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 /사진=김창현 기자 |
엠넷 '언프리티랩스타3' 파이널무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나다(25, 윤예진)는 꼭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촬영 후 개인 인터뷰까지 마치니 새벽 4시. 숙소 인근 포장마차에서 와썹 멤버 다인 지애와 마주했다. 너무나 기다렸던 짜릿한 목넘김이었다. 너무도 마시고 싶은 술이었는데, 1병 마시니 졸음이 쏟아졌다. 정신을 부여잡았지만 어느새 숙소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깊은 '꿀잠'을 잤다. 깊고 긴.
"정말 '꿀잠'이었어요. '언프리티랩스타3' 촬영하는 3개월 동안 짧으면 2시간, 길면 4시간밖에 못 잤거든요. 심지어 미션 있는 날은 가사를 쓰느라 밤을 꼬박새는 게 다반사였죠. 자면서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나 이렇게 오래 자도 되나?'."
자고 일어나니 세상은 바뀌어 있었다. 2013년 와썹으로 데뷔 후 나다가 그토록 갈망하던 '인지도'란 게 생겼다. 나다는 차가 없다. 운전면허가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길거리에서 이제 사람들이 나다를 알아본다.
"어머, 나다 아니에요?". "네, 맞아요." 그리고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어준다. '언프리티랩스타3'가 바꾼 나다의 모습이다.
나다는 이번 '언프리티랩스타3'에서 총 6개의 개인 트랙 중 3개를 따냈다. 아쉽게도 파이널 무대에선 자이언트핑크에 져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래도 나다는 즐겁다고 했다.
"전 아름다운 2등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최대 수혜자죠. 반지의 제왕이고요. 물론 우승자 타이틀은 없지만요(웃음)."
나다가 '언프리티랩스타3'에 도전한 이유는 '돈'과 '인지도' 때문이었다. 와썹으로 데뷔 후 햇수로 4년이 됐지만 아직 정산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나다는 "한 게 없으니 회사에서도 줄 게 없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인지도'가 절실했다. 그걸 나다가 해냈다. 와썹 멤버들은 나다의 '언프리티랩스타3' 출연으로 컴백 시기가 늦어졌지만 오히려 밝아졌다.
"멤버들이 저를 아주 칭찬해줘요. 잘했어, 잘했어 이러면서요. 제 개인 스케줄도 많아졌지만 와썹 스케줄도 많아졌거든요. 그 전까지는 와썹이나 저나 스케줄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버는 게 없으니까요. 저, 가사 쓴 걸로 분기별 저작권료를 받는 데 그게 10만원 정도였어요. 월이 아니라 분기요. 그런데 이제 아주 만족스러워요(웃음)."
나다는 '언프리티랩스타3' 본방송에서 당차고 자유분방하게 나왔지만, 방송 중 공개된 사전인터뷰 영상에서는 제작진에게 정말 절실하게 출연을 갈구해서 눈길을 끌었다. 사전인터뷰 영상에서도 나다는 "돈을 벌고 싶다"고 제작진에게 간곡하게 출연을 요청했다.
"솔직히 말하면 사전인터뷰나 제작진 미팅에서 '언프리티랩스타3'에 왜 나오고 싶냐고 물을 때 돈과 인지도 밖에 없다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솔직하고 당돌한 발언이죠. 내가 랩을 잘하는 데 내 랩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거나 그런 게 아니었어요. 와썹이 활동을 안한지가 오래됐는데, 우울하더라고요. 벌이가 없으니 정산도 없었고요. 부모님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는데, 나이도 있고 이래저래 힘들었죠. 제가 그 전에는 덩치가 컸는데 어느새 살이 쪽 빠지더라고요. 밥을 덜 먹어서 그런 거예요. 돈이 없어서. 그래서 돈 벌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인지도가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나다는 "돈을 벌어야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인지도가 꼭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언프리티랩스타3'에 꼭 나가야 했다"고 말했다.
"시즌1, 2를 봤는데 여기 나가면 힘들 거라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꼭 나가야 했어요. 힘들어야 얼마나 힘들겠어요. 현실 때문에 꿈이 좌절되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원하던 목표는 달성했냐"고 물으니 나다는 "아쉬운 게 하나도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어요. 힘들긴 힘들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언프리티랩스타3' 하는 동안 스케줄이 빡빡했는데, 그 전에는 무대에 너무 오르고 싶었는데 못 하다가 무대가 많이 오를 수 있으니까 너무 힘들어도 한편으로는 너무 감사했죠. 힘들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 내가 무대에 얼마나 서고 싶었는데…."
(인터뷰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