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내딸서영이> |
KBS 2TV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가 3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5개월간의 대장정 속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리는 이야기로 국민드라마에 등극했다. 진부함이 섞인 뻔한 코드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뻔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5일 첫 방송된 '내 딸 서영이'는 전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 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의 뜨거웠던 열풍에 힘입어 등장했다. '넝쿨당'이 유쾌한 가족이야기라면 '내 딸 서영이'는 다소 차분하면서도 무거웠다.
가족에 소홀했던 아빠 이삼재(천호진 분),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속에서 자존심이라는 성벽을 쌓은 딸 이서영(이보영 분)의 갈등이 주축으로 전개됐다.
강우재(이상윤 분)와의 결혼을 예상치 못했던 딸 이서영의 거짓말, 결과가 가져다 준 파장은 보통 모성애가 주가 되는 드라마와 달랐다. 화합의 과정 속에서 진부함은 있었다. '신데렐라', '출생비밀', '러브라인'이 있었다.
극 초반 이서영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힘든 가정환경 속에서도 곧았고 당찼다. 그가 위너스그룹 막내아들 집에 과외를 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장남 강우재와 사랑에 빠졌고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차지선(김혜옥 분), 강기범(최정우 분)은 이서영을 반대했지만 이내 며느리로 허락했다. 물론 여느 드라마와 달리 이서영은 요행을 바란 것이 아니라 당당함이 빛을 발했다. 출발은 신데렐라가 아니었지만 이후 강우재가 이서영을 오해하는 상황이 오는 만큼 이해가 되는 설정이었다.
극 초반이 신데렐라였다면 중반부에는 러브라인과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 강미경(박정아 분)과 이상우(박해진 분)의 연인관계였다. 두 사람은 같은 병원 안에서 호감을 키워갔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큰 벽에 가로막혔다. 이서영이 가족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한 상황에서 이상우는 강미경의 남자가 될 수 없었다.
또한 방송 전 공식포스터를 통해 향후 관계가 암시됐다. 이상우가 강미경의 품이 아닌 최호정(최윤영 분)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를 일찍 간파한 시청자들은 다소 진부한 상황에 아쉬워했지만, 오히려 두 사람이 어떻게 결별과정을 겪고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는지 몰입했다.
이어 강성재(이정신 분)의 출생의 비밀도 등장했다. 강성재는 강기범·차지선 부부의 막내아들로 부모 속을 썩이기도 했지만 막내 특유의 애교로 집안의 활력소였다. 윤소미가 강성재를 애틋하게 바라볼 때, 유독 관심을 가질 때 그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결국 강성재는 집안의 든든한 지킴이였던 윤소미(조은숙 분)가 강기범과 하룻밤 실수를 통해 출산한 아들이었다. 강성재를 곁에서 바라보며 성장을 지켜봐야 했고 이는 기른 정, 낳은 정 둘 다 애틋한 상황이 됐다. 철없는 막내아들 강성재는 가출 등 여러 시련을 통해 어른이 되어갔고, 차지선 역시 믿었던 이들의 뒷통수에도 막내아들을 더 아끼게 됐다.
이처럼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소현경 작가의 필력, 유현기PD의 바라보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시너지를 발휘했고 뻔하지 않은 과정이었기에 작품인기에 힘을 더했다. 또한 결과적으로 각 인물들이 치유를 하게 됐다. '내 딸 서영이'가 어떻게 유종의 미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