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대구 희망원 실태고발..공식 입장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10.0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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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복지시설인 대구 희망원의 인권유린 실태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가려진 죽음- 대구 희망원, 129명 사망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대구광역시립희망원 관련 의혹,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은 대구 희망원에서 수십 년간 자행된 인권유린을 추적하고, 왜 최근까지 그 실상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는지 그 의문을 파헤쳤다.


1958년 설립된 대구 희망원은 이후 대구시 직영으로 운영되다 1980년 4월부터 대구대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에서 수탁받아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각종 인권유린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시설에서 최근 2년 8개월 동안 수용인원의 10%에 달하는 1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국가로부터 대구 천주교구가 희망원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건 1980년으로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 직전 만든 국보위(국가 보위 비상대책위원회)에 대구대교구 신부 2명이 참여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임성무 전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은 "가톨릭이 사랑으로, 자비로 돈을 모으고 정말로 '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시설을 만들어주자'라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왔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가에서 (희망원) 운영권을 수탁 받은 것이다. 독재 권력을 위해서 그들을 비호하고, 그러면서 (대구 천주교는) 이익을 챙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1월 대구시 주요 기관에 도착한 대구 희망원 관련 익명의 투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제작진이 입수한 투서에는 각종 횡령, 시설 직원들의 생활인 폭행 및 사망 사건 등에 관한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고, 특히 급식 비리와 생활인 노동 착취를 언급한 내용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대구 희망원 전 부원장이 한 여성생활인을 월 4만원을 주고 장애가 있는 아들의 돌보미 및 가사 도우미로 썼다는 증언도 나왔다. 심지어 성추행 정황도 드러났다. 심지어 해당 여성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그는 2011년 패혈증 증세로 일반병원에 입원했다 다음날 대학 병원에 이송됐으나, 그 다음날 다시 일반 병원으로 옮겨진 뒤 6일 뒤 숨졌다.

이 여성의 지인은 "한 달에 4만 원을 받았는데 설거지, 청소 이런 걸 다 했다. 그런데 (부원장 아들이) 브래지어하고 팬티만 입고 목욕을 시켜 달라 이야기를 했다더라"로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전 부원장과 아내는 언급을 회피했다.

어린 시절 대구 희망원에서 지냈던 한 남성은 과거 구타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개줄로 묶어서 자물쇠를 채워서 꼼짝 못 하게 하고, 3일을 패는데 맞다가 기절했다가 또 팼다"면서 "일주일에 5명 정도는 죽었다"고 끔찍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천주교에서 운영한다고 하니까 그 안에서 잘 짜져서 돌아가는구나 싶었는데, 이게 지금 대한민국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한탄했다.

한편 대구시립희망원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그간의 일로 희망원을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9월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가 있었으며 현재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후 본원의 공식적입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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