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온 루시드폴입니다(인터뷰①)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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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사진=안테나뮤직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Lucid Fall, 본명 조윤석, 40)이 2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멀리 제주도에서 귤 향기와 함께 살랑, 날아왔다.

루시드폴은 최근 가요계에서 '기괴한 사건' 하나를 만들어냈다. 그는 정규 7집 앨범 '누군가을 위한,'을 홈쇼핑에서 '팔았다'. 앨범을 홈쇼핑에서 실시간으로 1000장 한정 판매한 것. 그는 여기에 자신이 제주에서 재배한 귤까지 더해 판매,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대성공. 1000장의 CD와 귤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지난 15일 발매된 '누군가를 위한,'은 루시드폴이 지난 2013년 10월 6집 앨범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앨범이다. 이 앨범은 동화책 '푸른 연꽃'과 동화 사운드트랙 5곡을 포함해 타이틀곡 '여기, 있다' 등 총 15곡이 수록된 CD로 구성됐다. 언뜻 보면 동화책인지 앨범인지 헷갈린다. 거기에 귤까지 더하니 이 예쁘장한 앨범의 정체는 더욱 아리송해진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 안테나뮤직에서 육지에 온 제주 사람 루시드폴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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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은 정규 7집 '누군가를 위한,' 발매에 앞서 지난 11일 새벽 홈쇼핑채널에서 방송된 컴백 특별 생방송 ‘귤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팬들과 만나 농산물과 음악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귤 모양의 깜찍한 모자를 쓰고 수줍은 듯 등장한 루시드폴은 정규 7집 타이틀곡 '아직, 있다'를 감성 라이브로 최초로 공개해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2년 만의 앨범인데.


▶2013년 10월 말 6집을 내고 2년 만에 7집 앨범을 내게 됐어요. 보시면 알겠지만 CD가 끼어있는 책인지 책을 주는 CD인지 궁금해하세요(웃음). 솔직히 그냥 앨범이라고만 말씀은 못 드리겠어요.

이렇게 준비한 이유는 담고 싶은 게 많았어요. 요즘엔 대부분 모바일로 음악을 많이 듣잖아요. 그런데 음악을 들으시면서 뭔가 다른 걸 드릴 수 없을까 생각했죠. 제가 제주에서 농사짓고 있으니 앨범과 함께 묶을 수 있는 게 바로 귤이었어요.

작년에 제주에 내려가 색다른 경험을 했는데 동화를 썼어요. 원고지 160매 정도니까 중편? 단편? 이걸 썼는데 뭔가 OST 같은 노래를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는 없지만 노래는 만들 수 있겠다 싶어 동화 사운드트랙 5곡을 썼고 여기에 10곡을 더해 15곡을 담았어요. 동화와 음악이 연결이 돼요. 글과 음악이 하나의 묶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한정판 앨범 1000개를 판매했어요. 오늘 인터뷰를 기다리면서 제 홈페이지를 들어갔더니 벌써들 그 앨범을 받으셨더라고요. (앨범과 함께 보낸) 귤이 안 깨졌다고 해서 정말 쾌재를 불렀어요(웃음). 이번에 앨범을 내면서 제가 드릴 수 있는 걸 다 한데 묶고 싶었어요. 그런데 앨범을 구입하는 모든 분들에게 드리기에는 귤이 유통기한도 있고 해서 안 될 것 같아 500분 정도는 정말 제 앨범을 기다리는 분들께 (귤을) 드리고 싶었어요. 근데 이게 1000분으로 늘었죠.

이렇게 뭔가 듣고, 읽을 수도 있고, 먹을 수도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음악은 스트리밍으로 들으시겠지만 이렇게 하면 '앨범 만들었습니다, 사주세요' 이런 얘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팬이라면 이렇게 하면 예전처럼 앨범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것 같아 이렇게 준비했어요. 그게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그냥 CD였다면 이번 앨범은 다양하게 모인 컬렉션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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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루시드폴 /사진=오하나, 조윤석(루시드폴)


-이번에 동화도 썼지만 그간 단편소설 '무국적요리', '서간집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번역서 '부다페스트'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리고 이번엔 제주에서 농사까지. 루시드폴을 정리하는 타이틀이랄까 수식어는 무엇인지.

▶뮤지션이죠 뭐. 너무 짧게 말씀드렸나요? 죄송합니다(웃음). 글을 쓴다고 할 것도 없고, 사실은 물론 가사도 쓰지만 어쨌든 음악 하는 사람, 노래 만드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 음악인이죠. 변하지 않는.

-루시드폴은 항상 앨범에 스토리텔링이 있는데 이번 앨범에서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사실은 최근에 표현의 해석에 대한 이야기, 표현에 대한 게 이슈가 됐잖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 장르든지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영감을 받아서 작품을 만들긴 하겠지만, '저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들어주세요',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번 음반은 이런 콘셉트로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고 이렇게 들어주세요라는 얘기를 저는 안하고 싶었고 들으시는 분들이 본인이 느끼시는 대로 들어주셨으면 해요. 대신에 제가 새 앨범을 2년에 한 번씩 내는 편인데 지난번 앨범이 2012년, 2013년 루시드폴의 기록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 후 음악인으로서 루시드폴이 아닌 사람으로서 조윤석이라는 사람의 음악이랄까요. 제가 느낀 걸 노래로 풀어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루시드폴 "'아직, 있다' 세월호 노래? 해석 열어두고파"(인터뷰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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