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최강치 vs 최강치라는 이승기②

[★리포트]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3.06.2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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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승기 / 사진=방송화면 캡처


이승기는 최강치 그 자체였다.

지난 25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서' 마지막 회에서는 총에 맞아 죽은 담여울(수지 분)과 무형도감을 떠난 최강치(이승기 분)가 422년이 지난 뒤인 2013년에 다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담여울(수지 분)이 조관웅(이성재 분)의 명을 받은 서부관(윤주만 분)의 총을 맞았다. 이에 최강치(이승기 분)는 총을 쏜 서부관을 향해 달려가 목을 졸랐다. 하지만 옆에서 보고 있던 이순신(유동근 분)이 최강치에게 분노로 사람을 죽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고 쓰러져가던 담여울 역시 최강치를 말렸다.

조총을 맞은 담여울은 죽기 전 최강치에게 세 가지 소원을 말했고 두 사람이 마지막 키스를 나눈 뒤 숨을 거둔다. 담여울이 죽기 전 두 사람은 "다음 생애서 꼭 만나자"는 약속을 했고 최강치는 슬픔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 담여울을 보내줬다. 이에 두 사람은 422년 뒤인 2013년 초승달이 뜬 어느 날, 복숭아나무 아래서 부자 사업가와 경찰로서 만나게 된다.

반인반수로 죽지 않고 담여울만 기다려 온 최강치는 여울을 처음 보자마자 알아봤지만 담여울은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강치를 본 여울 역시 흔들리는 눈빛을 보이며 두 사람의 운명적 사랑과 해피엔딩을 예고했다.


이날 방송 된 '구가의서' 마지막회는 두 사람이 운명을 거스르며 조선시대에서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도 아니었고, 구가의서 역시 찾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몇 백 년 동안 사랑하는 여인을 기다리는 최강치의 모습을 그리며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어느 드라마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반인반수 최강치 캐릭터를 맡은 이승기는 방송 초반 발랄한 20대 사내의 모습에서부터 부모의 비밀과 운명적 사랑에 괴로워하는 반인반수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찬사를 받았다.

방송 초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장난치는 최강치의 모습은 우리가 그동안 KBS 2TV '1박2일' 등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자주 접하던 이승기의 모습과 비슷했다. 긴 머리를 묶고 도복을 입은 이승기의 모습은 신선했고 첫 사극 연기를 전혀 어색함 없이 소화하는 것은 물론, 각종 무술과 액션 장면까지 소화해 내는 이승기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드라마 초반 최강치 캐릭터 이승기 본인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반인반수로 변신한 최강치는 반전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한 분노에 갑자기 눈 색깔이 초록색으로 변하고 손이 맹수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2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 최강치는 동굴 속에서 괴로워했다.

자신이 당연히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최강치는 자신이 살아온 삶과, 자신이 잃게 될 그 모든 것, 그리고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고통을 상상하며 아파했다. 이승기는 전혀 상상도 안되는 이런 최강치의 감정을 자신을 통해 오롯이 표현해 내며 그동안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반인반수 캐릭터에 시청자가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드라마가 중 후반부로 갈수록 웃고 떠드는 최강치의 모습은 없어졌다. 천년악귀가 된 자신의 아버지 구월령(최진혁 분)과 자신을 버린 어머니 윤서화(이연희, 윤세아 분)의 존재를 알고 괴로워 했고, 반인반수가 된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여인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강해지고 독해졌다.

중간 중간 담여울과 달콤한 애정신이 나오며 시청자를 달달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는 담여울을 바라보는 눈빛까지 애틋하게 표현하며 시청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지난 2006년 '소문난 칠공주'의 황태자 역할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던 이승기는 '구가의서'를 통해 7년 만에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다. 그는 이는 이미 '찬란한 유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더킹 투하츠'를 통해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첫 사극이었기 때문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이승기는 '저돌적인 반인반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던 최강치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승기의 최강치'로 만들어내며 시청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거침없는 모습의 최강치도,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눈물 흘리는 최강치도 이승기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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