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김인식 감독이 전하는 '도쿄대첩' 그 뒷이야기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11.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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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결승전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 시작 전 선수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심판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나도 모르게 막 소리를 지르고 그랬지. 배운 게 그거밖에 없어서. 허허", "오재원 타구는 빠지는 줄 알았다고. 근데 그걸 잡아내더라. 대단했어", "오타니 내려갔을 때? 속이 시원했어".


'도쿄대첩'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도쿄돔. 김인식 감독이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자율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대역전승을 일궈낸 탓인지 고된 일정 속에서도 김 감독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미국-멕시코전(20일 오후 7시, 도쿄돔) 승자와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결승전은 오는 21일 오후 7시 5분 도쿄돔에서 펼쳐진다.

선수단은 결승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12시30분부터 1시 30분까지 자율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김현수, 황재균, 나성범, 민병헌, 허경민 그리고 김광현까지 총 6명이 자율적으로 참가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인식 감독은 "일본 고쿠보 감독이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아마 승승장구를 했다면 못 느끼는 것들을 배웠을 것이라 본다. 고쿠보 감독은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고 입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화제의 중심은 전날 펼쳐진 '도쿄대첩'으로 옮겨갔다. 김 감독은 "만약 일본이 3-0이 아니라 1-0으로 앞서고 있었다면 어제와 같은 투수 운용을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3점 차였기 때문에 노리모토가 나왔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 공을 보다가 노리모토 공을 보니 더 때려내기 쉬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한 점 차였다면 오타니가 계속 던졌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황은 어떻게 전개 될 지 몰랐을 거라는 이야기다. 일본 현지에서도 고쿠보 감독의 투수 교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전날 한국은 미국 파틸로 구심이 이대은의 바깥쪽 낮은 코스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주지 않는 바람에 고전했다. 김 감독은 "(양)의지한테 물어봤는데 경기 초반에는 '(스트라이크존에) 안 들어왔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중간에는 '들어왔는데 안 잡아줬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면서 "구심 판정에 나도 모르게 '야!' 소리를 지르게 됐다. 그거 밖에 내가 배운 게 없어서(웃음). 왜, 그 부산서 롯데 관중들이 '마!' '마!' 그러지 않나. 내가 하도 소리를 치니까 미국 구심도 우리 쪽을 쳐다보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국은 9회 오재원으로 시작해 오재원으로 끝났다. 선두타자 오재원이 안타를 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오재원의 마지막 홈런성 타구가 상대 중견수 아키야마의 호수비에 잡혔다. 김 감독은 "그걸 잡을 줄 몰랐다. 맞는 순간, 빠질 거라 봤다. 특히 중견수가 전진한 가운데 왼쪽으로 치우친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걸 뛰어가더니 잡아냈다. 일본이 저래서 잘하는 거라 생각했다. 대단한 수비였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패색이 짙던 9회초, 선두타자 양의지 타석 때 대타로 오재원을 먼저 내보냈다. 이어 후속 김재호 타석 때에는 손아섭을 썼다. 김 감독은 오재원을 먼저 내보낸 이유에 대해 "오재원이 손아섭보다 빠르다. 또 루상에 주자가 있을 때에는 오재원보다 손아섭이 낫다고 봤다. 어제 경기 전에도 손아섭에게 기회가 오면 내보낼 거라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런데 경기 내내 기회가 안 오더라(웃음). 또 오재원이 선두타자로 나갈 때의 활약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다. 결승전이 남아 있다. 김 감독은 미국과 멕시코 중 누구와 결승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미국보다는 멕시코가 좀 더 수월하지 않겠나. 전체적인 전력 면에서도 그렇고"라고 답했다.

한국 나이로 69세. '국민 감독'이자 '할아버지'인 김인식 감독은 '며칠 동안 피곤하더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 끝나고 숙소 근처에서 대게 해물탕을 먹었다. 4500엔(약 4만 2천원) 정도 하는데, 냄비가 엄청 컸다. 되게 맛있데"라면서 "근데 오늘 또 가야 돼. 왜냐하면 그저께 갔거든""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징크스. 그저께(18일) 가서 어제(19일) 승리한 김 감독. 그리고 결승전에 승리하기 위해 김 감독은 오늘(20일)도 그 해물탕 집을 찾을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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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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