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한컷] 김의성 "N을 빼먹다니" 서울대 출신 배우의 자수

부산=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10.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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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레드카펫 배우 김의성 1인 피켓팅, INDEPENDENT에서 알파벳 철자 N이 빠졌다/사진=이동훈 기자


올 여름 영화 '부산행'에서 최고의 악역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의성이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냈습니다.

지난 7월 개봉한 '부산행'에서 좀비로 가득찬 부산행 KTX에 탄 버스회사 상무 용석 역을 맡았던 김의성은 제 살 길만을 찾아 움직이며 남들을 위험에 몰아넣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관객의 미움 아닌 미움을 받았습니다. 악역 김의성을 향해 "명치를 한대 때리고 싶다"라는 의견들이 줄을 이은 가운데, 김의성은 자신의 SNS를 통해 "'부산행' 관객이 1300만명을 넘기면 마동석에게 '명존세'(명치를 세게 맞는 것)를 해달라고 하겠다는 위험한 공약을 걸었습니다. 다행히도(?) '부산행'이 1300만 명을 넘지 못해서 그의 '명존세' 공약은 무산됐지만, 김의성 연관검색어 1위는 여전히 '명치'입니다.


김의성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이자 개막작 '춘몽'에 특별출연한 인연으로 레드카펫과 개막식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날 레드카펫에서 김의성은 "부산영화제의 독립을 지지한다"(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라는 종이를 들고 레드카펫에 올라 1인 피켓팅을 했습니다.

'다이빙벨' 상영 이후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 자율성 확보를 위해 2년 여간 갈등과 내홍을 겪었던 부산국제영화제를 향해 "독립성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입니다. 다른 배우들과 감독들은 모두 조용히 레드카펫을 지나갔지만, 김의성만 홀로 이런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가 쓴 메시지를 자세히 보면 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독립을 뜻하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에서 알파벳 n이 빠져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김의성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입니다. 공부도 잘했고, 뛰어난 연기력까지 갖추고 있는 그가 공개석상에서 의지를 담은 피켓팅 시위를 했는데 알파벳 철자 실수를 했다니 괜히 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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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의성 SNS


김의성은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 '자수' 했습니다. 그는 "오늘 부산영화제에서 평생 놀림당할 일을 저질렀습니다. N을 빼먹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자신의 실수로도 소통하는 센스있는 모습에 네티즌들 역시 열띤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의성은 지난 7일 진행된 부일영화상에서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김의성은 "영화계가 발전하고 있지만, 뒤에 있는 스태프들이 고생하는 만큼 주목받지 못하는거 같아 안타깝다. 특히 영화계에서는 남녀성비가 너무 불균형하다. 여성영화인들이 일하기 힘든 환경인데 힘을 내서 더 많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라는 의미 있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현장에서 자신의 연기에 몰두하는 것 뿐 아니라, 영화 촬영의 미래와 스태프들의 환경까지 고민하는 그 모습에서 배려심 넘치고 사려 깊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생 놀림당할 일을 저질렀다지만, 그의 의지도 계속 회자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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