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파란 "극장 음향 시스템, 관객 모독 행위" ③

[韓영화 장인 릴레이 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6.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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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파란 음악감독/사진=임성균 기자


한국영화계에서 음악감독 타이틀을 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으로 음악감독이란 타이틀을 다는 곳은 한국 밖에 없다. 외국에선 크레딧에 필름 작곡가라고 명명한다. 삽입곡을 넣는 수준이었던 영화 음악 작업이 체계적으로 바뀐 것도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삐삐밴드로 활동하던 달파란이 음악감독을 하게 된 것도 1997년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를 같이 하게 되면서부터다. 현재 음악감독을 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인디음악을 했거나, 영화와는 다른 음악작업을 하던 사람들이다. 달파란은 장영규와 방준석, 이병훈 등과 복숭아 프로젝트란 모임을 만들어 영화음악 작업을 공동으로 하면서 한국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달파란은 "가끔 어떻게 하면 음악감독을 할 수 있냐고 묻는 후배들이 많다. 그럴 때면 무조건 많은 경험을 해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도 음악감독을 하는 사람들은 30대 후반에서 40대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만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달파란도 시나위, H20, 삐삐밴드 등 록밴드 활동을 거쳐 디제잉에 재즈, 일렉트로닉에 오케스트라까지 공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코어 오케스테레이션(영상 음악을 작곡하여 관현악으로 편곡하는 작업)을 할 때는 스트링(현)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관악기)과 현(현악기)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지는 톤이 중요하다. 그 밸런스를 맞추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달파란 스스로도 베이시스트 출신이지만 현악기가 아닌 관악기가 주는, 부드러운 음색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고,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많은 경험과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달파란은 "영화음악 작업을 할 때는 크리에이티브(창조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그건 배워서 되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경험과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음악은 자기 예술성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긍극적으로 협업이다. 감독과 서로 대화를 해서 만드는 작업이기에 대화하는 방법 역시 경험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 음악감독으로 그에게 지금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바로 극장이다.

달파란은 "멀티플렉스가 대부분인데 관과 관 사이에 기본적으로 차음이 안된다. 옆 관에서 상영되는 영화 소리가 다른 관에서 바로 들린다. 이건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수십번, 수백번 작업실에서 음악을 영화에 입혀도 극장에서 제대로 구현이 안되는 게 허다하다는 것도 문제다."

관과 관 사이, 차음이 안되다 보니, 경우에 따라 극장에서 왼쪽과 오른쪽 스피커를 따로 조정하는 경우도 많다. 우퍼(아래에서 음을 웅장하게 깔아주는 장치)는 바닥이 울린다고 아예 꺼버리는 극장도 많다. 이러니 음악에 가려져 대사가 안 들린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실제 '곡성'도 빗소리에 가려져 대사가 안 들린다는 비판이 종종 있었다.

"음악과 음향을 디자인하고 영화에 입혀도 극장에서 제대로 구현이 안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멀티플렉스라는 게 다양한 영화를 보여준다고 만든 게 아닌가. 그렇다면 제대로 된 영화 관람 환경을 갖추는 게 가장 우선이지, 어떻게 스피커를 꺼버리고 상영하는 곳이 있을 수 있나."

극장과 관객, 모두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점이다. 극장은 반성을, 관객은 분노를 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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