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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스타들 / 사진=방송화면 캡처 |
잘 먹으면 뜨는 시대가 왔다.
2013년 상반기 방송을 지배한 키워드는 '먹방'(먹는 방송)이었다. 아이든 어른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스타들이 브라운관을 채우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 꼬마부터 군인 아저씨까지..예능 속 먹방
MBC '일밤-아빠 어디가', '일밤-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등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먹방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맛있는 집을 찾아가서 먹고, 좋은 음식을 골라 먹는 방송 맛집 프로그램이 유행했다면, 이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먹방이 대세다.
올 상반기 먹방은 '아빠 어디가' 속 여덟 살 꼬마 윤후로부터 시작돼 '진짜 사나이'의 샘 해밍턴을 거쳐 예능프로그램 전체로 퍼져나갔다.
처음에 윤후로 인해 주목받은 '아빠 어디가'의 먹방은 지아, 민국이, 준수, 성준이로 이어져갔다. 잘 먹는 다섯 아이들의 먹방은 시청자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며 일요일 안방극장을 책임지고 있다.
또 샘 해밍턴의 활약으로 눈길을 끈 '진짜 사나이'의 군대 먹방도 류수영, 김수로 등을 거쳐 새내기 병사 박형식의 감탄으로 화려하게 피어났다. 고된 훈련 끝에 어떤 음식이 맛 없겠냐만 밖에서는 잘 먹지도 않을 삶은 탕수육, 건빵 플레이크 등을 진수성찬처럼 먹어치우는 출연진들의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다.
또한 밤 12시가 다된 시간에 혼자 사는 남자들의 '치킨 먹방'을 공개하는 '나 혼자 산다' 역시 배 아파도 치킨 한마리는 거뜬히 먹는 데프콘을 비롯해 번데기를 사랑하는 가수 김태원의 특이 식성까지 공개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한밤에 스타들의 간단 레시피를 공개하는 KBS2TV '해피투게더'의 역시 매주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음식'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이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 편의점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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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 먹방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 먹방! 왜 뜨는 걸까?
예능프로그램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매우 오래 된 포맷이다. 이런 '먹방'이 올해 상반기 유독 강조된 이유는 무엇일까?
먹방은 인터넷 개인방송인 아프리카 tv를 통해 처음 시작됐다. 개인BJ(Broadcasting Jockey)들이 자신들이 음식 먹는 영상을 중계하며 '먹방' 중계를 하던 것이 영화배우 하정우의 먹방으로 대중화 됐다.
개인 BJ가 각자의 개성이 담긴 방송을 중계하는 아프리카 tv에서 먹방 중계가 10~15% 차지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먹는 방송을 찾는다는 것. BJ들이 주로 자신의 일상을 방송하는 만큼 먹방 역시 자연스럽게 방송 주제가 된 것이다.
연예인들의 먹방은 TV 화면 속 스타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친근감을 주며 시청자들을 끌어 모은다. 게다가 먹방에서 주로 다루는 음식이 요리정보프로그램이나 맛집 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음식과는 완전히 다른 우리의 일상 음식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영화 '황해'의 하정우가 스테이크가 아닌 김을 먹으며 먹방 신화를 창조해 냈듯이 예능 프로그램 속 스타들도 라면, 김치, 밥을 먹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먹방을 선보이고 있다.
먹방 연예인들은 우아하게 먹지 않았다, 그들에게 주어진 상황 자체가 '배고픈 상태'이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도 있는 그대로 맛있게 먹는다. 그들이 먹는 음식은 특별할 것 없어도, 그 모습이 시청자를 군침 돌게 하는 것이다.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옛날 속담이 딱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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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메뉴 / 사진=방송화면 캡처 |
◆ 상반기 방송에서 눈에 띈 먹거리 BEST 5
올 상반기 방송가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먹방 먹거리는 무엇일까? 네티즌의 관심을 고려해 '최고의 먹방' 베스트5를 꼽았다.
5. 후후 애벌레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팀은 지난 4월 방송 된 '정글의 법칙 in 뉴질랜드' 편에서 곤충 먹방을 선보였다. 배우 박보영과 정석원이 함께 했던 이 여행에서 출연진은 뉴질랜드에서 먹거리를 찾아 나서다가 후후 애벌레를 발견했다. 이미 현지인으로부터 '애벌레에서 땅콩맛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출연진들은 망설임 없이 애벌레를 입에 넣고 음미했다. 그다지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지만 조금 궁금하기는 했던 먹방이었다.
4. 맛다시
지난 23일 방송 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병아리 병사 박형식은 군대양념(?) 맛다시를 먹어 본 뒤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맛다시를 처음 접한 박형식은 '유레카'를 외쳤고, 이어진 행군에도 손수 챙겨온 맛다시를 오이에 찍어 먹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맛다시는 다진 쇠고기가 들어 있는 고추장 양념. 라면스프를 능가한다는 전설의 양념이다. 군대 매점인 PX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먹어볼 수 없어 어떤 맛일지 더 궁금해진다.
3.골빔면
KBS2TV 예능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야간매점'에서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선보인 골빔면은 방송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야간매점'의 1위 메뉴는 방송 후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사실. 하지만 김동완의 골빔면이 특별한 것은 그 맛에 비밀이 있다. 네티즌들은 골빔면을 만들어 먹은 각종 후기를 올리며 그 맛을 극찬했다.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에 맞춰 비빔면 제조회사에서도 골뱅이와 비빔면을 함께 팔고, 인터넷 광고 영상을 찍는 등 사랑 받았다.
2.군대리아
방송인 샘 해밍턴이 "프랑스 요리같다"라고 극찬한 음식. 군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 버거로 햄버거 빵에 패티, 양상추 샐러드 등을 올리고 딸기잼이나 포도잼을 바르는 것이 특징이다. 널리고 널린게 햄버거라지만 잼을 발라먹는 햄버거는 생소함 그 자체였다. 예비역들에게는 진한 군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호기심을 유발한 군대리아는 방송 직후 각종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음식'으로 손 꼽혔다.
1. 짜파구리
방송인 김성주가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만든 요리. 아들 민국이를 위해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단지 끓이기만 했으나 '먹방 신동' 윤후의 활약으로 인해 최고의 음식으로 선정됐다. 짜파구리에 대한 열렬한 관심에 해당 제품을 제조하는 식품회사는 매출이 급 증가했고 대형마트 진열대에 관련 상품을 같이 배열하는 마케팅까지 벌였다. 뿐만 아니라 윤민수 윤후 부자와 김성주 김민국 부자가 해당상품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짜파구리는 만들어먹기 쉽다는 장점과 맛있게 먹어준 윤후의 먹방 활약으로 올 상반기 최고의 먹방 음식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