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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라이온킹' 공연사진 |
뮤지컬 '라이온킹'이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났다. 무려 12년 만이다. 브로드웨이의 오리지널을 제작진은 물론 언어까지 원어 그대로 통째로 옮겼다.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첫 본 공연에선 시작부터 뜨거운 환호가 터져나왔다.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뮤지컬 '라이온킹'은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래 22년째 세계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간 세계 25개 프로덕션을 통해 무려 95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슈퍼 히트작이다.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 20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무대에 올랐다. 지금도 매일 밤 솔드아웃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일본 극단 시키가 2006년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 이래 12년만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라이온킹' 20주년을 맞이한 '라이온킹' 최초의 인터내셔널 투어. 연출가 줄리 테이머와 오리지널팀이 브로드웨이의 무대 그대로를 옮겼고, 필리핀 마닐라와 싱가포르에 이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대구 공연이 마무리되면 내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뒤 4월 부산의 첫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시어터의 개관작으로 상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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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라이온킹' 공연사진 |
뮤지컬 '라이온킹' 인터내셔널 공연은 지난 7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9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바로 옆의 통로 사이로 아프리카의 동물들이 쏟아져나오는 오프닝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부터 눈을 커다랗게 뜨고 환호하며 '라이온킹'이 그려낸 무대 위의 세렝게티를 받아들였다.
프리뷰 공연의 열기를 이미 본 탓일까. 9일 첫 본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프레스 간담회에 나선 뮤지컬 '라이온킹' 제작진들은 18개국 다국적 배우와 스태프가 참여한 쇼의 완성도를 자신했다. '라이온킹'이란 초대형 흥행작에 대한 자부심 또한 숨기지 않았다. 그들의 밝힌 이번 '라이온킹'의 핵심은 '오리지널리티'에 더해진 '새로움'. 월트디즈니 컴퍼니 시어리트리컬 그룹(DTG)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 펠리페 감바는 "도시 하나를 통째로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 자체가 마법같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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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킹'의 테레사 윙 상주 댄스 슈퍼바이저와 오마르 로드리게즈 상주연출 / 사진제공=클립서비스 |
◆오마르 로드리게즈(상주 연출)
"'라이온킹'이 20년 동안 높은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노력 뿐 아니라 창며하는 이들을 창조적인 예술가들로 대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들이 예술가로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쉬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이다.
1년여에 걸쳐 오디션을 진행했다. 특별한 인재, 예술가, 준비된 배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길고 오랜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줄리 테이머가 실제로 오디션을 하는데 단순 오디션이아니라 워크숍 같은 개념이다. 캐릭터에 새로움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독특한 재능을 찾기 위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한다. 독특함 그리고 재능이 기준이었다."
◆테레사 윙(상주 댄스 슈퍼바이저)
"디테일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주 댄스 슈퍼바이저로서 오리지널 안무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리허설은 물론 연습도 많이 한다. 앙상블이 중요한데, 예를들어 '그래스랜드'라는 앙상블에는 머리 위로 풀들을 이고 간다. '라이온킹'을 구현하는 아름다운 안무다.
'라이온킹' 프로덕션에 8번 참여했는데, 각 프로덕션마다 아름다움이 다르고 독특하다. 캐스팅 때마다 새로움을 추구하며 다른 에너지를 살핀다. 안무, 무대, 스토리가 같더라도 무대 예술은 늘 살아 숨쉰다.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에는 18개국 사람들이 참여한다. 그렇게 다양한 문화 사람들이 한 프로덕션에서 일한다는 자체가 아름답다. 이들의 문화, 국적, 스타일이 녹아 있는 점이 이번 공연의 진화 포인트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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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킹'의 오리지널 크리에이터 레보 엠과 조명감독 도널드 홀더 / 사진제공=클립서비스 |
▶도널드 홀더(조명 디자이너)
"연출자 줄리 테이머와 시작부터 함께했으며 오리지널 공연은 물론 인터내셔널 투어의 조명 모두를 디자인했다. 처음부터 우리는 박물관에 있는 죽은 박제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동물들을 만들어보자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진화하는 캐스트를 만들자 했다. 22년 전의 오리지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프로덕션이 나올 때마다 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고도 했다. 처음부터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조명의 관건은 끊없는 아프리카 평원, 세렝게티의 하늘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막힌 곳 없는 하늘을 구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무대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조명뿐 아니라 무대 감독과 긴밀한 상의 끝에 지금 선보이는 많은 것들을 첫 1997년 첫 무대에서부터 선보일 수 있었다."
