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김 최대한 죽인 송강 "만찢남→'송현수'로 불리고파"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12.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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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만하면 넷플릭스의 아들이라고 불려도 무방하다. 배우 송강(26)이 '좋아하는 울리면'에 이어 '스위트홈'으로 전 세계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전작인 '좋아하는 울리면'을 통해서는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바 있다. 송강은 '스위트홈'을 통해서 듣고 싶은 수식어는 '송현수(송강+현수)'라고 말했다.

송강은 전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황선오 역을 맡아 김조조(김소현 분)에게 직진하는 거침없는 매력을 선보였다. 또한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 루카를 연기해 비범한 아우라와 케미스트리로 깨알 재미와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스위트홈'을 통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다. 신선한 이야기와 긴박한 서스펜스로 수많은 팬을 양산하며 누적 조회수 12억뷰 이상을 기록한 인기 웹툰 '스위트홈'이 원작이다. 특히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과 넷플릭스가 만났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응복 감독은 '스위트홈'을 통해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K-크리처 장르물을 탄생시켰다.

송강은 극중 차현수 역을 맡았다. 차현수는 마음의 문을 닫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온 가족이 사망한 뒤 홀로 그린홈에 입주한 후 삶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견디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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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사진제공=넷플릭스



-'스위트홈'이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소감은 어떤가. 또 10개국에서 스트리밍 1위를 차지했다. 일일 랭킹 톱10에 오른 건 41개국, 미국 일일 랭킹에서는 8위, 7위 그리고 5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는데.

▶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는데 다들 재밌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기분이 좋아요. (웃음) 제 친구들이 회사원들인데 친구들의 회사 직원 분들도 재밌게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기분이 좋았어요. 너무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는 게 신기하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이렇게 연락이 오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웃음)

랭킹과 관련해서는 사실 실감이 나질 않아요. 제가 찍은 드라마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순위에 오른다는 자체는 기쁘지만, 실감이 안 나요. 기쁘지만 아직까지 실감이 나질 않는 것 같아요.

-300억 원이 투입된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나.

▶ 캐스팅이 결정됐을 당시에는 이러한 이야기를 못 들었어요. 듣고 나니 부담감이 심해지더라고요. 현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하면 은둔형 외톨이 현수를 표현할 수 있을까라든지 더 악한 존재의 현수를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요. 간단하게는 내 안에 있는 가장 내성적인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또 사악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전작인 '좋아하면 울리는'에서도 9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오 역으로 캐스팅 됐다. 이번 '스위트홈' 역시 추천으로 오디션에 임했다고. 어떤 모습을 어필했나.

▶ 오디션에 임할 때는 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려고 한다. 제 스스로의 모습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웃음) 그래서 송강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송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오디션에는 담백하게 임했어요. 그때 오디션 대본으로 주어진 건 장례식장에서 통장을 던지고 가족들에게 분노의 대사를 하는 신이었어요. 이응복 감독님께서 물티슈 통을 주시더니 '통장이라고 생각하고 집어던지면서 연기를 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했는데 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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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속으로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게 됐다.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는 어떻게 생각하나. 또 연출자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한 플랫폼에 이러한 수식어를 듣는다는 게 감사한 일이죠. 앞으로도 더 좋은 수식어를 얻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웃음) 배우에게 중요한 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찾고 있는 과정에 있어요. 지금은 답을 못 내린 것 같아요. (웃음) 감독님들께서 제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에요. 제 모습을 더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현수 역으로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땠나.

▶ 캐스팅 소식에 기뻤지만, 웹툰을 즐겨보는 사람으로서 부담감도 컸던 게 사실이에요. 캐릭터들을 다 표현해야하고 괴물과 마주쳤을 때 감정들이나 표현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많았어요. 이응복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잘 풀어나간 것 같아요.

-완성된 '스위트홈'을 보고 어땠나. CG가 많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연기하면서 어렵지는 않았나.

