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특집]공유와 마동석, 안소희 '부산행' 탑승 배경은? ③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7.05 10:40 / 조회 :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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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김수안/부산행 스틸
공유와 김수안/부산행 스틸


'부산행'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돼지의 왕'과 '사이비'로 한국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오른 연상호는 새로운 작품으로 '서울역'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서울역'은 가출 소녀, 노숙자, 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 등 다양한 군상이 오가는 서울역에 좀비가 창궐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 세계를 단순히 한 편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서울역' 후속을, '부산행'으로, 그것도 실사영화로 만들겠다는 어쩌면 황당한 기획이 시작됐다. 한국 상업영화로 제대로 시도된 적이 없는 좀비물을, 100억대 영화로 만들면서, 그것도 처음으로 실사영화에 도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메가폰을 잡겠다는 것.

이 말도 안되는 기획은, 연상호 감독 작품을 줄곧 투자 배급해온 NEW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궤도에 올랐다. 문제는 배우 캐스팅.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면서 연상호 사단이라 불리는 배우들과 같이 작업을 해왔다. 오정세, 박희본, 김혜나, 김꽃비 등등 독립영화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과 더빙 작업을 계속 해왔다.

좋은 배우들이지만, 100억대 영화를 책임지기에는 무게감이 작았다. 감독이 신인이면, 배우는 흥행력이 보장돼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느 영화가 마찬가지지만 '부산행' 캐스팅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시나리오 때문.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배우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게 가장 컸다. 결국 마동석이 맡기로 한 역할 외에는, 좀비와 맞서기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역할들이라, A급 배우들이 줄줄이 고사했다. 로맨틱한 배우도, 오랜 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배우도, 시나리오는 재밌지만 보여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이유로 손을 내저었다.

공유는 달랐다. 공유는 '부산행'에서 펀드 매니저로 딸을 데리고 부산까지 가는 가장 역할이자 영화를 이끄는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공유는 시나리오를 받은 지 이틀 뒤에 "오케이" 했다.

제작사 레드피터의 이동하 대표는 "공유가 시나리오 상 주인공이 안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안 드러나도 좋으니 영화가 끝나고 관객이 극장을 나설 때 먹먹할 수 있는 장르 영화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마동석과 정유미/부산행 스틸
마동석과 정유미/부산행 스틸


공유가 합류하면서 캐스팅에 박차가 가해졌다. 임신한 아내를 지키며 좀비를 때려 잡는 남편 역할은 당연히 마동석이었다. 마동석은 보란 듯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동석의 아내 역할도 쉬운 캐스팅은 아니었다. 임산부에, 보여줄 게 없다는 이유였다. 결국 믿고 보는 배우 정유미가 낙점됐다.

젊은 커플로 최우식과 안소희, 그리고 공유 딸 역할에 김수안까지, 그렇게 '부산행' 탑승자들이 결정됐다. 사실 안소희는 막차를 탔다. 안소희 역할은 10년이 넘게 최정상을 지키고 있는 걸그룹의 멤버가 하기로 했었다. 대본 리딩까지 했다. 그렇지만 걸그룹 일정이 영화 촬영 일정과 맞지 않아 무산됐다. 그러던 차에, 연상호 감독이 우연히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 모친상에서 안소희와 만났다. 마침 안소희 소속사에선 그 역할로 '부산행' 제작사 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답이 없었던 차였다. 이틀 뒤에 안소희 소속사로 같이 일을 하자는 연락이 갔다.

신의 한수로 꼽히는 김수안은 오디션으로 최종 선발됐다.

배우들은 촬영 초반에는 연상호 감독을 긴가민가했다. 너무 오케이가 빠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배우가 다시 찍자고 해도, 이미 오케이컷이 나왔다며 손을 내젓기 일쑤였다. 불안한 배우들끼리 모여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다가 현장 편집본을 보고, 점차 촬영에 속도가 붙으면서, 믿어도 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렇게 '부산행'은 쾌속 질주를 시작했다.

최우식과 안소희/부산행 스틸
최우식과 안소희/부산행 스틸


우선 지난 5월 열린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일차 종착점이 됐다. '부산행'은 이번 칸국제영화제에 공식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연상호 감독은 일찍이 '돼지의 왕'으로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었다.

내부적으론 올해 '부산행'은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기로 일찌감치 결정이 됐었다. 그 만큼 매력이 컸다는 뜻이다. 그런데 공식 부문에서 '부산행'에 러브콜을 보냈다. '부산행' 결과물을 보더니, 칸영화제 쪽에서 공식 부문에서 상영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이다. 그 만큼 칸을 매혹시켰다는 뜻이다.

'부산행'이 칸국제영화제 기간 중 첫 주말에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상영된 건, 이 영화가 화제의 중심에 설 것이란 계산이 섰기 때문이기도 하다. 통상 영화제 기간 중 첫 주말에는 화제작이 몰린다. 영화제 흥행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부산행'은 칸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설국열차'+'월드워Z'"란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단순히 좀비 장르로만 소비되지 않고,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는 평도 받았다. 칸을 찾은 연상호 감독과 공유, 정유미, 김수안은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에 활짝 웃었다.

'부산행'은 7월20일 한국 관객과 만난다. 올 여름 한국영화 빅4 중 가장 먼저 개봉일을 확정했다. 보통 가장 자신 있는 텐트폴 영화가 여름 극장가 개봉일을 선점하곤 한다. 알아서 피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NEW는 '부산행' 흥행을 자신 있어 한다. 여름 극장가에서 한 번도 흥행의 단 맛을 보지 못했던 NEW는 이번에야 말로 승부를 보겠다고 기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부산행' 프리퀄이 돼 버린 '서울역'을 8월에 개봉시킨다는 전략을 짠 것도 그 만큼 자신 있다는 뜻이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이 한국형 좀비물을 더욱 활용할 복안도 갖고 있다. 그는 칸국제영화제 기간 미국 에이전시 등에서 러브콜을 받아 여러 미팅을 가졌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형 좀비물을 미국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적으로 한국만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고립됐다는 설정이다. '부산행'이 성공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과연 칸을 거쳐 한국에 도달한 '부산행'이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해 새로운 좀비 월드를 세울 수 있을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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