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롯데의 위안, 영건 그리고 젊은 피의 성장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6.06.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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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포수 김준태(왼쪽)와 투수 박진형. /사진=뉴스1





롯데 자이언츠는 현재 28승 33패로 리그 6위에 자리하고 있다. 5할 승률에는 5승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전체적인 전력만 놓고 본다면 지금의 성적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다소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잡을 수 있는 경기도 여러 차례 놓쳤기 때문이다.


그래도 위안은 있다. 예년과 달리 '영건'들과 함께 야수진에서 젊은 피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에서는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중반의 주전급 선수들은 확실했지만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간간히 단기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는 선수들도 있긴 했지만,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서는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15일 고척 넥센전에서 배터리를 이룬 포수 김준태(22)와 선발투수 박진형(22)은 각자 위치에서 제 몫을 해내며 팀의 2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휴식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강민호를 대신해 두 경기 연속 포수로 선발 출전한 김준태는 14일 고척 넥센전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한데 이어, 15일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하위타선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박진형도 5이닝 동안 125구를 던지며 5이닝 3실점을 기록,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반짝 활약이라고 보기엔 이들의 활약은 비교적 꾸준하다고 볼 수 있다. 5월 말부터 주로 대타, 대수비로 경기에 나선 김준태는 자신이 출전한 10경기에서 타율 0.462(11타수 5안타), 5타점으로 괜찮은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또한 경험이 크게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포수로써 제법 안정된 수비 능력까지 선보이며 강민호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워냈다. 5월 중순까지 구원으로만 등판했던 박진형도 5월 말부터 선발진에 자리를 잡은 뒤 2승 1패를 기록하며 송승준 등이 이탈한 선발진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물론 경험이 부족한 만큼 투구내용과 경기 운영 면에서 다소 부족한 모습이 보이지만, 그는 위력적인 포크 볼과 함께 담대한 배짱을 선보이며 롯데 팬들의 기대감을 드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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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1루수 김상호(27). /사진=뉴스1





두 선수의 활약만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공격력 측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냈던 1루수 자리에도 걸출한 새 얼굴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오른손잡이 1루수 김상호(27)다.

2012년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6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김상호는 2012년부터 두 시즌 동안 도합 33경기에 나섰으나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채 상무에 입대했다. 그러나 김상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올해 5월 초부터 팀의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았고, 현재까지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4홈런 28타점으로 제법 괜찮은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동안 1루 자리를 책임진 박종윤(34)에 비해 수비력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수비력이 나쁜 편도 아니고 그만큼 공격에서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에 있어 더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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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토종 선발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박세웅(21). /사진=뉴스1





올 시즌 들어 팀 선발진에서 토종 선발로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박세웅(21)의 성장 역시도 눈여겨 볼만 하다. 지난해 5월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로 이적한 박세웅은 다소 아쉬운 성적(2승 11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2015시즌을 마쳤지만, 올 시즌에는 12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 6승을 거둔 레일리에 이어 린드블럼과 함께 두 번째로 많은 승수를 수확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들어 기복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박세웅은 4월 한 달간 3승 1패 평균자책점 3.05로 선전한 뒤, 5월에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8.74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6월 들어 나선 3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안정감과 함께 이닝 소화력 측면에서도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팀의 토종 선발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는 '베테랑' 송승준(36)이 손꼽혔지만, 두둑한 배짱을 갖춘 박세웅은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팀 내 토종 선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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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포수 안중열(21)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사진=뉴스1





이게 끝이 아니다. 현재는 퓨처스리그에 머물러 있지만, 또 한 명의 어린 포수 안중열(21) 역시도 보여줄게 많은 선수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박세웅과 함께 kt에서 롯데로 건너온 안중열은 클러치 능력과 함께 제법 괜찮은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1군 무대에서 레일리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레일리로부터 신임을 받는 등, 가능성뿐만 아니라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강민호의 뒤를 이을 유망주 포수로 롯데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여전히 성적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자리를 잡고 두각을 드러내는 '영건'들을 비롯한 젊은 피들이 있는 만큼 롯데의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유망주들이 별로 빛을 보지 못했던 롯데에서 이들은 조금씩 자신들의 이름을 팬들에게 알리고 있다. 롯데가 지속적으로 5강 경쟁을 펼쳐나가는 가운데, 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가는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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