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홈런 페이스' 넥센, 12년 만에 팀 최다홈런 신기록 쓸까?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6.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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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넥센의 유한준-윤석민-박병호-김하성-스나이더-이택근. /사진=OSEN





이쯤 되면 다른 팀들에게는 '공포'가 아닐까.


6일 목동구장. 넥센-두산전. 4회 8점 차 리드도 소용없었다. 큰 점수 차에서는 도루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불문율. 과연 이 팀에게 그런 불문율이 소용 있을까?

이날 두산은 1회 2점을 뽑은 뒤 2회 1점, 3회 대거 5점을 뽑으며 8-0을 만들었다. 게다가 두산은 '20승 투수' 밴 헤켄을 무너트렸다. 언뜻 보면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2경기 총합 29점을 뽑으며 2연승을 거둔 넥센. 4일 한화전 15-2 대승. 5일 두산전 14-6 완승. 그래서였을까. 넥센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그렇게 어둡지 않았다.


넥센은 4회 1점, 5회 3점을 올리며 4-8, 4점 차 추격에 나섰다. 이어진 6회말. 넥센은 박동원이 투런포(시즌 6호)를 치며 6-8을 만들었다. 2점 차. 이제 경기의 향방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결국 9회말 1사 후, 박병호가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치며 출루했다. 분위기가 묘해졌다. 후속 유한준은 3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다음 타자는 김민성. 여기서 김민성은 노경은을 상대로 좌월 투런 동점포를 작렬시키며 끝끝내 승부를 8-8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하성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노경은의 6구째를 통타, 목동 밤하늘에 새하얀 무지개를 수놓았다. 두 손을 번쩍 든 김하성. 김하성의 데뷔 첫 끝내기 홈런포이자, 넥센이 창단 첫 최다 점수 차(8점) 대역전승을 거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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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좌)와 김하성.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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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홈런을 친 김하성을 축하해주는 염경엽 감독.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볼넷과 실책, 그리고 홈런을 꼽는다. 이 중 가장 효과가 큰 것은 역시 홈런이다. 홈런으로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으며, 빅이닝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날 넥센은 최후의 추격점과 동점, 그리고 결승점을 모두 홈런으로 뽑았다.

올 시즌 넥센 타선을 두고 '걸리면 넘어 간다', '피할 곳이 없다'고 말한다. 염경염 감독은 "다른 팀의 경우, 빅이닝이 1번 타순에서 시작되지만, 우리 팀의 경우 7,8번 하위 타순에서 시작한다. 4번 박병호에서 끊기면 모르겠지만, 터질 경우 빅이닝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정도로 하위 타순도 강하다는 뜻이다.

넥센. 올 시즌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57경기를 치른 현재, 총 92개의 홈런을 쳐냈다. 그 뒤를 이어 롯데가 85개(56경기)로 2위, 삼성이 75개(56경기)로 3위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전 타자의 거포화'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5명의 선수들이 홈런 1개 이상씩 때려냈다. 반면 홈런 1위 나바로(19개)와 4위 최형우(17개)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은 9명의 타자들이 올 시즌 홈런 1개 이상씩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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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의 홈런쇼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역시 박병호다. 박병호는 16개를 치며 홈런 부문 5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유한준이 15개로 전체 공동 6위, 더불어 '신인' 김하성이 10개로 전체 14위이자 팀 내 3위에 올라있다. 이밖에 스나이더가 9개, 윤석민과 이택근이 8개, 김민성과 박동원이 6개, 고종욱과 박헌도가 4개, 서동욱이 2개, 김재현, 문우람, 서건창, 임병욱이 1개씩 때려냈다.

이들의 홈런을 모두 합치면 92개. 1경기당 1.614의 홈런을 때려낸 셈이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144경기 동안 총 232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팀은 2003년 삼성 라이온즈다. 당시, 삼성은 총 133경기를 치르며 213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당 1.601개. 이승엽이 56개, 마해영이 38개, 양준혁이 33개를 기록, 이들 셋이 팀 홈런의 반 이상을 책임졌다. 단일 시즌 팀 최다 홈런인 213홈런은 이후 12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추세라면 넥센이 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경기당 홈런 페이스도 현재 넥센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 수도 11경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떠난 넥센. 그러나 넥센의 방망이는 여름이 될 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과연 넥센이 올 시즌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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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정신적 지주 이택근.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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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민성-유한준-박병호.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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