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2', 전편과 전혀 다른 강형철표 타짜①

[★리포트][리뷰]'타짜-신의 손'

전형화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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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006년 최동훈 감독의 '타짜' 1편이 나온 지 8년이 걸렸다. 그간 말도 탈도 많았던 '타짜2'는 '과속스캔들' '써니'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로 하면서 비로소 궤도에 올랐다.

25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타짜2' 기자시사회는 그래서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북적였다. 684만명을 동원했던 '타짜'를 어떻게 2편으로 만들었을지, 강형철 감독은 그 지휘를 어떻게 했을지, 빅뱅의 멤버인 최승현과 신세경 등은 잘 녹아들었을지, 추석극장가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기대를 품고 영화를 지켜봤다.


'타짜2'는 전편과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로 탄생했다.

'타짜2'는 전편과 연결돼 있다. 1편의 주인공 고니의 조카로 어릴 적부터 도박에 남다른 재주가 있던 대길(최승현)은 사고를 치고 서울로 떠난다. 서울 도박장에 발을 디딘 고니는 도박실력을 과시하지만 예상치 못한 함정에 빠져 나락에 떨어진다. 대길의 첫사랑 미나(신세경)도 도박장에서 영혼을 잃어가고 있다. 두 사람을 나락에 떨어뜨린 건 사채업자이자 도박꾼 장동식(곽도원). 대길은 전편에서 고니의 파트너로 출연했던 고광렬(유해진)에게 타짜의 새로운 경지를 배우고 복수에 나선다.

'타짜2'는 전편과 연결돼 있지만 전혀 다른 영화다. 마지막 한패까지 쪼개 만들었던 긴장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웃음과 '후까시'(허세를 뜻하는 속어)로 채웠다. '후까시'가 가득하면 길을 잃기 마련인데 강형철 감독은 이 '후까시' 가득한 영화를 목적지까지 잘 도달시켰다. 강형철 감독의 재능이 돋보인다.


강형철 감독은 영리했다. '타짜2'를 4단락으로 나눠 전편과 새로운 이야기 인물의 소개, 재능으로 서울 도박장에서 활약하는 모습, 배신으로 추락하고 다시 재기하는 이야기, 그리고 최후의 대결까지 부드럽게 연결시켰다. 산 너머 산이라고 할 만큼 등장인물이 쏟아지고 사건이 시종일관 부딪히지만 강형철 감독은 부드러운 왈츠를 추듯 영리하게 잘 넘어갔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타짜2'는 빠르다. 느린 호흡이 장기처럼 보였던 강형철 감독은 '타짜2'를 2시간27분 동안 빠르고 쉴 세 없이 몰아친다. 강형철 감독은 '타짜2'를 전편과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려 한 것 같다.

전편이 원작의 많은 부분을 빼고 재가공해서 긴장감을 높였다면 강형철 감독은 원작의 이야기 대부분을 채워서 풍성하게 만들려 한 것 같다. 이야기가 많다보니 쫓기듯이 달려가고 그러다보니 캐릭터들 깊이는 사라지고 '후까시'가 가득하다. 이 '후까시' 가득한 캐릭터들을 강형철 감독은 '과속스캔들' '써니'에서 익히 보여줬든 방식으로 풀어낸다. 명랑만화처럼 힘을 줬다가 다시 차가운 현실로 돌아오는 패턴의 반복.

이 방식은 '타짜2'에 호불호를 갈리게 할 것 같다. 전작의 쪼는 맛을 기대한 사람들에겐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를 12세 관람가 영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강형철 감독의 전작들에서 쾌감을 느꼈고 그 방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전혀 다른 '타짜'를 만난 즐거움을 맛볼 것 같다. '타짜2'에는 나미의 '빙글빙글', 배우 고수희처럼 '써니' 그림자도 아른거리니 반가울 테다.

'타짜2'의 새로운 주인공 최승현은 연기 못하는 프로 같다. 그는 미숙하지만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정확히 알고 있다. 전작의 주인공 조승우와 비교는 불가피하지만 최승현 만의 매력은 분명히 드러냈다. 프로 배우로 미래가 기대된다. 여주인공 신세경은 베이글녀(얼굴은 어리지만 몸은 육감적인 여자를 칭하는 조어)로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어린 얼굴과 성숙한 매력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악녀로 등장하는 이하늬는 '후까시'가 가득하지만 출연작 중 최고였다. 장동식 역할의 곽도원은 '후까시'가 가득한 캐릭터들이 가득한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땅에 뿌리를 박은 듯한 연기로 영화의 중심을 잡았다.

전작을 잇는 두 배우 유해진과 아귀 역의 김윤석. 두 배우가 있었기에 '타짜2'가 가능했을 만큼 존재감을 드러낸다. 유해진은 최고다.

무엇보다 '타짜2' 신의 한수는 '벗고 칩시다' 신이다. 원작의 하이라이트인 이 장면을 강형철 감독은 빠르고 '후까시' 넘치며 유쾌하게 끌고 간다. 신세경과 이하늬가 속옷만 입고 등장하는 건 두 말할 나위없다. 최승현의 복근은 여성팬들에게 보너스다. 전편에서 김혜수의 가슴 장면이 있었다면 2편에선 신세경의 엉덩이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을 강형철 감독이 어떻게 다뤘나가 두 영화의 색깔이 갈린 점이기도 하다. 이병헌 감독이 각색으로 참여해 만든 찰진 대사도 좋다. 단 "이대 나온 여자"는 없다.

9월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47분. 길지만 지루할 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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