와 하정우는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하정우는 김선미가 아닌 중매로 만난 여자와 결혼하게 됐다.
김선미는 "그러지 말걸. 우리 집 하숙에서 가장 비리비리한 놈이었는데"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대학시절 별 볼일 없었던 하정우는 대기업 근무 중인 훈남으로 변신했던 것이었다.
김선미는 하정우와 마지막 데이트 후 허한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는 제자들이 선물한 것을 보며 청승을 떨었다. 김선미는 "좋아하는 남자한테 좋아한다는 말도 못하고"라고 자책했다. 40대 골드미스의 순수함과 결혼하지 못한 애환이 잘 드러났다.
다음날 그는 새로 부임한 학교로 향했다. 그곳에서 수학교사 정우성(김태훈 분)을 만났다. 정우성은 김선미의 대학시절 짝사랑 상대였던 것. 왕자였던 것과 달리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김선미의 회상과정을 통해 가슴 뛰는 순간들이 나왔다. 필요 없는 교양수업을 듣고, 쫓아다니는 모습은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 김선미의 두근거림도 잠시 정우성은 다른 여학생과 사고를 쳐 이른 나이에 아빠가 됐다.
결국 김선미는 용기를 내 하정우에게 고백하기로 했지만 그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하정우는 술에 취한 채 김선미의 집으로 갔다.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바로 파혼이었다.
극중 골드미스 김선미가 있다면 최민수(이재룡 분), 강수지(도지원 분) 부부도 등장했다. 아침부터 커피를 마시며 허세 분위기를 연출한 최민수와 달리 강수지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과 같았다.
그는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들 최준영(이원근 분)을 만났다. 그는 여자친구와 스킨십 하는 모습을 보며 혼을 내는 것과 달리 격려해 신세대 아빠임을 드러냈다. 또한 아내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여전히 마음을 떨려했다.
그는 아내를 위해 순정을 발휘, 꽃을 준비하려고 했으나 아내가 좋아하는 돈을 선물했다. 최민수의 순정과 달리 아들은 끊임없이 여자를 바꿔 충격을 받았다. 최민수는 "사나이는 일편단심이다. 여자 마음 울리고 장난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말의 순정'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 같은 40대와 어른보다 철든 10대들의 좌충우돌을 담은 작품이다. 골드미스 김선미를 중심으로 40대의 순정만화 같은 사랑을 선보이게 돼 일반 시트콤과 차별화를 뒀다.
작품은 나이를 불문하고 사랑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누구나 한 번쯤 가슴에 품고 있는 첫사랑, 현재사랑에 공감을 느끼게 했다. 또한 캐릭터들이 각박해진 현실에서 순정과 순수함에 대해 논하는 모습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캐스팅 역시 이재룡, 도지원, 전미선, 이훈, 김태훈 연예계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화제를 모은 만큼 어색함이 없었다. 또한 한승연, 지오, 임시완, 송지은, 성규 아이돌 스타들이 아역시절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첫 방송에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잘 표현해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작인 '패밀리'가 KBS 일일시트콤의 부활 신호탄을 쏜 만큼 '일말의 순정' 역시 이 기세를 몰아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