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 서영이'가 우리에게 남긴 것!

[TV별점토크]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3.02.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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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내 딸 서영이'는 그야말로 국민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다. 시청률 30%는 우습다. 그냥 시청률 40% 중반을 달리고 있으니까.

국민드라마여서 그럴까? '내 딸 서영이'가 시작한지 엊그제 같으나, 벌써 끝날 때가 다 됐다는 점이다. 48회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몰랐으니 말이다. 자, 아직 끝나려면 2회가 남았지만, 이쯤에서 한 번 짚어볼까 한다.


'막장'이란 말은 '무조건' 붙이는 게 아니다!

일단 전작 '넝쿨째 굴러온 당신'부터 살짝 짚고 넘어가보자.

'넝쿨당' 역시 국민드라마로 화제였지만, '내 딸 서영이'와 분명 달랐다. '넝쿨당'은 가족 중심의 주말 드라마를 그리면서도 그 동안 KBS 주말드라마에선 보기 어려웠던 톡톡 튀는 재기발랄함으로 무장했다면, '내 딸 서영이'는 정통 가족드라마의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넝쿨당'은 일명 '착한 드라마'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한(?) 소재들이 없었다. 하지만, '내 딸 서영이'는 시작부터 아니었다. 드라마의 큰 줄기가 아버지와 딸의 미움과 화해를 그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초반부터 서영이가 아버지를 미워하고, 결국 '살아계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거짓말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때문에, '막장'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어디 그 뿐인가?

성재(이정신)한테 생모가 따로 있다는 상황으로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 그리고 상우(박해진)와 미경(박정아)이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서 '겹사돈'이라는 소재까지 생기면서, 흔히들 말하는 '막장'의 모든 요소들을 다 갖추게 되었다.

맞다. 단어만 들으면 정말 그렇다. 하지만, 48회를 지켜보면서 어땠던가?

스토리가 풀어져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막장'이라는 평가를 한 것이 얼마나 섣부른 판단인지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일단 서영이가 아버지를 거부한 것이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신데렐라의 꿈을 이루기 위한 주인공의 못된 야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엄마의 죽음이 무모한 아버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원망과 미움이 쌓였고, 부잣집 남자의 가족들이 '부모 뭐 하시냐?' 라며 몰아붙인 상황에 처하자 그와 헤어질 마음에 아버지를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아 그냥 안 계시다고 했던 거짓말이 발단이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어땠던가?

단순히 성재와 그의 생모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면서, 서영이가 자신의 거짓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거울처럼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아버지가 그냥 무능한 사람이 아니라 쌍둥이로 태어난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꿈을 포기하고 대학을 포기하였다는 과거가 드러나면서 부모란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란 메시지가 진지하게 전달되었다. 다만 그것이 뜻하지 않게 잘못된 방향으로 풀리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 그 기본 마음은 똑같다는 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내 딸 서영이'는 막장이 아니라, 가족애가 진한 사골국처럼 녹아있는 드라마였다.

서영이가 우리에게 남긴 건, 한 단면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는 것이다. 천륜, 출생의 비밀, 복수 등... 단어만 보고 막장 이라고 단언하지 말자. 작가가 말하고자한 이야기가 뭔지 끝까지 따라 가보자.

부모, 자식, 연인, 부부, 입양 등 인간사에 있는 뭐든 걸 다 끌어안은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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