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박유천 /사진=스타뉴스 |
"피소 됐다", "전달 받지 못했다", "소취하 됐다", "전달 받지 못했다".
지난 13일 인기 아이돌그룹 JYJ의 멤버 박유천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고 한 방송사에서 보도한 이후 보도와 박유천 측 사이 오간 내용이다.
JTBC '뉴스룸'에서 박유천의 피소 사실을 보도하자 박유천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즉각 보도자료를 냈다.
"상대 측의 주장은 허위 사실을 근거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며 향후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입니다. 저희는 유명인 흠집내기를 담보로 한 악의적인 공갈 협박에 타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향후 박유천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아울러, 이 건은 아직 경찰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피소 사실을 받은 바 없습니다.
또한 피소 보도 자체만으로 박유천의 심각한 명예 훼손인 만큼 조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성급한 추측이나 사실 여부가 확인 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 자제를 부탁 드립니다."
이후 14일 오전까지 박유천 관련 엄청난 수의 관련 기사들이 나왔다. '박유천'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자 각종 어뷰징 기사들도 넘쳐나기 시작했다. 추측성 기사들도 더해졌다.
씨제스 측은 이에 이날 오전 11시께 또 한번 보도자료를 냈다.
"당사는 박유천 피소 기사 관련 미확인 보도와 추측성 기사가 계속 되고 있어 보도 방향에 대한 쟁점을 바로잡고자 합니다.
13일 저녁 JTBC에서 최초 보도된 피소 내용은 경찰 측의 공식 수사 내용에 기반하지 않은 출처 불명의 과잉 보도 이며 이로 인한 박유천의 심각한 명예훼손이 우려됩니다.
박유천의 피소 내용의 진위 여부는 밝혀 진 바 없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마치 박유천의 혐의가 인정 된 것처럼 보도된 기사는 사실 여부와 멀어진 추측성 보도이며 명백한 명예 훼손입니다.
아울러, 온라인 상에서 확인된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차별적으로 확대 및 재생산 되는 행위 또한 심각한 명예 훼손으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것입니다.
박유천은 경찰서로 부터 공식적인 피소 내용을 전달 받은 바 없으며, 향후 경찰 측의 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수사에 충실히 임해 무혐의를 입증할 것입니다. 경찰 수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에 대한 근거 없는 추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추측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자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각종 보도들이 더 해졌고 이날 오후에는 일명 '찌라시'까지 다양한 내용으로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찌라시' 중에는 박유천이 거액을 주고 합의를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 6시가 넘어 박유천을 고소했던 측에서 고소를 취하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씨제스 측은 또 다시 보도자료를 냈다.
"박유천은 경찰서로 부터 공식적인 피소 내용을 전달 받은 바 없고 또한 고소 취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경찰 측으로 부터 내용을 전달 받은 바 없습니다
어제 입장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이 고소 건은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이었고 진위 여부가 가려진 바 없습니다. 저희는 지속적으로 말씀 드린대로 박유천은 혐의가 없고 성급한 보도로 인해 치명적인 명예훼손을 당한 상태입니다.
다만, 보도를 통한 고소 취하 사실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이는 저희가 지속적으로 대응한 박유천 무혐의를 입증 하는 내용이므로 향후 경찰 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경찰 수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에 대한 근거 없는 추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씨제스 측은 최초 보도 이후 계속해 "박유천은 경찰서로부터 공식적인 피소 내용을 전달 받은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14일 고소취하 보도 이후에는 "고소 취하도 경찰로부터 내용을 전달 받은 바 없다"고 했다.
관련 당사자는 계속해 피소 사실 자체를 전달 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보도는 피소를 넘어 이미 소취하까지 나오고 있다. 소취하가 통상 합의를 전제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보도만으로 이미 박유천은 상대방과 합의까지 마친 게 돼버렸다.
경찰은 이날 박유천 관련 피해 주장 여성이 소취하를 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결국 또 하나의 추측성 기사가 나온 셈이다.
죄를 지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박유천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일방적 주장'과 그에 따른 보도만 나왔을 뿐 박유천은 이 건과 관련돼 피소 사실을 전달 받거나 조사 일정을 통보 받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보도는 이미 그를 범죄자로 낙인 찍고 매일 같이 '기사'라는 이름 하게 단죄 중이다. 무분별한 보도가 형벌보다 더 가혹하게 이뤄지고 있다.
법보다 보도가 누군가를 먼저 처벌할 이유는 없다. 설사 박유천이 일방 주장대로 혐의가 있더라도 유죄판결 확정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다. 박유천은 이미 각종 보도만으로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가혹한 '펜의 형벌'을 그만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