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이 미나 /사진=이동훈 기자 |
후지이 미나(29, 藤井美菜, Fujii Mina)의 첫인상은 딱, '한국인이 좋아할 것 같은 미녀'다. 미소가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능숙한 한국어 실력도 그녀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
후지이 미나가 한국 활동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후지이 미나는 최근 비브로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활동 시동을 걸었다.
후지이 미나는 앞서 지난 2012년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에 출연하며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FT아일랜드 이홍기와 가상 부부로 출연한 '우리결혼했어요' 세계판을 비롯해 KBS 2TV '해피투게더', MBC '헬로이방인', 온스타일 '겟잇뷰티'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친밀감을 더했다. 최근에는 차태현, 빅토리아 주연 영화 '엽기적인 그녀2'에도 유코 역을 맡아 출연하기도 했다.
후지이 미나는 지난해에는 일본 활동에 주력했다 TV도쿄 드라마 '닥터 조사반', 영화 '데스노트: 더 뉴월드' 등에 출연했다. '데스노트'는 오는 3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후지이 미나를 지난 23일 만났다.
후지이 미나는 예의 밝은 미소 그대로였다. 국내 활동 복귀를 앞두고 설렘이 느껴졌다.
"3월에 '데스노트'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얼마 전 버스에 영화 래핑 광고가 돼 있는 걸 보고 반가웠어요(웃음). 한국 활동을 다시 하니 설레요. 한국에 머물 때 올림픽공원에 자주 갔어요. 거기에 있는 토끼가 예뻐 자주 보러 다녔거든요. 이제 오랜만에 한국에 왔으니 예쁜 토끼 다시 보러 가야겠어요."
후지이 미나는 현재는 일본에서 대학교수로 재학 중인 부친이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1988년 태어났다. 생후 10개월째 부친을 따라 다시 일본으로 건너왔고, 17살에 찍은 인텔 CF가 유명해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후 2006년 영화 '심슨즈'로 데뷔했다. 고교시절 유명 연예인만 등장한다는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고시엔(甲子園) 포스터'를 찍는 등 주목받았다.
연예활동을 병행했음에도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아(그녀는 첫 연애를 대학 진학 후에 해봤다고 했다) 일본 명문대학 중 하나인 게이오기주쿠대학(慶應義塾大學) 문학부에 진학해 공부했다.
"아홉 살 무렵에 뮤지컬에 아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어린 나이에도 연기라는 게 재미있었어요. 인텔 CF가 화제를 모으고, 고시엔 포스터를 찍으며 이름을 좀 더 알렸죠. 일본은 고교 야구가 진짜 인기 있거든요. 고교시절 공부하는 교실 앞에 제가 야구공을 들고 웃고 있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데 기분이 좋으면서 살짝 부끄러웠어요(웃음)."
후지이 미나 /사진=이동훈 기자 |
대학에서는 인간과학을 전공했다. 심리학과 사회학이 결합된 학문이라고 후지이 미나는 설명했다. 학업에 열중했고, 앞서 밝혔듯 연애는 하지 못했다. 그녀는 "배우로서 활동하다 보니 다양한 경험이 있으면 좋은데 연애를 많이 못해 봐서 그런지 그런 감정을 제대로 못살려 조금 아쉬울 때가 있다"고 했다.
후지이 미나는 대학 시절 제2 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하면서 한국어를 익히기 시작했다. 당시 배용준 주연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고, '겨울연가'에 빠져서 한국어 공부에도 푹 빠졌다.
"'겨울연가'는 정말 좋아했어요. 제 첫 한국 여행지가 '겨울연가' 배경인 남이섬이었으니까요.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남이섬을 찾아가 드라마 흉내도 내고 그랬어요(웃음). 한국어는 대학시절 2년 정도 공부하고 이후 3년은 선생님을 모시고 말하기 연습을 하면서 익혔어요. 5년 정도 공부한 상태에서 일본, 한국 합작드라마에 오디션을 보고 출연했었죠."
