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인디]킹스턴루디스카, 이러면 반칙이지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4.03.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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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턴 루디스카+닥터 링딩 'Ska 'N Seoul' 앨범재킷


검색을 해봤다.

#스카(Ska) = 기타소리에서 따온 의성어로 자메이카에서 발달한 관악기 위주의 음악. 1960년 전후 자메이카에서 발생한 대중음악 장르. 레게의 원형. Ska combined elements of Caribbean mento and calypso with American jazz and rhythm and blues. It is characterized by a walking bass line accented with rhythms on the upbeat.


#킹스턴 루디스카(Kingston Rudieska) = 2004년 결성해 2006년 싱글 'Kingston Rudieska'로 데뷔한 국내 유일 스카밴드. 김대민(드럼), 최철욱(트럼본 보컬), 오정석(트럼펫, 플루겔혼), 성낙원(색소폰), 배선용(트럼펫), 손형식(베이스), 김억대(피아노), 이석율(보컬 퍼커션), 서재하(기타)

#닥터 링딩(Dr. Ring Ding) = 독일의 유명한 스카 가수. 유럽 스카 대부. 1970년생. 지난 2013년 지산 월드록페스티벌에 참여, 킹스턴 루디스카에 콜라보레이션 작업 제안. 하루 밤낮으로 킹스턴 루디스카와 녹음.

이 얄팍한 정보를 갖고 들은 앨범이..


②킹스턴 루디스카+닥터 링딩 EP 'Ska 'N Seoul'

검색은 참으로 쓸 데 없는 일이었다. 첫곡 'Johnny Come Home'부터 몸이 먼저 반응한다. (사실 이 앨범을 먼저 듣고 검색은 나중에 했다.) 묘한 업비트로 시작을 알리는 베이스와 드럼, 경쾌하게 고음을 끄집어내는 트럼펫, 흥겹게 리듬을 탄 닥터 링딩의 보컬. 풍부한 관악 사운드에 '유럽 스카의 대부'의 목소리가 섞이니 '이러면 반칙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닥터 링딩의 음색은 촉감이 아주 좋다.

2번트랙 '생활의 발견'은 더욱 가관이다. 가을 하늘, 만국기 펄럭이던, 신나기만 했던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풍경이 저절로 그려진다. 최철욱 이석율의 보컬이 들어갔는데, 장난기 서린 스캣이나 명사형으로 끝나는 단어 선택법 등이 불쑥 예전 젊은 시절의 엘라 피츠제럴드나 언제나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불독맨션의 이한철을 떠올리게 한다. 은근슬쩍 들어오는 닥터 링딩의 목소리와 떼창, 더욱 가닥수를 늘려가는 드럼-트럼펫-베이스-기타-색소폰-퍼커션의 음들. 닥터 링딩은 더욱 신났겠다. 이 노래가 자신의 1997년곡 'Bad Company'를 한국어로 커버한 것이니.

'Your Sweet Kiss'은 셔플리듬이 섞였다. 그리고 그동안 스스로를 낮췄던 색소폰이 전면에 나섰다. 아트 페퍼나 찰피 파커, 소니 롤린스 같은 재즈 뮤지션들을 너무 자주 만나서였나. 색소폰의 속내가 어쩌면 이런 흥겨움일 수도 있다는 데 낯선 한 표. 어쨌든 이 대체불가한 보컬리스트로서 닥터 링딩의 존재감, 행진곡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흥겨운 스카 장르의 스펙트럼이 상당하다. '..the only thing I'd miss/ I'll have to tell you this/ is your sweet kiss..'라는 직설적인 노랫말은 닥터 링딩이 지난해 서울에 머물며 작사한 것이라고.

맞다. 이들의 노래와 음악은, 킹스턴 루디스카의 2010년 정규 2집 제목 그대로다. 'Ska Bless You'. 그리고 바보짓이다. (이런 음악과 사랑을 옆에 놔두고) '지금 즐기지 못하는 건'(2012년 킹스턴 루디스카 3집 6번트랙). 하지만 4번트랙 'Swing Low, Sweet Chariot'을 듣지않고 덥썩 이들의 음악에 엄지손가락을 올리는 짓도 바보짓이다. 닥터 링딩의 선창과 킹스턴 루디스카의 답창으로 구성된 이 묘한 가스펠 분위기. 하지만 스카 특유의 리듬감은 더욱 세졌다. 스카라는 장르가 얼마나 보폭이 넓은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 5곡이 너무 짧다(5번트랙은 'Johnny Come Home'의 덥 버전). 이렇게 어깨를 들썩이게 해놓고, 이렇게 단 22분만에 휙 가버리면, 이것 또한 반칙이다.

김관명 기자 minji200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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