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ML은 오프시즌..스탠튼은 어디로?

장윤호 기자 / 입력 : 2017.11.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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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트아웃을 포기하고 양키스 잔류를 선택한 다나카 마사히로./AFPBBNews=뉴스1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는 벌써 다음 시즌을 향한 준비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공식적으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은 미 동부시간으로 7일 0시1분(한국시간 7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지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프론트 오피스는 이미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이 7차전 패배로 물거품이 된 LA 다저스는 우선 내년 구단옵션이 있는 안드레 이티어와 로건 포사이드에 대한 권리행사를 시작으로 팀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티어의 경우는 예상대로 1,750만달러의 옵션 행사를 거부하고 바이아웃 250만달러를 지불해 그를 프리에이전트(FA)로 풀어준 반면 포사이드에 대해선 내년 연봉 850만달러 옵션 권리를 행사해 붙잡았다. 이티어는 12년에 걸친 다저스 커리어를 마감하고 이번 겨울에 생애 처음으로 FA시장에 나서게 됐다.


한편 워싱턴 내셔널스의 포수 맷 위터스는 내년 1,050만달러 계약의 선수 옵션을 행사해 FA로 나서는 대신 내년 시즌에도 워싱턴에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지난 시즌 워싱턴과 2년간 2,100만달러 계약(2년차는 선수 옵션)을 맺었던 위터스는 올해 타율/출루율/장타율에서 모두 자신의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낸 것이 FA 권리행사를 포기하고 내년에도 워싱턴에 남기로 한 이유로 보인다. 그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그(위터스)의 투수진을 이끄는 능력은 비교불가 급이었고 그를 원하는 팀도 너무 많다”고 분위기를 띄웠지만 그는 워싱턴 잔류를 선택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우완투수 조니 쿠에토도 소속팀 잔류를 선택했다. 지난 2016년에 체결한 6년 1억3,000만달러 계약에서 마지막 4년을 무효화하고 옵트아웃해 FA가 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샌프란시스코에 남기로 결정했다. 쿠에토는 앞으로 4년간 평균 2,100만달러, 총 8,400만달러 계약이 남아있는데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8승8패, 4.52)과 그의 나이(내년이 만 32세 시즌)를 감안하면 FA로 나서 이보다 더 나은 계약을 얻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쿠에토에 앞서 그의 비슷한 결정을 내린 선수가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마사히로 다나카다. 다나카는 지난 주말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달러 계약의 남은 3년 계약을 무효화하고 FA로 나설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양키스에 남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쿠에토와 달리 다나카의 옵트아웃 권리 행사 포기는 예상 밖이었다. 다나카는 앞으로 3년간 6,700만달러 계약이 남아있는데 이번 달에 만 29세가 된 그가 옵트아웃을 행사하고 FA로 나섰더라면 투수로서 최전성기의 나이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호투(3경기 20이닝 10안타 2실점)를 감안할 때 이보다 훨씬 더 큰 계약을 쉽게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따라서 그의 옵트아웃 포기와 잔류선언은 양키스에게 뜻밖의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다나카의 복귀로 양키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뛰었던 팀의 선발진 가운데 CC 사바티아를 제외한 나머지 3명과 5선발 조단 몽고메리가 모두 돌아오게 됐다. 일각의 예상대로 사바티아와 1년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올해 선발진이 고스란히 내년에 돌아오게 된다. 사바티아와 재계약이 불발된다면 올해 불펜에서 매서운 위력을 과시했던(40경기(선발1) 5승, 1.83) 채드 그린을 선발투수로 복귀시킬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미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은 이제부터가 본격 시작이다. 이번 오프시즌에 가장 주목할 만안 사안들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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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홈런-132타점으로 홈런-타점왕에 오른 지안카를로 스탠튼. /AFPBBNews=뉴스1


