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지난달 28일 티저 예고편이 공개 되면서 관심이 치솟고 있습니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이후 4년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와 손잡았다고 해서 기획부터 화제를 모았습니다. 브래드 피트가 대표로 있는 할리우드 제작사 플랜B가 제작에 참여하고 릴리 콜린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데본 보스틱, 셜리 헨더슨, 다니엘 헨셜, 스티브 연 등 해외 배우들을 비롯해 안서현, 변희봉, 윤제문, 최우식 등이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죠.
참여한 스태프 면면도 화려합니다. 시나리오를 봉준호 감독과 소설 '프랭크' 작가 존 론슨이 함께 썼습니다. 촬영감독이 무려 다리우스 콘지입니다. CG는 '라이프 오브 파이'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은 에릭 얀 드 보어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습니다.
이런 다국적 프로젝트인데도 '옥자'에 대해 알려진 게 그다지 없습니다. 일단 '옥자'는 돼지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돼지가 옥자입니다.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돼지 옥자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옥자의 하나뿐인 가족인 산골 소녀 미자가 필사적으로 옥자를 찾아 나서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야기 얼개는 얼핏 킹콩이 떠오르지만, 봉준호 감독이 그렇게 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봉 감독은 "'옥자'는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며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아름답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옥자'는 그 둘을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옥자'가 어떤 이야기인지는 공개돼야 알 테고, 우선 몇 가지 궁금증에 대한 답을 풀어놓겠습니다.
넷플릭스는 '옥자'를 2017년 6월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히는 6월28일 공개됩니다. 다만 한국에선 그보다 먼저 선보일 수 있습니다. '옥자'가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개봉하고,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같이 공개될지는 아직 조정 중입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죠. 한국 고객 가입을 우선한다면 '옥자'를 극장에서 개봉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옥자'를 보고 싶은 사람은 넷플릭스에 가입하면 되니깐요.
그럼에도 '옥자'는 한국에선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동시에 추진 중입니다. 한국에선 '옥자'를 극장에서 개봉하면 당연히 돈을 벌겠죠.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니깐요. 눈앞에 돈과 가입자 증가, 넷플릭스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쪽에선 "'옥자' 프로젝트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옥자'를 놓고 넷플릭스와 한국 메이저 투자배급사들 간에 물 밑 접촉이 한창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을 탐내지 않을 투자배급사는 없겠죠. 하지만 걸림돌이 있습니다.
영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옥자'를 한국에서 극장 개봉과 동시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걸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극장 개봉 먼저, 이후 순차적으로 VOD서비스를 하는 한국 방식과 다릅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게 이런 뜻입니다.
한국 메이저 투자배급사 입장에선, 극장에서 개봉과 동시에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걸 고깝게 볼 리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와 P&A 분담 조정 등이 난제입니다.
그럼에도 '옥자'는 탐나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게다가 '옥자'가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다면, 한국 메이저 투자배급사로선 더 몸이 달 수 밖에 없습니다.
'옥자'는 오는 5월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봉준호 감독과 칸영화제 인연은 남다릅니다. '괴물'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죠. '마더'는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구요. '설국열차'는 후반 작업 일정 때문에 아쉽게 출품을 포기했습니다.
그런 만큼, '옥자'도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옥자' 쪽에서도 올해 칸영화제 출품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기획부터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는 걸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옥자'가 칸에서 공개되고, 호평까지 쏟아지면, 넷플릭스 입장에선 더 바랄 게 없겠죠. 한국에선 극장에서 공개되길 바라는 관객들도 훨씬 많아질테구요. 한국 메이저 투자배급사로선 어떻게든 '옥자'를 극장 개봉시키려 신경을 쓰겠죠.
물론 변수가 없는 건 아닙니다. 후반작업 일정이 아직 촉박하답니다. '옥자' 후반작업이 늦어지면 '설국열차'처럼 칸영화제 출품을 포기할 수도 있답니다. 봉준호 감독이 워낙 디테일에 신경 쓰는 사람이란 건 널리 알려진 바죠.
한가지 더. '옥자'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걸 원칙으로 하는 만큼, 촬영도 그 기반에 맞췄을까요? 영화는 극장 스크린에서 공개되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큰 스크린에 맞는 화면비율과 클로즈업 등 촬영기법을 결정합니다. TV와 모바일에서 공개되는 영상 콘텐츠와는 접근방식이 다릅니다. 아무래도 TV와 모바일 등은 작은 화면인 만큼 영화보다 클로즈업이 더 많이 들어가죠. 미쟝센도 다릅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런 걸 고려하고 '옥자'를 만들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냥 하던 대로 했답니다. 여러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봉 감독은 기획부터 촬영감독인 다리우스 콘지와 '옥자'에 맞는 촬영 방식을 고려했지, 어떤 툴에서 공개될지는 신경쓰지 않았답니다.
이 말인즉슨, '옥자'는 극장에서 보는 게 어쩌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소리기도 합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요.
과연 '옥자'는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일까요? 예상대로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될까요? 한국에서는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선보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한국에선 극장에서 6월 초 먼저 개봉하고 넷플릭스에선 다른 나라와 같이 6월28일 공개될까요?
새로운 방식인 만큼, 여러모로 관심이 쏠립니다. 여하튼 봉준호 감독의 영화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볼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