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 "지구 반대편까지 감성 연대 있어"(인터뷰④)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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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사진=안테나뮤직


루시드폴 "이상순·이효리 제주 유일 연예인 친구들"(인터뷰③)에서 계속

-수록곡 중 '봄, 여름, 가을, 겨울'은 홍갑이, '별은 반짝임으로 말하죠'는 이진아가 노래를 불렀다.


▶나중에 동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제 동화 속 주인공이 둘인데 한 명은 마노라는 섬에 사는 소년이에요. 아빠가 배를 타고 나갔다 돌아가시죠. 누나는 일자리를 찾아 뭍으로 가고요. 또 다른 주인공은 사노라는 아기 해마에요. 주인공이 부르는 주제가에 해당 하는 곡들이 있는데 '별은 반짝임으로 말하죠'는 아기 해마의 노래에요. 이걸 제 목소리로도 불러봤는데 조금도 아기 해마에 어울리는 느낌이 아니었어요. 이진아는 회사 후배이긴 하지만 멀리 떨어져 살아 자주 보지는 않아요. 데뷔한 것도 아니고 해서 사실은 얘기 꺼내기가 힘들었어요. 어렵게 얘기를 꺼냈는데 흔쾌히 한다고 해서 기뻤어요.

마노의 목소리는 홍갑이라는 친구가 생각나서 부탁했고요. 사적으로 아는 친구는 아니고, 팬으로서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예요. 제 목소리가 텁텁하다면 상큼한 느낌이랄까요.

이진아, 홍갑이 노래를 부른 이유는 사실, 이번 앨범이 러닝 타임이 길기 때문에 중간에 다른 목소리로 앨범을 환기 시키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요. 그래서 중간에 곡을 넣었죠.


'약속할게'

오늘은 네가 말썽을 피웠다고 새로 세탁한 카펫에 쉬를 했다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 야단을 치고 말았지만

다신 그렇게 말하지 않을게 약속할게

너에게 난 얼마나 커다랄까 너에게 난 정말 강해보일까

누군가 이런 말을 전했지 우리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힘센 거인이라고 뽐내듯 네가 얘기했다는 그 말

골목길에서 이웃집 강아지에게 오늘 또 네가 왕왕왕 짖었다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 야단을 치고 말았지만

다신 그렇게 말하지 않을게 약속할게

사실 아빠는 거인이 아니란다

사실 아빠도 참 약한 사람이란다


-수록곡 중 '약속할게'는 '문수의 비밀'에 이어 6년 만의 강아지송이다. 반려견 보현이도 목소리로 등장하는데.

▶제가 시골에 살다 보니 동네분들이 개를 한 마리 씩 키우세요. 강아지 데리고 산책을 가면 동네 개들이 다 짖어요(웃음). 특히 앞집 개가 사납게 짖어요. 동네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제가 보현이에게 야단을 크게 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아, 내가 야단을 치거나 소리를 높이거나 윽박지르면 얘(보현이) 입장에서는 굉장히 공포스럽겠구나. 사람으로 치면 이만큼 큰 사람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소리로 야단을 치는 거잖아요. 얘한테는 나밖에 없는데. 그래서 이 노래를 쓰게 됐어요. 그 이후로는 야단도 안치고요. '약속할게'에는 보현이 목소리도 나와요. 집에서 녹음도 했어요. 뮤직비디오도 찍었어요. 제가 집에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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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이 /사진=오하나, 조윤석(루시드폴)


-6집 '꽃은 말이 없다.'에서는 앨범 제목에 마침표를 찍었는데 이번 7집 '누군가를 위한,'에서는 쉼표를 찍은 이유는.

▶앨범 제목을 두고 여러 가지를 생각했어요. 그 전에 후보였던 제목들이 지금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누군가를 위한,'처럼 제목에 쉼표를 쓴 건 누군가를 위한 앨범, 누군가를 위한 동화, 누군가를 위한 귤...뭐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그랬어요. 디자인적으로 보면 없는 게 깔끔한데 굳이 쉼표를 넣겠다고 그렇게 했습니다(웃음).

-특별한 '누군가'가 있는 건지.

▶이번 앨범 영어 제목을 보내달라고 해서 문득 생각난 게 'Someone, Somewhere' 였어요. 제가 음악을 듣다 보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좋은 뮤지션들이 많아요. 음악을 찾아서 듣고 음반을 아마존에서 구입해 듣고 페이스북에서 뮤지션을 찾으면, 있어요. 당신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메시지를 보내면 깜짝 놀라요. 어떻게 멀리서 내 노래를 알았냐고 해요. 그분들은 저란 존재를 모르고 한국에 내 노래가 갈까 짐작 못했을 텐데요. 저는 분명 어디선가 누군가는 내 노래를 듣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분명히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 같은 곳까지도 감성의 연대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일본에서 작은 기자간담회가 있었어요. 그분들은 아마 한글 가사를 이해를 못하시겠죠. 그런데 제 노래를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런 세상 누군가, 어딘가를 위한 희망, 믿음을 담아서 제목을 붙였어요.

루시드폴 "나는 내 목소리가 싫다"(인터뷰⑤)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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