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그땐 그들이 있었다'..아시안게임 야구 역대 해결사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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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선동열 감독.


아시안 게임에서 야구는 제 12회 대회인 1994년 10월 2일부터 10월 16일까지 일본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야구로선 원년 대회인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아마추어들로 구성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프로야구에서 이름을 날렸던 문동환 임선동 조성민 손민한 등 대학 에이스들을 총출동시켰지만 일본에게 5-6으로 역전패 해 금메달을 내줬습니다.

한국은 이제까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습니다. 일본과 대만은 금메달이 1개씩입니다.

한국은 야구 두번째 대회인 1998년 방콕대회에서 드림팀을 구성해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야구팀은, 감독 : 주성노, 코치 : 신현석 박병준 이기호, 투수 : 박찬호 임창용 서재응 최원호 김원형 경헌호 강철민 김병현, 포수 : 조인성 진갑용 홍성흔, 내야수 : 김동주 백재호 강혁 신명철 강봉규 황우구, 외야수 : 박재홍 이병규 심재학 박한이 장영균이었습니다.

방콕 대회는 아시안게임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참가한 대회였습니다. 당시 LA 다저스의 주축 투수가 된 박찬호와 1996시즌 KBO 리그 신인왕 박재홍, 대학생이었던 김병현 등이 합류했습니다.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13-1, 7회 콜드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박찬호는 7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습니다.

박찬호.
박찬호.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직전에 열린 군 미필 선수들을 주축으로 출전한 야구 월드컵에서 타이완에게 져 탈락하자 대표팀은 프로선수들을 대거 아시안게임 선수단에 합류시켰습니다.

이상훈, 송진우, 임창용, 박명환 등 정상급 투수들이 투수진에 합류했고 이종범, 박재홍, 이병규, 이승엽, 김동주, 박진만 등 최고의 타자들이 포함됐습니다. 김인식 감독의 지휘 아래 김성한, 김재박 두 감독이 코치를 맡았습니다.

일본도 프로 유망주를 파견했고 대만은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구성돼 만만치 않은 전력이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라갔습니다. 중국, 타이완, 필리핀, 일본을 모두 무실점으로 완파했습니다.

7-0으로 완파했던 타이완을 결승에서 다시 만난 대표팀은 예상 밖의 팽팽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대표팀은 8회초 타이완의 거센 추격에 한 점을 내줘 4-3이 됐지만 송진우가 마지막 1과2/3이닝을 틀어막으며 한점차 승리를 지켰습니다.

2017 WBC 당시 대표팀 송진우 투수코치. /사진=김동영 기자
2017 WBC 당시 대표팀 송진우 투수코치. /사진=김동영 기자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류현진, 오승환 등이 출전했지만 대만과 일본에 지는 ‘도하 참사’를 겪고 동메달에 그쳤습니다. 대만에 2-4로 패하고 사회인 야구팀 선수들이 주축인 일본에도 7-10으로 지면서 처참하게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장담하던 한국 야구의 참담한 수모였습니다.

당시 이대호는 첫 태극마크를 달고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0.409에 홈런 2방, 10타점으로 맹활약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습니다.

그리고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에게는 설욕의 기회였습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활약하던 추신수가 대표팀에 발탁됐고 본인도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추신수는 야구 드림팀의 중심타자로 총 5경기에서 홈런 3개 등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1타점, 8득점, 3도루의 불꽃 활약으로 금메달 사냥에 앞장서고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습니다

대표팀은 조범현 감독의 지휘 아래 국내외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습니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고 있던 추신수를 비롯해 지바 롯데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태균 등 해외파까지 출전에 나섰습니다. 류현진, 윤석민, 양현종 등 최고의 투수들이 마운드를 지켰고 이대호, 강정호, 김현수, 이용규 등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출격했습니다.

이대호.
이대호.


대표팀은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첫 경기인 타이완전 승리를 시작으로 홍콩, 파키스탄에 콜드게임 승을 거둔 뒤 준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결승전 상대는 예선에서 한 번 꺾어봤던 타이완이었습니다.

대표팀은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 갔습니다. 선발 전원 안타에 강정호의 2점 홈런 2방에 이대호의 솔로포까지 터지면서 9-3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류중일 감독의 지휘 아래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아시안게임에 총출동시켰습니다. 김광현, 봉중근, 양현종, 차우찬 등 각 팀의 에이스 투수들이 마운드를 지켰고 박병호, 김현수, 강정호, 황재균, 나성범, 손아섭, 나지완 등 강타자들이 타선을 책임졌습니다. .

파죽지세로 올라간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결승 상대는 타이완이었습니다.

대표팀은 예선에서 타이완을 8회 10-0 콜드게임으로 격파했기 때문에 낙승이 점쳐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된 뒤 분위기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습니다. 1회초 노아웃 만루 기회에서 한 점도 내지 못했고 긴장한 선발 김광현은 1회 제구력 난조 속에 잇따라 장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습니다.

타이완 선발인 대학생 투수 궈진린에게 끌려가던 대표팀은 5회 손아섭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을 틈타 전세를 뒤집었지만 6회 김광현이 또 안타 2개와 희생플라이를 맞고 두 점을 내줘 다시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팽팽한 경기를 펼치던 두 팀의 균형은 경기 후반에 깨졌습니다. 7회 노아웃 1, 3루의 위기를 안지만의 호투와 중견수 나성범의 호수비로 넘기며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2014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기뻐하는 한국선수단./사진=뉴스1
2014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기뻐하는 한국선수단./사진=뉴스1


그리고 국제대회 때마다 극적인 장면을 유독 자주 연출했던 이른바 '약속의 8회'에 대표팀은 또 한 번 역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선두 민병헌의 안타를 시작으로 만든 원아웃 만루 기회에서 강정호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 동점을 만들었고 나성범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재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황재균이 2타점 우전적시타를 터뜨려 문학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습니다.

대표팀은 안지만과 임창용, 봉중근이 8회와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 6-3 승리를 지켰습니다.

 

역대 아시안게임 해결사는 대부분 명성있는 투수와 타자였습니다. 다만 단기전에서 대만과 일본이 끈질기게 추격을 할 수 있으니 팀워크으로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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