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의 고광렬, 유해진에게 보내는 찬사③

[★리포트]

안이슬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사진=영화 ‘타짜’, ‘타짜: 신의 손’ 스틸
사진=영화 ‘타짜’, ‘타짜: 신의 손’ 스틸


영화 '타짜: 신의 손'을 보는 관객들에게는 반가운 얼굴이 있다. 전편에 이어 8년 만에 돌아온 고광렬이다.

유해진과 '타짜',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1편에 이어 강형철 감독의 '타짜: 신의 손'까지 합류하며 그 역사를 함께했다. 2006년 당시 감초 조연으로 눈도장을 찍긴 했지만 주연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던 유해진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유해진이 나이가 들고 배우로서 단단해진 만큼 영화 속 고광렬도 어른이 됐다. 한때 고니(조승우 분)와 함께 노름판을 휘어잡았던 고광렬, 이제는 머리카락이 희끗해진 중년이 돼 큰 판을 떠나 소소한 동네 도박판에서 은둔 고수로 활동한다. 손을 잃고 목숨이 위태로웠던 파란만장한 과거를 청산한 그의 앞에 과거 고니의 피를 이어받은 듯 패기와 재능으로 무장한 대길(최승현 분)이 나타난다. 그는 대길의 친구이자, 스승이 되어 모든 것을 건 그의 판에 나란히 선다.

세월이 흐른 만큼 고광렬은 풍기는 분위기부터가 상당히 달라졌다. '입화투'라 할 만큼 수다스러웠던 말수는 여전하지만 마치 판을 꿰뚫는 듯 여유가 넘친다. 위기에서 대길을 구하고 홀연히 판을 떠나는 모습은 멋져 보이기까지 하다. 물론 고광렬 특유의 위트는 여전하다. 능수능란한 언변으로 상대를 살살 약 올리고, 꼼수를 부리려는 기운을 포착하고도 허허 웃으며 허를 찔러 상대를 긴장시킨다. 나이가 들며 능구렁이가 된 걸까. 이를 연기하는 유해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소위 춤을 출 때 '그루브'가 있다고 하는 것처럼, 그가 연기하는 그루브가 있다.

1편의 '서민형 타짜' 캐릭터와 달리 이번 편에서는 유해진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 속 고니의 스승이었던 평경장(백윤식 분)의 도인과 같은 카리스마와는 다르지만 마치 친구같이 친근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대길에게 툭툭 노하우를 전수하는 모습에서 도박판을 구른 세월이 느껴진다. 기술보다는 사람을 대하고 심리를 읽는 법을, 그리고 인생을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그 모습은 마치 그의 친 삼촌이 된 듯 따뜻하게 다가간다. 푸근한 이미지의 유해진이기에 더욱 진정성이 느껴진다.


8년의 세월을 넘어 더욱 성장한 고광렬을 보여준 유해진은 이번 편을 끝으로 '타짜' 시리즈를 떠난다. 강형철 감독의 바람처럼 '타짜'가 한국의 마블 히어로 영화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영화가 된다면 아마도 10년 후 유해진에게 공로상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