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마차도 트레이드 딜레마, 볼티모어의 선택은?

장윤호 기자 / 입력 : 2017.12.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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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 마차도 /AFPBBNews=뉴스1





과연 매니 마차도(25)를 트레이드 할 것인가.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기로에 놓였다. 문제는 팀의 슈퍼스타 3루수 마차도를 지금 시점에서 트레이드를 해야 하느냐 마느냐다. 이미 올해 내셔널리그 MVP인 홈런왕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뉴욕 양키스로, 에반 롱고리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가운데 또 한 명의 슈퍼스타 마차도가 팀을 옮기게 될 것인지가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직 만 25세에 불과한 마차도는 내년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클레이튼 커쇼(옵트 아웃을 할 경우, LA 다저스), 조시 도날드슨(토론토) 등과 함께 말 그대로 ‘슈퍼 FA 클래스’를 형성하게 될 선수다.

몇 년 전부터 내년에 FA로 풀리는 그를 붙잡기 위해 플랜을 생각해온 구단들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 그만큼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는 MLB 역사를 통틀어도 그리 많지 않기에 그가 FA시장에 나오면 치열한 영입전이 펼쳐질 것이 확실하다.


볼티모어는 이런 초특급 슈퍼스타를 지금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생각만큼 반응이 신통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지금 볼티모어의 상황은 아주 애매하다. 마차도 같은 선수를 내놓는 것을 생각하는 것부터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긴 하지만 계약이 1년 밖에 남지 않은 그를 그냥 데리고 있기도 매우 힘든 상황이다.

그를 데리고 있다고 해도 내년에 팀이 하위권을 벗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고 내년을 마치고 그가 그냥 떠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마차도가 FA로 볼티모어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볼티모어와 재계약할 의사가 있었다면 이미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따라서 선발투수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볼티모어는 그가 FA 자격을 얻기 전에 그를 트레이드 시켜 선발자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 승격이 임박한 다수의 유망주 투수들이나 현 메이저리그 투수 2명 이상을 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차도가 트레이드 시장에 오른 뒤 팀들의 반응은 볼티모어 입장에서 기대 이하였다. 오퍼는 여러 개 있었으나 마차도 같은 선수에 걸맞은(볼티모어 입장에서) 제안은 아니었다는 것이 볼티모어의 판단이다.

볼티모어 측은 "오퍼 수준이 상당히 달라지지 않는다면 마차도를 트레이드 시장에서 빼내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런 경고에도 불구, 오퍼 수준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자 21일(현지시간)에는 볼티모어가 마차도를 트레이드하지 않고 최소한 내년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까지 계속 팀에 남겨둘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헐값에 마차도를 내주느니 차라리 기존 팀을 유지하고 선수를 보강해 한 번 더 도전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볼티모어가 마차도를 포함, 기존 선수들은 모두 지켜내고 취약 포지션을 보강한다고 해도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에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올해 75승87패로 AL 동부지구 꼴찌를 차지한 볼티모어는 전력상 취약점이 너무 많아 쉽게 내년 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더구나 같은 동부지구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는 이번 오프시즌 홈런왕 스탠튼을 데려와 훨씬 더 강해졌고, 또 다른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도 막강한 전력을 갖고 있다. 지구는 달라도 리그는 같은 LA 에인절스도 오타니 쇼헤이와 이안 킨슬러, 잭 코자트 등을 영입하며 플레이오프 도전을 선언했다. 볼티모어로서는 앞으로 상당한 전력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승도전은커녕 꼴찌탈출도 버거워 보인다.

더구나 볼티모어에 설상가상 악재가 닥쳤으니 팀의 올스타 마무리투수 잭 브리튼이 19일 개인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내년 시즌 최소한 전반기를 뛰지 못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케빈 가우즈만과 딜란 번디 외엔 확실한 선발요원이 없는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마저 쓰러졌으니 그만큼 내년 포스트시즌 도전 꿈은 더 멀어졌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브리튼 역시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리기에 마차도와 마찬가지로 트레이드 미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선수였는데 이젠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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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 /AFPBBNews=뉴스1


결국 볼티모어 입장에서 보면 마차도 같은 슈퍼스타를 내놓고도 오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배짱을 튕기기도 쉽지 않은 처지에 놓인 셈이다. 고민이 깊어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마차도 같은 선수에 대한 오퍼가 그렇게 시원치 않을까.

그 이유는 마차도를 1년간 ‘렌트’할 만한 팀의 법위가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마차도가 FA로 가장 계약이 유력한 팀은 양키스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같은 지구팀 양키스에는 마차도를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자신들과 트레이드로 마차도를 영입한 뒤 곧바로 돌아서서 그를 양키스로 재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있는

구단도 협상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보도도 있었다.

문제는 마차도의 포지션(3루수 또는 유격수)에서 보강이 필요하고 그의 연봉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 팀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워싱턴 내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등은 모두 3루수와 유격수 포지션에 스타급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 마차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 중 컵스는 유격수 애디슨 러셀과 왼손투수 마이크 몽고메리, 중견수 알버트 알모라 주니어를 오퍼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볼티모어는 투수 한 명만으론 안 된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볼티모어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볼티모어는 이미 올해에도 브리튼과 마차도에 대한 트레이드 기회가 있었으나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고 결국은 조 꼴찌로 시즌을 마쳤다. 이젠 브리튼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트레이드 가치도 뚝 떨어졌다.

과연 마차도를 트레이드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이 끝난 뒤 그가 떠나가는 것을 그냥 지켜봐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헐값에 그를 내주기는 싫다.

이도저도 싫다면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그를 붙잡아놓고 그때 영입전이 달아오르길 기대해야 하는데 그것은 도박이다. 과연 볼티모어는 어떤 선택을 할까. 마차도 같은 특급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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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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