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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아이돌 그룹 오디션' 광고로 가수지망생을 모집한 뒤 돈을 가로채고 성추행까지 한 인면수심의 20대 연예기획사 사장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연예지망생 30여명에게 수억원의 '보증금'을 받은 뒤 데뷔시키지 않고 성추행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사기,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로 김모씨(29·연예기획사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강남구 역삼동에서 A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신인 아이돌 걸그룹 & 보이그룹 오디션'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게재해 A양(16) 등 30여명의 가수 지망생을 모은 뒤 "가수로 데뷔시켜주겠다"면서 보증금 명목으로 1명당 300만~1000만원씩 총 2억2000만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오디션 당시 데뷔가 임박한 아이돌 그룹 멤버를 뽑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든 뒤 지망생들에게 "데뷔 전까지 숙식과 보컬·댄스 트레이닝 등의 체계적 훈련을 지원하겠다"고 안심시킨 뒤 지원 도중 소속사를 변경하는 등의 사태를 막겠다는 명목으로 보증금을 걷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11년 중학교 3학년이던 B양(16) 등 여자연습생 5명에게 "뱃살이 있는지, 복식호흡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신체 여러 부위를 만지는 강제추행을 했으며 지난해 1월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 C양(19)에게는 목검을 던져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 2011년 싱글앨범을 발매한 가수 출신으로 2008년에는 S기획사 가수관리 매니저, 2009년에는 D기획사 사장으로 근무한 경력을 토대로 지망생들에게 접근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제대로 가수를 양성해 데뷔시키거나 활동을 지원할 능력이 전혀 없이 2억원 넘게 가로챈 돈으로 겨우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생활비나 유흥비로 탕진했다"면서 "기획사 사무실이란 곳도 변변한 음향시설도 없고 트레이너도 고용하지 않아 연습생들이 각자 핸드폰으로 음악 틀어놓고 연습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한류 열풍과 함께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만큼 이에 편승해 늘어나는 악덕 연예기획사의 유사범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