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AFPBBNews=뉴스1 |
'톰 크루즈, 종신교수직을 제안 받다!'
어느 날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학생들이 가끔 발간하는 장난신문에 1면 톱기사가 났다. 크루즈(Tom Cruise)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정교수로 임용되었다는 것이다. 톰 크루즈는 하버드대 로스쿨과 인연이 있다. '어 퓨 굿맨’(A Few Good Men, 1992)과 ‘야망의 함정’(The Firm, 1993)에서 명석하고 정의에 불타는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생으로 나왔다. 그래서인지 엉뚱하게 학장이 크루즈를 학교로 초청해서 감사패를 전달하는 일이 일어났다. 학교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다. 톰 크루즈가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소식은 이 일이 있은 후에 흘러나온 것이다.
장난신문은 톰 크루즈의 교수 임용에 대해 학교의 민권운동 단체가 "톰 크루즈가 백인 남성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하버드대가 다시 한 번 뿌리 깊은 인종주의를 드러냈다"고 학교를 비난했다는 사실도 같이 보도했다. 이 단체는 톰 크루즈보다는 우피 골드버그가 더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했다. 이 단체는 우피 골드버그가 최근에 발표한 학술 논문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몇몇 교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톰 크루즈 /AFPBBNews=뉴스1 |
한 25년 전에 내가 거기서 공부하던 때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몇 년 전에 크루즈가 다시 학교에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엔터테인먼트법 수업 시간에 초청되어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한 시간 동안 수업을 듣고 토론에 참여했다. 톱스타들이 의례 그렇듯이 크루즈도 초상권 침해 소송에 연루되었는데 자신의 경험을 수
업 시간에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학생들의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해 오랫동안 강의실에 머물렀다. 학생신문은 여기서 다시 '크루즈가 학교의 어떤 교수보다 더 수업 후 학생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주었다’고 보도했다.
1993년의 톰 크루즈 /AFPBBNews=뉴스1 |
톰 크루즈는 월드스타다. 그러나 빈한한 가정에서 자랐고 특히 아버지는 가정 폭력이 심했다. 뭐라도 일이 잘 안될 때는 크루즈를 구타했다고 한다. 15년 동안 14개 학교를 전전했다. 열아홉 살 때 브룩 쉴즈의 '끝없는 사랑'(Endless Love, 1981)에 단역으로 나온 것이 영화 데뷔다. 지금 시퀄이 준비되고 있는 '탑 건'(Top Gun, 1986)으로 슈퍼스타가 되었고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 1989)과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6)로 두 번 골든글로브상을 받았다. 히틀러 암살과 쿠데타 시도 사건을 그린 '발키리'(Valkyrie, 2008)도 내가 좋아하는 크루즈 영화다. 크루즈는 2007년부터 UA(United Artists)의 경영대주주다.
'발키리'는 UA의 경영에 참여한 후 사들인 첫 작품이었다.
본인은 섭섭할지 몰라도 톰 크루즈는 1996년부터 시작된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프랜차이즈로 가장 유명한 배우다. IMF(Impossible Missions Force)의 에단 헌트 요원 캐릭터다. 크루즈는 이 시리즈에서 항상 스턴트를 거의 다 직접 한다. '탑 건'에서도 크루즈는 트레이닝을 받은 후에 전투기를 직접 조종했는데 처음에는 구토를 하기도 했다. 마하 2까지 비행해 보았다고 한다.
크루즈는 헬기조종사이기도 하다. 헬기를 뒤집어 비행할 수도 있는 실력이다. 올 해 나오는 '미션 임파서블' 6편(Fallout)에서 선보인다. 4편(Ghost Protocol, 2011)에서는 두바이의 칼리파 타워를 맨손으로 기어 올라갔다. 타워 맨 위에 걸터앉아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래함 노튼은 그 사진을 보고 "이건 용감한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른 거다(미친 거다)"라고 놀리기도 했다.
스턴트 외에도 톰 크루즈 하면 'UFO 종교'로도 알려진 신흥 종교 사이언톨로지가 항상 따라다닌다. 존 트라볼타도 이 종교 신자다. 첫 부인 미미 로저스가 귀의시켰다. 크루즈는 한때 난독증으로 괴로워했는데 사이언톨로지의 도움으로 치유가 되었다고 한다. 크루즈는 사이언톨로지가 유럽에서 종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운동을 펼쳐왔다.
톰 크루즈는 일본을 좋아하기로도 유명한 배우다. 메이지 유신 시대를 그린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 2003)는 일본에서 미국에서보다 약 1억 달러 이상 더 많은 흥행 실적을 냈다. 2006년 10월 10일이 'Tom Cruise Day'로 지정된 적도 있는데 일본 기념일협회는 그 이유를 크루즈가 할리우드 스타들 중에서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한 스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엄청난 팬덤을 일본에서 보유하고 있다. 동경에 있는 일본판 스타의 거리에 외국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손자국을 찍었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져 내린 911 사건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생애 최악의 날로 기억된다. 3000명의 생명이 희생되었다. 911 후의 첫 아카데미상 시상식인 2002년 시상식에서 톰 크루즈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다.
"지난 9월, 우리 모두를 변하게 할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친구가 그랬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되지? 나는 뭘 해야하지? 내가 뭘 하는지가 중요하기나 한가? 오늘 저녁 같은 날은 어떤가?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영화가 가져다 주는 즐거움과 마술에 환호해야 하나?'..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그래야죠.'(긴 박수와 환호) 작은 장면, 몸짓 하나, 심지어 캐릭터들이 주고받는 짧은 눈빛 하나가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넘게 합니다. 장벽과 편견을 허물 수 있습니다. 그냥 우리를 웃게 합니다.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듭니다. 영화의 아주 작은 마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