■스탠튼은 어디로

올해 59홈런과 132타점으로 메이저리그 홈런-타점왕에 오른 마이애미 말린스의 거포 잔카를로 스탠튼이 내년 시즌 개막 때 무슨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는 이번 오프시즌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데릭 지터가 주축이 된 마이애미의 새 오너십 그룹은 팀 연봉의 대폭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를 위해선 팀내 최고액 연봉선수인 스탠튼을 내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스탠튼의 트레이드가 가시화되면 지역 여론이 거세게 반발할 것이 확실하지만 일단 현재까지 조짐은 그의 트레이드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탠튼은 내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2억9,500만달러의 계약이 남아있지만 2020년 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FA로 나설 수 있는 권리를 쥐고 있어 실제로 스탠튼을 데려가는 팀은 일단 3년간 그를 데려가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록 3억달러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계약을 갖고 있지만 그는 이달에 만 28세가 되는 젊은 선수인데다 이미 메이저리그 최고 거포로서의 능력을 입증했기에 만약 그가 트레이드 마켓이 나온다면 다저스와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능력이 되는 팀이라면 누구라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전망이다. 과연 누가 스탠튼을 붙잡을 수 있을지 그 경쟁만으로도 이번 스토브리그는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오타니는 어디로

이번 오프시즌의 또 다른 메이저 관심사는 일본의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3)가 과연 메이저리그에 뛰어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오타니가 이번 오프시즌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지난해 내내 계속 들려왔지만 해외선수들에 대한 샐러리캡 제도가 도입되면서 오타니의 진출여부는 아직 확실시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가 포스팅 금액에 대한 의견차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어쩌면 이번 오프시즌엔 오타니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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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만약 이 모든 문제가 해결돼 오타니가 포스팅된다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100% 응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오타니같은 엄청난 대어를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붙잡을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노사협상 계약으로 인해 만25세 이하 해외 선수로 계약하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만 가능하며 계약금 액수도 3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 사이로 제한된다. 그리고 그 계약금 액수는 그가 계약을 하는 팀의 인터내셔널 보너스자금 한도가 얼마나 남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오타니가 2년을 기다려 만 25세 생일이 지난 뒤에 메이저리그에 오면 모든 제한은 사라지고 그는 어떤 액수로도 계약을 할 수 있다. 당연히 2년을 기다린 후에 메이저리그에 오는 것이 그에겐 이득이지만 그는 지금까지 돈은 문제가 아니라며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하지만 현재 MLB와 NPB의 포스팅 액수 관련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오타니의 MLB 진출 꿈은 최소한 1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주목할 만한 톱 FA들

이번 오프시즌 FA 클래스 중 투수로는 제이크 아리에타와 다르빗슈 유, 타자로는 에릭 호즈머와 J.D. 마르티네스 등이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들로 이들은 모두 총액 1억달러 이상의 계약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선수가 마르티네스다. 시즌 중간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트레이드된 마르티네스는 올해 단 119경기에서 45홈런을 때려내고 메이저리그 전체 4위의 OPS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120경기 이하를 뛰면서 45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마르티네스 밖에 없다. 당연히 그는 이번 FA 클래스 가운데 최고의 계약을 얻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마르티네스가 최근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교체했다는 사실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하는 조짐으로 거론되고 있다. 스탠튼이 어느 팀으로 트레이드될지가 결정되고 나면 마르티네스의 주가가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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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첫 우승을 일궈낸 휴스턴이 FA시장에 적극 개입할지도 관심거리다. /AFPBBNews=뉴스1


■지갑을 활짝 열 구단은 누구

다저스는 올해 단 1승이 모자라 29년만에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놓쳤다. 양키스도 1승이 모자라 월드시리즈 진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시카고 컵스에 분패해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즌을 마감했고 컵스는 NLCS에서 다저스에 무너져 타이틀 방어 꿈이 좌절됐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궁극적인 챔피언 휴스턴에 고배를 마셔 탈락했다.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을 포함, 이들 팀들은 모두 내년 시즌에도 충분히 우승을 겨냥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하나같이 재정적으로 얼마든지 돈을 쓸 힘이 있는 팀들이어서 이번 오프시즌에 우승에 필요한 마지막 부품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 텍사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도 만만치 않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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