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발(發) JTBC 보도개편, 성공 가능성은?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3.09.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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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뉴스9' 방송화면
사진=JTBC '뉴스9' 방송화면


종합편성채널 JTBC가 '탈 종편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개국한 이후 2년 가까이 달려온 JTBC가 의미 있는 보도 개편을 단행했다. 이 변화의 시작은 바로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이었다.

JTBC는 지난 16일 '뉴스9'을 통해 손석희의 앵커 컴백을 알렸다. 이날 손석희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떠올리게 하는 진행 능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말 그대로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간 예능, 드라마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둬왔던 JTBC는 이제 상대적으로 약했던 보도 기능을 거물급 방송인의 영입을 시작으로 점차 강화해나가고 있다. 물론, 향후 성공 여부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JTBC의 이번 변화가 향후 방송가에 어떤 파도를 몰고 올 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JTBC '히든싱어', '썰전', '유자식 상팔자', '적과의 동침' /사진제공=JTBC
(왼쪽부터 시계방향) JTBC '히든싱어', '썰전', '유자식 상팔자', '적과의 동침' /사진제공=JTBC


차별화, 그리고 다양화..JTBC만의 예능·드라마 전략

JTBC는 그간 다수의 예능 및 드라마 콘텐츠를 만들어오며 종편 채널 경쟁에서 나름대로 우위를 점했다.

먼저 JTBC 예능의 선전은 생각보다 기대 이상이었다. 방송 초기 부진을 딛고 지상파 출신 인재 연출자의 영입과 알짜배기 연예인들의 투입을 통해 세력을 확장했다.

JTBC 예능의 전략은 '같은 듯 다름'이었다. 마치 어디서 본 듯한 포맷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원작과 거리를 뒀다.

일반 참가자들과 가수들이 모창 대결을 펼치는 '히든싱어'는 노래 대결 형식의 서바이벌 예능 포맷에 '일반인 모창'이라는 요소를 더해 MBC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과 뚜렷한 차이를 뒀다. 박정현, 김경호를 시작으로 성시경, 바비킴, 장윤정, 백지영, 김건모, 이문세 등 현역 인기 가수들이 대거 참가했고 일반인들의 다양한 사연도 전해지면서 볼거리를 더했다.

'유자식 상팔자'는 전형적인 가족 집단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초등학생 또는 유치원생 자녀가 아닌 10대 중, 후반의 청소년 자녀들이 출연해 퀴즈 버라이어티가 아닌 토크쇼에 더 접근했다.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게 한 요소에 새로운 콘셉트를 가미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는 '썰전', '상류사회', '비밀의 화원', '적과의 동침' 등 아예 새로운 포맷을 창출해내며 콘텐츠의 경쟁력과 이슈성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역시 종편 채널 중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종편 최초 10%(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을 찍으며 새 역사를 쓴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를 비롯해 '러브 어게인', '아내의 자격', '빠담빠담' 등은 스타 작가와 출연진의 만남 성사를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았다.

또한 액션 느와르 '무정도시', 정통 사극 '인수대비', '궁중잔혹사', 리얼 의학 스릴러 '세계의 끝' 등 다수의 장르 드라마를 선보이며 흥행과는 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점은 의미를 더했다.

이렇듯 JTBC 예능, 드라마의 순항은 향후 지상파 콘텐츠와의 대결에 뒤지지 않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보도는? 손석희 발(發) 변화, 가능성은 있는가

JTBC '썰전'의 출연자 김구라는 패널들과 종편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JTBC가 예능, 드라마에 비해 보도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나름대로 정확한 지적이었다. 종편 채널이 전달하려는 보도 기능은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함으로써 시선을 끄는 전략이 많았다. 이슈 관련 당사자를 직접 방송에 출연시키거나 사건 장소를 급습해 현장감을 높이는 식이 많았다. 전문가의 대담 포맷 역시 많았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종편 채널을 상대로 "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며 징계 및 경고를 지시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JTBC는 꾸준한 인재 영입을 통해 종편 채널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지워나가려 노력했다. 진보 성향이 강한 시사평론가 정관용의 영입과 MBC 간판 방송인 출신 손석희의 영입은 대표적 사례였다.

특히 13년 만에 앵커로 복귀한 손석희의 존재감은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손석희는 차분한 진행 속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소소한 반전으로 뉴스를 이끌어갔다. 가히 TV판 '손석희의 시선집중'이라 지칭할 만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JTBC의 이미지 변화에까지 미칠 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아직도 종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JTBC '뉴스9'에 대한 호평보다는 손석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더 많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순 없다.

JTBC 한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개국 후 근 2년 간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개편"이라며 "보도 부문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른바 탈(脫) 종편을 넘어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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