▶ 8개월 동안 작업을 했던 드라마이기에 애착이 많이 가요. 신들을 보니 추억이 많이 남았어요. 애착이 많이 가기도 하고요. '내가 저렇게 연기를 했었구나', '이 신에서는 저런 표정을 지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완성된 '스위트홈'을 보니 전 정말 좋았어요. (웃음)

영상으로만 보던 크로마키 작업을 제가 직접 한다는 게 재밌었어요. 크로마키 안에서 혼자 연기해야 하다보니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죠. 크로마키 신이 있으면 촬영 일주일 전부터 현수의 호흡은 어떤지, 어떤 감정인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동공이 변하는 건 CG였어요. 입꼬리를 어떻게 하면 더욱 사악하게 보일까 연기했어요. 사악하게 보이기 위해 최대한 입꼬리를 많이 찢으려고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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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사진제공=넷플릭스


-원작 속 현수의 모습과 드라마 속 현수의 모습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연기하고 싶었나. 그리고 조금 더 보여주고 싶었던 현수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나.

▶ 현수는 되게 왜소해야 해요. 더벅머리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어깨를 굽히면서 연기를 했어요. 목도 엄청 빼고, 어떻게 하면 키가 더 작아보일지 고민했어요. 왜소하게 보이려고 노력을 했어요. 현수를 연기하면서 제 안의 가장 내성적인 모습을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조금 더 내성적이게 연기를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조금 있어요. 그동안 드라마를 찍어오면서 성장했기에 지금 보니 아쉬움이 있어요.

-초반엔 왜소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어깨도 펴지고 건장해진 모습이던데. 대비되는 부분을 염두하고 준비했나.

▶더벅머리일 때는 어깨를 움츠리고 다녔어요. 머리를 자르고 난 후에는 어깨를 펴고 다녔죠. 따로 준비한 건 없지만, 살이 많이 빠졌었어요. 처음에 시작할 때 70kg 정도였는데, 5kg가 빠져 65kg까지 뺐어요.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어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강해서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스위트홈'에서 많은 양의 대사보다 눈빛, 감정으로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다. 눈빛으로 연기를 해야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나. 또 힘들었거나 신경을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

▶ 눈빛은 눈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눈빛 보다는 내면에 감정을 더 신경쓰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 하면 내면의 감정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어요. 장르물이다 보니까 '어떻게 개척을 해볼까', '사악함은 어떻게 표현할까', '공포함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아요. 부담감 보다는 신선하게 연기했죠. '이렇게 하니까 이렇게 표현이 되네'라며 신선하게 또 재밌게 연기 했어요.

-최애 괴물은 무엇이었나요. 또 자신이라면 현수처럼 행동할 것 같나요.

▶ 근육 괴물이 최애였어요. (웃음)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 특수 분장이 된 괴물을 보니 근육 괴물의 근육이 되게 크더라고요. 키도 컸고요. 어떤 욕망을 가져야 키도 크고, 근육도 커질 수 있을까라는 신기한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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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사진제공=넷플릭스


저라면 제 눈앞에 큰 괴물이 나타나면 도망갈 것 같아요. (웃음) 그 장소에 아이들이 있었다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울 것 같고요. 같이 의지하는 존재는 한두식(김상호 분)이었어요. 제가 심부름을 갔다 올 때마다 두식이 애정 어린 눈으로 봐줄 때가 많았거든요. 그런 눈이 저에겐 의지가 많이 됐어요. 현수 캐릭터에게도 그렇고, 저에게도 두식이가 가장 의지 많이 될 것 같아요. 가장 많이 보듬어주기도 했고요.

-이도현, 김성철과의 연기 호흡도 눈에 띄었어요. 함께 호흡한 소감은 어떤가요. 또 이도현과 만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 도현이는 또래여서 연기적으로도 얘기가 잘 통했고, 잘 맞았어요. '스위트홈'에서는 이용당하는 존재였다면, 힘을 합쳐서 물리쳐 나갈 수 있는 작품에서 만나고 싶어요. 되게 친한 친구 같은 존재인 캐릭터가 좋을 것 같아요. (웃음) 예를 들면 '좋아하면 울리는'의 혜영이와 선오도 좋을 것 같아요.

