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LG팬들. /사진=LG트윈스 |
LG의 2013시즌과 2014시즌은 해피엔딩이었다. 시즌 초반 큰 시련을 겪었기에 열매는 더욱 달콤했다. 올해에도 시작이 순탄치가 못하다. 양상문 감독이 구상했던 퍼즐 몇 가지가 엉키며 최하위권에 쳐져있다. 하지만 이 순위표가 낯설지만은 않다. 2013년에는 7위에서 2위까지, 2014년에는 9위에서 4위까지 역주행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 2013년 LG는 시즌 성적 74승 54패로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6월부터 시작된 엄청난 상승세가 원동력이었다. 5월 중순만 하더라도 LG는 7위에 쳐져 있었다. 류제국과 이병규(9)가 부상에서 돌아오는 시점을 기점으로 LG는 무섭게 반격했다. 6월 1일 23승 23패로 5할 승률에 복귀했고 그 뒤로는 단 한 번도 5할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5월 22일부터 7월까지 33승 13패,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더 큰 기적을 연출했다. 2013년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던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17경기(4승 12패 1무) 만에 돌연 사퇴했다. 5월 13일에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6월 7일에는 17승 33패로 승패 마진 -16까지 떨어지며 최하위, 올 시즌은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바닥을 친 LG는 이때부터 역주행을 시작했다. 6월 13일 8위로 올라선 뒤 7월 3일에는 7위, 그리고 8월 22일 4위를 탈환해 끝까지 사수했다.
이렇게 힘든 한 해를 겪은 뒤 양상문 감독은 2015시즌을 앞두고 "이번 시즌에는 초반에 너무 쳐지지 않겠다. 올해부터는 여름부터 따라잡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계산대로 되지 않았다. 선발투수 우규민의 부상이 개막을 5일 앞두고 재발했다.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은 캠프 도중 통증을 호소해 4월 한 달을 써먹지도 못했다. 5선발로 준비시킨 임지섭과 임정우, 장진용이 그나마 시즌 초반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잘 버텨냈지만 4월 말이 되자 점차 힘이 부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마무리투수 봉중근도 개막 직후 극심한 난조에 빠져 잠시 보직을 내려놓기까지 했었다.
타선도 답답함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4번 타자로 낙점한 이병규(7)는 개막 전날 목에 담이 와 타격감을 잃은 뒤 한 달을 헤맸다. 박용택은 때 아닌 독감에 걸려 10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졌었다. 시범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거포 유망주 최승준도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침체된 것이 사실이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합류하기 전까지 최악의 상황으로 승패 마진 -5정도 까지는 내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원래 계획보다 충격이 크긴 하다"고 시즌 초반을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찬스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실제로 LG의 전력은 이제야 100% 완성됐다. 토종 에이스 류제국과 우규민이 지난 9일과 14일 나란히 복귀했다. 한나한도 7일 1군에 전격 합류해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비에도 투입됐다. LG가 과연 '기적의 역주행'을 삼세번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