후지이 미나는 "드라마가 좋아서 시작한 한국어 공부가 이제는 일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렇게 인연이 돼 이렇게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와의 인연을 맺어준 한국 드라마를, 후지이 미나는 지금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여자들의 이야기를 잘 다룬 '연애시대'에 한동안 빠져있었고, 최근에는 '그녀는 예뻤다'가 일본에서 방송을 시작해서 재밌게 봤어요. 한국에 와서는 '도깨비'에 푹 빠졌죠. 다시보기로 보고 있어요."
후지이 미나 /사진=이동훈 기자 |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은 어떤 느낌일까.
"일본과 한국 간 차이가 분명히 있죠. 저는 그런 차이가 오히려 재밌어요. 한국의 겨울은 정말 추워요. 제가 상상해왔던 것보다 많이 추웠어요. 제 고향 니가타는 겨울에 별로 안 춥거든요. 겨울에 밖에서 촬영을 하면서 느낀 게 이렇게 추운 환경에서 예능이나 드라마를 찍다니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많이 들었을 법한 질문이지만, "대체 왜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냐"고 물었다. 높은 인지도에, 명문대 출신 미녀 배우에게 도무지 부족한 점이 보이지 않았다.
"제가 1988년생인데 일본은 88년생 여배우가 정말 많아요. 개성도 많고 연기도 잘하는 분들이 많죠. 전 저만의 개성을 찾고 싶었어요. 외국 활동에 대한 동경도 있었죠. 기왕이면 일본에서 활동하는 것보다는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활동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 연기자 역시 공부를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끊임없이 익히고 배워야 하죠. 한국에서의 활동은 그런 배움 활동이 더 넓어지는 거라고 봐요."
"한국 배우들에 비해 본인만의 장점이 뭐인 것 같냐"고 하자 조금 생각하더니 "어렵다"라며 "외국인 역할을 하면 제일 잘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후지이 미나는 제2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익혔지만 단어 선택이 정갈했다. 실제 '겟잇뷰티'에 출연해서 뷰티 팁을 얘기할 때는 '생얼'이라는 단어가 아닌 '민낯'이라는 단어를 구사하는 등 '바른 한국어'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듯했다.
"처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대학에서 배워서 존댓말만 배웠어요. 친구들이 생겼는데 제 말이 딱딱하다고 했어요. '~했습니다', '~했습니까' 이랬으니까요. 반말을 배우라고 해서 그때부터 반말도 배웠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 TV프로그램을 보면서 편안한 한국어를 익혔죠. 지금도 한국에 머물 때는 무조건 한국 프로그램을 봐요. 자연스러운 한국말은 뷰티 프로그램이나 예능프로를 보고 익히죠."
후지이 미나는 근래 들어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한국어 공부를 많이 했다고 했다.
"제가 아이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많이 봤어요. 아이들을 보면서 '산토끼 토끼야' 같은 동요도 배웠죠(웃음). 대한, 민국, 만세나 사랑짱을 좋아해요. 참, 안보는 동안에 대박이가 너무 커져서 보기 좋았어요."
후지이 미나 /사진=이동훈 기자 |
후지이 미나는 한국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앞서 한국 활동과는 좀 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실제 '닥터 조사반' 등 일본 출연작 속 후지이 미나는 국내 작품 속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일본 작품에서는 한국과는 좀 달라요. 말을 빨리할 수 있으니 '닥터 조사반'의 변호사처럼 냉철한 역할도 연기할 수 있죠. 아, 제가 살인자 역할을 한 작품도 있어요(웃음). 3월에 개봉하는 '데스노트'에서도 지금까지 한국 분들이 기억해주시는 후지이 미나와는 좀 다를 거예요. 어, 후지이 미나에게 저런 모습도 있었어? 하실 겁니다."
#토막 질문 하나. 후지이 미나는 국내 진출시 이국적인 외모로 인해 혼혈 아니냐는 궁금증을 불렀다. 후지이 미나는 웃으며 "일본에서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일본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규슈 출신인데 그쪽이 남방계열이라 그런 것 같다. 제 큰 눈은 아버지의 눈을 꼭 닮았다"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