김성철 배우와는 처음으로 연기를 했어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인상 깊게 봤어요. 함께 연기하게 된 것을 기대했어요.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고, 매력적으로 연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리액션을 받기만 하면 됐었어요. 연기를 하는 거 보면서 감탄했어요. 매력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 같아요.

-'이렇게 잘생긴 왕따도 있어?'라는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너무 감사하죠. (웃음) 이응복 감독님께서 '외모를 최대한 죽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그 디렉팅에 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죠. 덜 잘생기게 보이게 하기 위해 분장의 도움을 받았어요. 주근깨를 많이 그린다든지, 피 분장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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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사진제공=넷플릭스


현수가 가진 욕망이 무엇인가. 왜 괴물에 잠식당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연기하기 전에 어떻게 해석했나

▶ 그린홈에 처음 왔을 때 죽고자 하는 욕망이 컸었어요. 아이들을 마주하고 현수의 과거가 생각이 나면서 조금씩 살고자 하는 욕망이 생겼다고 해석했어요. 그린홈 주민들과 생활을 하면서 살고자 하는 욕망, 지키고자 하는 욕망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환영의 현수의 존재에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욕망들로 인해서 현수가 괴물을 물리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해보고 싶은 다른 역할이 있나. 또 '스위트홈' 시즌2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은 있나. 이진욱과 눈빛을 주고 받는 장면으로 끝났는데.

▶ 은혁이를 해보고 싶어요. 리더십과 냉정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성격이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스위트홈' 시즌 2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들은 게 없어요. 반응이 좋으면 찍을 것 같다는 말만 들었어요. (웃음)

저는 열린 결말을 좋아해서 상상을 많이 해봤어요. 현수가 실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억 상실증에 걸린 현수에게 다시 하나 하나 알려줄 것 같기도 해요. 아니면 현수의 능력이 더 개발되서 더욱 세진 모습으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지키고자 하는 욕망이 복합돼 내면에 있는 환영의 현수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지키는데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마치 영화 '베놈'처럼 말이에요. 지켜야되는 상황이 있으면, 변해서 지키고 현수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상상을 많이 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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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사진제공=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서는 '만찢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스위트홈'을 통해서는 어떤 수식어로 불리고 싶나. 또 전작과 다른 연기 변신에 대해 점수를 매겨본다면.

▶75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현수에 대한 변신을 고민을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이응복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신 것도 있기에 복합적으로 75점 정도를 주고 싶어요. 듣고 싶은 수식어요? 송현수요!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표현 했다는 의미니까요. 그래서 송현수로 불리고 싶어요. 대본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데, 전 거기에 항상 송현수라고 적었어요. (웃음)

-마지막으로 배우 송강의 욕망, 인간 송강의 욕망은 무엇인가. 그리고 2021년 계획은 무엇인가.

▶ '스위트홈'을 찍으면서 감정에 대한 걸 많이 느꼈어요. 감정의 폭이 굉장히 넓어진 것 같아요. '좋아하면 울리는'의 선오를 할 때도 그런 감정이 있었지만, 현수를 표현할 때 정말 제 내면 밑바닥에서 오는 감정, 어두운 면모를 많이 생각했어요. 내년에는 감정을 자유롭고 더 깊게 표현하고 싶어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웃음) 인간 송강으로서의 욕망은 여행이요. 여행을 좋아하는데 시국 때문에 여행을 못 가니까 비행기를 타고 싶어요. 만약 제가 괴물이 될 수 있다면, 비행기 괴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2021년 계획은 시국이 좋아져서 여행을 다니면서 힐링을 하고 싶어요. 배우로서는 더 감정을 풍부하게 쓸 수 있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동안 소년 같은 캐릭터를 많이 했다면, 내년에는 이러한 모습에서 벗어나서 조금은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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