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W 포워드' 이궈달라, 파이널 MVP 수상 가능성 제기

올 시즌 NBA 파이널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언급된 안드레 이궈달라(31,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AFPBBNews=뉴스1

'2014-2015 NBA 파이널'의 종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파이널 일정을 5차전까지 치른 가운데, 골든스테이트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클리블랜드에 한 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17일(이하 한국시간) 양 팀의 파이널 6차전 맞대결이 치러지기에 앞서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대한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MVP 후보로 언급된 선수는 '킹' 르브론 제임스(30, 클리블랜드)도, 올 시즌 정규리그 MVP 수상에 성공한 스테판 커리(27, 골든스테이트)도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골든스테이트의 포워드 안드레 이궈달라(31)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7일 이궈달라의 파이널 MVP 가능성을 제기했다. ESPN에 따르면 이궈달라는 이번 파이널에서 매치업 상대인 르브론은 완벽하게 막아내고 있다. 특히 팀이 시리즈 전적 1-2로 뒤진 가운데, 그동안 벤치 멤버로 출장한 이궈달라는 클리블랜드의 안방인 퀴큰 론즈 아레나서 열린 4차전에 센터 앤드류 보거트를 대신해 선발로 출장했다. 르브론을 잡기 위해 센터를 빼고 포워드를 투입하는 골든스테이트 스티브 커 감독의 초강수였다.

이 작전은 제대로 적중했다. 이궈달라는 이날 39분 16초를 뛰며 22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동시에 앞선 3경기에서 평균 41점을 쏟아 부은 르브론을 단 20점으로 막는 뛰어난 수비 능력까지 선보이며 팀의 103-82 대승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골든스테이트의 홈인 오라클 아레나서 열린 5차전에서는 42분 28초를 뛰며 14득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효율성을 발휘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매치업 상대 르브론에게 40점을 내주긴 했지만, 이궈달라는 37점을 퍼부은 '주포' 커리를 보좌하며 팀의 104-91 완승에 기여했다.


이궈달라의 활약에 골든스테이트의 사령탑 스티브 커 감독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커 감독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이궈달라는 우리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면서 "르브론을 막는 수비도 최고였다. 실책도 없었고 승부처에서도 냉철한 판단 능력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동안 이궈달라는 뛰어난 운동 능력과 수비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리조나 대학 출신인 이궈달라는 지난 2004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유니폼을 입고 NBA에 데뷔했다. 이후 2011-2012시즌까지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활약한 그는 트레이드를 통해 덴버 너기츠로 이적했고, 한 시즌을 덴버에서 뛴 뒤 4년 48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고 골든스테이트에 입단한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뛰어난 생산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공격적인 면에서 조금은 아쉬운 선수로 평가를 받아야했다. 이어 커 감독이 올 시즌 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이궈달라는 해리슨 반즈에게 주전 포워드 자리를 내줘야했고, 벤치 멤버로서 시즌을 치르게 됐다.

굴욕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궈달라는 벤치 멤버로서 시즌 내내 묵묵히 제 역할을 소화했고, 커리와 클레이 톰슨을 보좌하며 골든스테이트의 서부컨퍼런스 1위(67승 15패) 등극에 힘을 보탰다.

결국 정규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궂은일을 도맡은 이궈달라는 마침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다만 ESPN이 제기한 MVP 수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승의 향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데다가 커리와 르브론이 보여줬던 임팩트가 워낙에 컸기에 사실 이궈달라의 파이널 MVP 수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궈달라는 이번 파이널에서 팀과 동료들의 조력자로서 존재감을 발휘하는데 성공했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NBA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기회를 잡은 이궈달라. MVP 수상 여부에 관계없이 그가 골든스테이트의 파이널 우승 주역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