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사진 왼쪽), 개막식이 열리는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 사진제공=베를린영화제 홈페이지 |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9일(현지시간) 개막, 11일 간의 영화 축제를 시작한다. 한국영화는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 총 6편이 초청됐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9일 오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다.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 재즈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를 조명한 프랑스 에티엔 코마 감독의 '장고'가 개막작으로 영화제의 문을 연다.
최고 영예 황금곰상을 두고 경합하는 경쟁부문에는 '장고'를 비롯해 총 18편이 초청됐다.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폴란드의 아그네츠카 홀란드, 영국 샐리 포터 등 저명한 감독들이 즐비하다. 독일 안드레스 바이엘, 이스라엘 오렌 모버맨, 독일 토마스 아르슬란, 일본 사부, 오스트리아 조제프 하데르, 포르투갈 테레사 빌라베르데 등도 이름을 올렸다. 실사 극영화 외에도 독일 안드레스 바이엘 감독의 다큐멘터리, 중국 리우 지앤 감독의 애니메이션도 경쟁부문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한국 작품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포함됐다. 홍감독으로서도 한국영화로서도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이후 4년 만의 베를린 경쟁부문 진출이다.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관계로 괴로워하는 여배우의 이야기로 김민희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의 수상 가능성과 함께 지난해 6월 불륜설에 휘말렸던 홍 감독과 김민희가 영화제에 동반 참석할 예정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컷 / 사진제공=베를린국제영화제 |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원초적 본능' 등으로 잘 알려진 폴 버호벤 감독이다. 암울한 시대상, 약자와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한편 유머로 관객을 배려했다는 올해의 라인업 중 어떤 작품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영화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외에 장우진 감독의 '춘천, 춘천', 디지털로 복원한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과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이 포럼 부문에 초청됐으며, 문창용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앙뚜'는 제너레이션 Kplus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현대 미술가 겸 영화감독인 차재민의 단편 '12'는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에 초청됐다. 또 한국영화는 아니지만 컬리너리 시네마 부문에 출품된 미국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은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스님을 통해 한국 사찰음식의 세계를 다뤘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는 베를린영화제에서 매년 개최하던 한국영화의 밤 행사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 등과 맞물려 영화인들이 영진위 김세훈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한 결과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오는 1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