◆레보 엠(작사·작곡·스코어 참여 오리지널 크리에이터)
"처음에 '라이온킹'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해 사운드트랙 앨범을 만들었고, 한스 짐머와 또 다른 앨범 작업도 했다. 줄리 테이머 연출이 그 사운드트랙을 듣고 영감을 받아 브로드웨이에 올리자는 생각을 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창의적인 에너지가 더해졌고 여러 아티스트가 함께했다. 앨범에 비해선 3곡 이상이 추가됐다. 그 이유는? 추가하고 싶어서가 내 답변이다.(웃음)
'라이온킹'은 보편적 메시지, 인간 영혼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라이온킹'처럼 성공한 쇼는 없었다. 자랑을 좀 하자면 음악의 힘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라이온킹'은 처음으로 다양한 문화를 엮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엘튼 존, 한스 짐머, 팀 라이스 등 여러 재능있는 아티스트와 함께 글로벌한 보편의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었다. 미술, 조명, 의상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지만 음악이 정말 중요했다. 물론 줄리 테이머 같은 훌륭한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귀도 즐겁고 눈으로 느끼는 시각효과도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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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킹'의 펠리페 감바 DTG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와 마이클 캐슬 인터내셔널 투어 프로듀서 / 사진제공=클립서비스 |
◆펠리페 감바(월트디즈니 컴퍼니 시어리트리컬 그룹(DTG)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
"이번이 '라이온킹'의 첫 번째 인터내셔널 투어다. 그간 20개국 무대에 올렸지만 그건 현지에서 팀을 꾸려 많은 것을 소화했다.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는 마치 도시 하나를 옮기는 듯한 노력이 필요했다. 오리지널 캐스팅과 무대, 조명, 연출을 거대한 물류 작업을 통해 이 곳에 갖다놨다. 그 자체가 '라이온킹'의 마법처럼 느껴진다. 한국에서 '라이온킹'이 첫 선을 보인 지 12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데는 그간 한국뮤지컬 시장의 성장도 영향을 미쳤다.
'라이온킹'에 대해서는 도시마다 반응이 다르다. 성숙도는 물론 무대 예술, 브랜드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라이온킹'은 역량 있는 아티스트들 덕에 버릇이 나빠졌다 싶을 만큼 지속적인 성공을 거둬 왔다. 어른이든 어린이든 '라이온킹'을 보며 감동을 느끼고 새로운 무대 예술을 경험하곤 했다. 그 모두가 '라이온킹'이라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이클 캐슬('라이온킹' 인터내서널 투어 프로듀서)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는 한국에 앞서 필리핀과 싱가포르에서 시작했고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 6월 싱가포르가 출발이었는데 7년 만의 '라이온킹'에 관객들이 이전과 똑같은 애정을 보여줬다. 2번을 봐도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공연을 마치면 내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인터내셔널 투어가 이어진다. 이후공연은 동남아시아가 될 수도 있고, 더 동쪽으로 가 볼까도 고려하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뮤지컬 시장 형성 초기나 다름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 수준의 공연 퀄리티를 그대로 가져왔다. 공연의 퀄리티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았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라이온킹'을 통해 관객층이 형성된 서울 이외에 대구, 부산에서도 월드 클래스의 공연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그 경험을 토대로 향후 뮤지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연의 성공도 중요하고, 로컬 파트너오의 관계도 성공적이길 바란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완성도다. 수준 높은 공연이 관객이 다음 공연을 보고 싶게 하고 시장을 성장시키는 방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