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원 "아직 50% 부족하지만 배우로 봐주셨으면 해"[★FULL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9.05.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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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지원/사진제공=이끌엔터테인먼트


"수녀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배우 백지원(46)을 두고 하는 말이다. 수녀 역할에 꼭 들어맞아 그렇게 부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백지원은 지난 4월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 연출 이명우)에서 구담성당 주임 수녀 김인경 역을 맡았다.


김인경은 매사 잔소리 많고 걱정이 많지만 속정 깊은 수녀님이다.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는 다혈질 사제 김해일(김남길 분)을 보며 근심이 더 깊어지지만, 그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숨겨놓았던 타짜라는 과거를 드러내고 구담구 카르텔 잡기에 한 몫 한다.

백지원은 이번 '열혈사제'로 주인공들 못지 않은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6년 연극 배우로 데뷔한 후, 2012년 JTBC '아내의 자격'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뒤 여느 때보다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베테랑 배우로 할리우드 배우 산드라 오와 닮은 꼴로 대중에게 제법 익숙한 백지원은 '열혈사제'의 성공에도 자만하지 않았다. 김인경 수녀처럼 수줍음 많은, 아직도 소녀 같은 매력을 가진 그녀를 스타뉴스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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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지원/사진제공=이끌엔터테인먼트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열혈사제'를 끝내고 난 소감은 어떤가.

▶ 아직까지 별로 실감은 안 난다. (극중 맡은 김인경은) 저한테 굉장히 여러 가지 면을 제 스스로 볼 수 있게 해줬던 인물이다. 발견된 게 많다. 좋은 부분들을 연기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잘 유지를 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김인경 수녀님을 아직까지는 빨리 보내고 싶지 않다.

-수녀님 역할을 소화하는 게 어렵지 않았는가.

▶ 인물을 맡을 때마다 어려움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수도자(수녀님)이다보니까 조금 더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아는 분도 없고, 잘 뵙지도 못해서 실제 수녀님들이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시나 어떤 마음으로 지내시나 가늠을 잘 못했다.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인터넷이나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여쭤보야 하는 것이었다. 진짜 수녀님처럼 지내고 싶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제법 수녀님처럼 느껴졌다. 실제 종교가 가톨릭인가.

▶ 가톨릭이 맞는데, 성당에 안 간지 너무 오래됐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반성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았다. 김해일 신부님의 대사 중에 "반성하지 말고 실천하라"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 때 대사를 들으면서 속으로 뜨끔했다. 앞으로는 미사 드리러 성당에 잘 나갈 계획이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명장면을 남겼던 '열혈사제'다. 기억에 남는 장면 혹은 지우고 싶은 장면이 있는가.

▶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김해일 신부님이 사제 서품을 받는 거였다. 지우고 싶은 장면까지는 아닌데, 민폐라고 생각한 게 있다. 마지막 회에서 납치를 당한 건데, 김해일 신부님한테 민폐를 끼친 장면이라 그렇다. 또 액션신이 기억에 남는다. 방송을 보면서도 신기했다. 배우들의 액션신 멋있었다.

-향후 작품에서 액션신을 직접 소화할 뜻은 없는가.

▶ 마음은 굴뚝 같다. 그러나 몸을 잘 못 쓴다. 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잘 할 자신은 없다. 팔이나 다리에 보호대를 차고, 넘어지는 장면을 하면 꼭 다른 데 상처가 난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도전해보겠다.

-김남길 외에 전성우(사제 한성규 역), 김성균(형사 구대영 역), 이하늬(검사 박경선 역) 등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는가.

▶ 정말 좋았다. 촬영 전부터 사전 모임을 꽤 많이 했다. 배우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리딩하는 날 다 친해진 것 같다. 주연 배우들이 리드를 많이 해줬다. 그들이 처음부터 '우리가 한 배를 타고 간다'는 믿음을 준 것 같았다. 주연들이 조연들을 많이 배려해줬다.

-많은 배우들이 각자 맡은 역을 충실히 소화해 준 덕분에 시청률 20%를 돌파할 만큼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백지원이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활약을 평가한다면 몇 점인가.

▶ 제가 할 수 있는 100%는 다 했다. 아끼지 않고, 다 쏟아냈다. 이런 평가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 연기를 상대 배우들이 충분히 받아들여줬다면 고마운 부분이다. 작품 안의 흐름에서 제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열혈사제'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많은데, 시즌2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시즌2는 저도 하고 싶다. 그런데 아직 언제, 어떤 식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섣불리 제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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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에서 김인경 수녀 역의 백지원/사진=삼화네트웍스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김인경 수녀님의 반전 과거. 타짜 십미호의 모습이었는데, 어떻게 준비를 했는가.

▶ 촬영 중간에 설정이 바뀌었다는 전달을 받았다. 그래서 실제 물리적으로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었다. 화투패를 섞고, 내리 치는 것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연습을 했다.

-화투패를 섞고, 상대를 속이는 손놀림은 실제 화투를 치면서 한 번즘 해본 것인가.

▶ 화투를 이번에 처음 쳐봤다. 과거 대학교에서 MT를 가서도 친 적이 없다. 집 안에서도 어른들이 화투를 안 쳤다. '열혈사제'를 하면서 화투패를 사게 됐는데, 앞으로 종종 연습을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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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지원/사진제공=이끌엔터테인먼트


-평소 모습도 수녀 같은데, 혹시 백지원의 인생에거 가장 큰 일탈이 있다면 무엇인가.

▶ 인생에 있어서 뭔가를 막 해 본 게 없다. 돌아보면 심심했다고 할 정도다. 에피소드도 이렇다고 말할 게 없다. 그래도 일탈이라고 한다면, 취미로 했던 탱고, 살사 정도다. 아르헨티나 탱고는 가끔 추는데, 같이 갈 수 있는 친구랑 시간을 맞춰서 간다.

-춤을 추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 배우들에게 꼭 커플 댄스를 한번 배우라고 하는데, 뭔가 교감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있기 때문이다. 춤을 출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집중하지 않으면 춤을 출 수 없다. 저도 처음엔 감성 훈련 차원에서 했는데, 상대와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좋아한다.

-이렇게 부끄러움 많은 성격인데 어떻게 배우를 하게 됐는가.

▶ 고등학교 때 바른생활만 했었다. 그러다 독특한 친구를 만났다. 제 눈에는 생활이 자유분방한 친구였다. 그 친구가 연극반을 했었는데, 그를 이해하기 위해 저도 연극을 하게 됐다. 그리고 대학교 들어가서 연극반을 하고, 경희대 졸업 후에는 극단 연우무대에서 활동하게 됐다.

-배우 백지원. 앞으로 대중이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는가. 또 배우로 목표는 무엇인가.

▶ 수식어 없는 배우로 봐줬으면 좋겠다. "배우 백지원"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배우'라는 단어 안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단어가 저한테는 굉장히 쉬우면서 어려운 단어인 것 같다. 아직도 어디 가서 배우라고 이야기 하는 거는 50%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배우야"라고 하면 좋겠다. 그리고 배우로 목표는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 믿음, 듬직함, 안정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김남길과 연기를 할 때 듬직하고, 믿음을 느꼈다. 저도 그런 존재감이 있는 배우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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